김은영 민주시민교육 강사 활동기

3년차 민주피아 강사

김은영 민주피아 강사 | 기사입력 2020/01/08 [02:07]

김은영 민주시민교육 강사 활동기

3년차 민주피아 강사

김은영 민주피아 강사 | 입력 : 2020/01/08 [02:07]

2018년 2월 지인의 소개로 민주피아 강사양성과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교육내용이 너무나 흥미롭고 유익해서 교육에 이어 필기시험과 시연 테스트를 거치는 동안 강사로서 활동하는 것을 떠나 연구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 김은영 민주피아 강사 (사진=고희정)  © 군포시민신문

 

일련의 과정을 거쳐 민주피아 연구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했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흥사단교육운동본부의 민주피아 강사로서 활동을 한지 만 2년을 넘어 3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2주에 한 번 화요일에 영화를 한 편씩 보고 감상문을 써서 발표를 하고, 선배 강사님들의 영화 편집과 시연을 본 후 이야기를 나누고, 인권과 민주시민교육 관련 책을 읽고 서평을 이야기하는 연구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고 애썼다. 때로는 과제가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연구모임에서 다른 선생님들의 감상문이나 서평을 들으면서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는 배움이 생기고, 각자 가지고 있는 장점과 역량을 발휘하는 시연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1년 정도 열심히 연구모임에 참여하고 배우면서 조금씩 민주피아 강사로서 성장해가고 있을 즈음 학교 수업을 나가게 되었는데, 첫 수업에 많은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욕심에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해갔고, 그래서 오히려 수업시간 안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서둘러 마무리를 지어야했던 당황스러운 기억도 있다. 그 후 내가 처음 편집과 시연을 맡았던 영화가 진로와 꿈을 주제로 한 ‘코코’이다. 지금도 ‘코코’로 강의를 하게 되면, 편집된 영화가 어떤지 꼭 물어보는데, 감동적이라거나 영화 한 편을 다 본 것같다는 얘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뿌듯하고 어깨가 으쓱해진다. 

 

 민주피아 수업은 40분 정도로 편집된 영화를 본 후 소감을 이야기하고 시민적 인성의 가치 덕목을 자연스럽게 영화 속에서 찾아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가치 덕목에 대해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을 영화감상 한줄 평과 별점 나누기를 통해 느낄 수 있었고, 많은 설명이 없이도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통해 가치 덕목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자보다 영상을 더 많이 접하고, 스스로 미디어를 생산하기도 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영화를 통한 수업은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매우 적합한 수업 도구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된 토론형 수업 방식을 통해 가치 덕목을 내면화시키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고 활발한 활동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수업의 마무리 단계에서는 이러한 가치덕목을 내면화하고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까라는 액션플랜을 생각하게 하고, 각자가 자신의 생활에서 지킬 약속이나 규칙을 하나씩 정하고 발표함으로써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특히 여러 차시 수업의 경우, 7,8차시 수업에서 모둠원들이 협력하여 직접 콘티를 짜고 역할을 분담해서 영화를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는데, 너무나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지켜보는 내내 신나고 즐거운 기운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모둠 안에서 역할을 맡고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학생들이 그동안 내면화한 가치덕목을 되짚어보며 주제를 정하고, 서로의 의견차이를 조율하고 배려하고 참여하는 과정이 민주시민 교육 그 자체가 그대로 활동으로 표현되는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 시간에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뿌듯하게 감상한 후 간단한 소감나누기 시간을 갖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런 방식의 수업이 너무 재미있고 좋았다, 영화를 직접 만들어보는 수업이 신나고 재미있었다, 그동안 배운 가치덕목을 잘 기억하며 실천하겠다 등의 이야기해 주었고, 수업시간 동안 선생님이 자신들에게 보여준 배려와 존중의 태도에 감동했다고 말해주어 가슴이 뭉클한 적도 있다.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이 나눠준 이야기를 통해 나도 배우는 시간이었다. 

 

민주시민교육은 수업의 내용 못지않게 수업 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주시민교육은 주입식으로 학습될 수 없고, 관점을 바꾸는 질문을 통해 학습자가 자연스럽게 경험을 꺼내게 하고, 스스로의 경험이 곧 학습의 자원이 되게 하면, 사고의 폭을 넓히는 자기 주도적 교육이 실현되므로, 민주피아 강사는 학습자가 민주시민의 가치덕목을 스스로 내재화하는 것을 돕는 학습 촉진자의 역할을 한다. 즉, 민주피아 강의는 teaching이 아니라 learning의 개념으로, 일방적 가르침이 아닌 함께 배우고 학습하는 방식이다. 또 민주피아는 학교 뿐 만 아니라 마을에서도 부모들이, 혹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강의를 듣기도 하는데, 매우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방식의 민주피아 수업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여러 지역에서 민주피아 강사양성 과정을 개설해달라는 요청이 오고 있다. 부산, 인천, 강원, 울산, 남양주 등에서 이미 양성과정이 진행되어 지역에서 강사로서 활동하는 곳도 있고, 올해도 전주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마 전국의 더 많은 곳에서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라는 매체로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방식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인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지속가능한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민주시민교육은 꼭 필요하며, 앞으로 더욱 그 중요성은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발걸음에 민주피아 강사로서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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