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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철 칼럼] 최저임금과 근로자 동의
택시회사의 사례를 중심으로
 
심규철 변호사   기사입력  2019/07/23 [14:38]
▲ 심규철 변호사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잠탈하기 위한 취업규칙의 개정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이루어졌다면 유효한가-택시회사의 사례를 중심으로 ]

 

 A택시회사는 2010.10.경에 소속 택시 운전근로자들 다수의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는데,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월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에서 11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하고 이를 기준으로 고정급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하여 A회사의 근로자들은 위 취업규칙 상의 소정근로시간 변경이 실근로시간의 변경 없이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면서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 바,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이 그 중요성을 고려하여 전원합의체 판결(2019.4.18.선고 2016다2451판결)로 선고한 바 있어, 이에 관한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등의 관련 법리를 검토해보기로 한다.

 

 대법원은 최근 근로기준법 등과 관련하여 주목을 끄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15조가 정하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며,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른다'는 근로기준법의 강행법규성에 근거하여 최근에, 종래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하여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임금항목을 정했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상 통상임금의 범주에 포함되어야 하는 항목의 임금이 통상임금에서 제외되어 지급되어 왔다면 이는 무효이고 따라서 새롭게 정해진 통상임금의 범위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된 연장`야간`휴일 근무수당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는 판결을 낸 바 있고(대법원2019.6.13.선고 2015다69846 판결 등),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역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취업규칙의 개정은 아무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무효라는 취지로 판결한 것이다.

 

 택시회사의 경우 모든 수입의 근원은 택시운전근로자가 택시를 운행하여 벌어들인 운행수입이 되는 것이고, 대부분의 택시회사의 운영체계는 하루 사납금을 정하여 운행 수입이 얼마인지를 불문하고 일정 금액을 회사에 입금하게 하고 나머지는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하여 전액 택시운전근로자의 수입으로 하기로 정하고 있는데,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4항에서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는 부분(복리후생적인 성격의 임금 등)을 정하면서 한편으로 택시운송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2008.3.21.에 제5항을 신설하여 '제4항에 불구하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호 다목에 따른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말함:필자 주)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최저임금의 범위에는 회사가 사납금을 재원으로 하여 지급하는 고정급만이 포함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그 액수를 불문하고 포함되지 않는 셈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는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으려면 사납금을 올려서라도 실근로시간에 맞는 최저임금을 보장해 주어야 하게 됐는데, 그렇게 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사납금 부담이 늘고 초과운송수입금이 줄어들어 운전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그게 그것인 셈이 돼,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이 월소정근로시간만을 줄여(209시간→115시간) 고정급이 최저임금의 범위 밑으로 가지 않도록 하기로 사용자 측과 합의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바, 이래서 문제된 것이 이 사건 대법원 판결로까지 가게 된 것이다.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엔 노동조합의, 노조가 없는 경우엔 근로자 과반수의 각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94조), 위 사례의 경우엔 노조의 동의를 얻어 개정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 후에 근로자 측이, 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노조의 동의를 얻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강행법규인 위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의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을 하면서 (임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3년이기 때문에)최근 3년치의 최저임금 잠탈분을 소급하여 지급하라는 청구를 한 것인데, 대법원은 '위 특례조항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면서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편, 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운전근로자들은 (사납금의 추가부담도 없이 따라서 초과운송수입의 감소를 가져오지 않고서도)합의 당시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를 통해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라고 대법원은 보고 있다.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사납금의 추가 부담 없이 고정급의 부담을 뜻밖에 늘리게 된 택시회사로서는, 그 후에는 불가피하게 사납금의 부담액을 늘릴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기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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