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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철칼럼] 박근혜· 이재용 재판-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가?
 
심규철 변호사   기사입력  2019/09/12 [11:23]

 심규철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과 2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 각각 다른 재판부에 배당되어 재판이 진행되었고, 서로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진행하다 보니 쌍방에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 판단이 엇갈렸던 부분이 있었던 것인데,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판단의 통일을 기하기 위하여 전원합의체 판결(2019.8.29.선고 2018도 2738판결)을 통하여 입장을 정리하고, 대법원이 정리한 법리에 따라 재판을 다시 하여 형량을 정하라는 취지로 원심인 서울고등법원(대법원의 입장에서는 2심이 원심임)으로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다. 

참고로, 대법원은 구체적인 선고내용을 정하는 기능(예를 들면, 형사재판에서 구체적으로 피고인을 징역 몇 년에 처한다는 선고)을 하지는 않고, 원심에서 한 재판내용에 상소이유에 해당하는 법리오해 등이 있는지 여부만을 판단하여 법리오해 등이 없다면 상고기각으로 원심 판결의 내용을 확정짓고, 만일에 법리오해 등이 있다면 이를 파기하고 대법원의 판시 취지대로 다시 재판하여 유무죄의 결정 및 및 형량을 정하라는 의미로 원심법원에 환송하는 것인데, 환송받은 원심 법원은 법원조직법 제8조에 의하여 대법원의 판단에 기속되어 그 판시취지대로 재판을 하여야 하는 것이고 그에 배치되는 독자적인 판단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대법원에서의 쟁점
 
가. 박근혜는 2심 선고에 대하여 상고를 하지 않았고 검찰만이 상고를 하였으며, 이재용은 검찰과 같이 상고를 하였는데,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박근혜와 이재용에 대한 재판  중 서로 관련된 부분(삼성이 정유라에 대해 지원한 말 3마리 구입비 34억원 부분을 뇌물로 볼 것인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 부분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볼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부가 2심에서 취한 결론(위의 2가지를 다 뇌물로 보면서 결국 뇌물액을 말 3마리 사용료 36억원+말 3마리 구입비34억원+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 86억원)을 따르면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재용 사건에 대한 2심의 판결(말 3마리 사용료 36억원만 뇌물로 봄)을 파기하였는데, 구체적으로 몇 가지 쟁점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 안종범의 수첩 기재사항의 증거능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업무수첩에 기재된 내용 중 대통령이 안씨에게 내린 지시사항에 해당하는 부분은 “전문증거”가 아니라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요증사실인 경우에 해당하는 “본래증거”이므로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작성자인 안씨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면 진술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를 토대로 볼 때 박근혜가 삼성에 정유라에 대한 말 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부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 삼성의 말 구입비를 뇌물로 볼 수 있는가
대법원은 말 3마리 구입비에 대하여 이재용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에게 제공한 말에 대한 실질적 사용· 처분 권한을 최씨 측에 귀속시키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뇌물죄의 성립에는 뇌물수수자가 법률상 소유권 취득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뇌물로 제공된 물건에 대한 점유를 취득하고 뇌물공여자 또는 법률상 소유자로부터 반환을 요구받지 않는 관계에 이른 경우에는 그 물건에 대한 실질적인 처분권한을 갖게 되어 그 물건 자체를 뇌물로 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결국 삼성의 말 3마리 구입비 34억원도 뇌물로 보아야 한다는 결론을 취하여 이재용  재판부의 결론을 파기하고 박근혜  재판부의 판단을 따랐다.
 
라. 박근혜와 최순실이 뇌물죄의 공범이 될 수 있는가
형법 제33조에 의하면,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예컨대 뇌물수수죄의 주체는 원래는 공무원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공범의 규정을 적용하게 되어 있는데, 비공무원인 최순실과 공무원인 박근혜 사이에는 심성으로부터 이익을 받는 과정에서 공동가공(共同加功)의 의사와 이에 기초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라는 주객관적 요건이 충족되므로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된다고 판단했다.

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의 지원금 16억원이 형법 제130조가 규정하는  “제3자 뇌물제공”이 될 수 있는가
이 문제가 이재용에 대한 재판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이기도 한데, 논점은 이재용의 “삼성경영권승계작업”이라는 현안 문제가 당시 존재했었고, 이를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이재용이 박근혜에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였다. 

대법원은 형법 제130조가 규정하는 제3자 뇌물수수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부정한 청탁은 명시적인 의사표시가 없더라도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의 내용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서 당사자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는 경우에는 묵시적 의사표시로도 가능하다고 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대법원 2011.9.8.선고 2011도7503판결, 대법원 2017.12.22.선고 2017도12346판결 등).

부정한 청탁의 내용은 공무원의 직무와 특정단체에 대한 자금지원 사이에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고, 대통령의 포괄적인 권한에 비추어 보면 특정 단체에 대한 지원금은 공무원의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데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이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하고, 부정한 청탁의 대상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고 명확하여야 한다는 근거”를 들어 승계작업과 그에 대한 공무원인 대통령의 인식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는, 제3자 뇌물수수에서 묵시적 부정청탁을 인정하고 있는 대법원의 판례는 뇌물공여자가 안고 있는 청탁의 대상이 되는 현안문제(이 사건에서는 이재용의 삼성경영권승계작업)에 대하여 청탁을 받는 공무원이 이를 인식하고 있고, 따라서 뇌물공여자가 제3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이유가 바로 그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취지라는 것을 당해 공무원이 인식하고 있는 상태라는 한정적인 조건 하에서 인정되어야 할 터인데, 이 사건의 경우 박근혜가 이재용을 독대할 당시 이재용이 박근혜에게 삼성의 현안문제를 설명하거나 부탁했다는 증거가 약하고, 따라서 박근혜가 당시 이재용에게 삼성의 경영권승계를 위하여 정부 측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약한 것이 사실이었던 점에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지원금 16억 원의 뇌물성을 부인한  2심의 판단이 오히려 더 타당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향후 전망
가. 박근혜 재판의 전망
대법원은 박근혜 사건에 대하여 2심 재판부가 취한 결론을 따르고 이재용 재판부가 취한 결론을 파기하면서, 다만 박근혜 재판부의 2심 판결은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의 규정상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의 뇌물죄에 대하여는 이를 다른 범죄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의 죄와 구별해 따로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를 분리 선고하지 않은 법률위반의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파기하고, 이재용 재판부의 2심 판결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하였는 바, 이제 향후 서울고등법원에서 2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유무죄를 다시 정리하여 형량을 정할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에게는 2심에서 징역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하였으나 경합 기소된 모든 범죄를 형법 제38조의 경합범 처벌의 예에 따라 처벌할 경우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을 기준으로 가중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반하여 특가법상 뇌물죄와 다른 범죄를 분리하여 2개의 징역형을 선고할 경우엔 피고인에게 애초 2심의 형보다 더 불리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여진다.
 
나.이재용에 대한 전망
대법원은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이재용에 대한 2심 판결을 위와 같은 논리로 파기 환송하였는 바, 이재용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뇌물공여액이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늘어났고, 이재용은 결국 삼성의 돈으로 뇌물을 지급했으므로 이는 횡령죄가 될 것인데 횡령액이 5억원을 넘게 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받게 되는 바, 특경법은 횡령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지만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재용은 애초의 2심 때보다는 무거운 법정형의 부담을 안고 재판에 임하게 되었다. 

한편 형법 제62조의 규정 상 집행유예의 선고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할 경우에만 할 수 있어서 파기환송 받은 2심 재판부로서는 이재용의 횡령죄에 대하여 징역형을 선택한 후 작량감경(판사가 피고인의 개인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재량으로 감경하는 것으로서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형을 감경할 경우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함:형법 제53조,제55조,56조)을 하여 애초의 형량보다는 약간 무거운 3년 정도의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집행유예를 법정 최고 한도인 5년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고(형법 제62조), 실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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