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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의 도시 카라낙크와 메이보드
[이란여행기] 이란으로 가는 길 (16회)
 
신선임 안산선부중학교 교사   기사입력  2019/06/28 [15:47]

[편집자주] 대야미 속달동 주민 신선임 씨와 가족들이 지난 1월 이란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왔습니다. 신선임 씨의 ‘이란여행기’를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연재합니다.


 

오늘의 투어는 비단길에 남아 있는 대상(caravan)들과 오래 전 사막에서 도시를 이루며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좇아가는 여정이다. 야즈드에서 80km 떨어진 실크로드의 도시 카라낙크로 가는 길은 화성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비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우리 눈앞에는 파란 하늘, 메마른 바위 산, 그리고 황량한 모래 들판이 전부였다. ‘불모’라고 불릴 수밖에 없는 사막은 생명을 품어낼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이런 한겨울에도 낮 시간 동안에는 15도를 유지하고 있어 테헤란과 카샨에서 추웠던 몸이 한껏 기지개를 켜고 따뜻한 겨울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여름에는 45도까지 치솟으며 건조한 모래 폭풍까지 분다고 하니 사막의 카라반들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은 오히려 지금이 최적기가 아닌가 한다. 

 

이런 불모의 공간에서도 수 천 년 동안 대상들이 다니면서 교역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기는 하나 지금처럼 고속도로가 뚫리고 하늘 길이 열린 현대에는 역사책에서나 찾을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어느새 비현실적인 사막의 풍경이 걷히고 진흙으로 된 집이 나타났다. 범죄를 저지른 자가 여기서 한참을 숨어살기도 했다고 하니 문화 유적으로 거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버려져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진흙과 짚으로 만든 벽돌집은 모래 속으로 금방 무너져 내릴 듯했지만 자세히 보면 싱글룸, 더블룸, 목욕탕 등의 구조가 짜임새 있게 들어가 있다. 돌이 아니라 진흙으로 만들어서 이렇게 무너지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그것과 상관없이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그렇다고 하는데 조금씩 모래 속으로 묻혀 들어가고 있는 상상을 했다. 

 

▲ 실크로드의 도시 카라나크에서     © 군포시민신문

 

8각형의 폐쇄된 구조인 캐라반사라이(대상들의 숙소)는 지난 번 마란자브 사막에서와 달리 현재 여행자 숙소로 탈바꿈 되어 있었다. 숙소를 들여다보니 여기서 하루 밤 지냈어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식당이나 부엌의 규모도 상당해서 예전 카라반사라이로서 제 기능을 하고 있을 때는 한 번에 수백 명의 숙박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한다. 며칠씩이나 사막을 여행해 온 상인들이 여기서 여장을 풀고 다른 대상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한담을 나누면서 사막에서의 고단한 생활에서 얼마간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을까. 온도가 치솟는 낮보다는 초저녁에 뜨는 초승달을 길잡이 삼아 먼 길을 떠났을 사막의 카라반들.(아랍 전통에서 가장 신성한 달로 여겨지는 라마단은 초승달이 육안으로 보이는 날부터 시작된다) 광활하게 펼쳐진 사막에서 금방이라도 모래 바람에 지워져 버릴 사막에서 다시 길을 만들고 길을 낸 실크로드의 개척자들. 캐라반사라이의 계단을 통하여 옥상으로 올라가 카라낙크의 마을을 조망해 본다. 이 사막의 한 가운데서 푸릇푸릇한 채소를 기르고 곡식을 짓는 것이 대단해 보였다. 어제 아미르 차크마크 광장 앞 물 박물관에서 보았던 사진들이 떠올랐다. 

 

▲ 캐라반사라이의 옥상-볼록거울을 설치해 천장으로 햇빛이 들어오게 한다.     © 군포시민신문

 

산발치 아래 지하수를 찾아 수십 수백 미터를 내려가서 지하 수로인 카나트를 만들고 그 지하수가 마을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던 사람들. 지하 천장이 무너지거나 몸이 물에 잠기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지하로 내려간 사람들. 조금이라도 수로의 각도가 틀어지면 토사가 쌓여 수로가 막힐 수도 있기에 그들의 기술도 상당했을 것이다. 그들의 옷과 모자는 희생적인 노고를 상징하듯 흰색이다. 언제든지 처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흰색은 쉽게 눈에 띌 수 있고 구조할 수 있는 색이었기 때문이다. 후손들은 수 천 년 전에 지어진 카나트의 지하 수로를 통해 전달된 물을 아직도 쓰고 있다.

 

다음 여정은 사막으로 난 길을 따라 세워진 큰 도시 메이보드로 향했다. 메이보드의 캐라반사라이는 더 이상 숙소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건물의 용도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다. 그 지역 수공예 업자들의 공방이 팔각형 건물에 들어선 16개의 방을 채우고 있다. 양탄자 틀에 앉아 양탄자를 짜고 있는 장인을 비롯하여 갖가지 타일 공예, 도자기 공방 등 장인들은 직접 공방에서 수공예품을 제작하고 옆에서 판매도 같이 이루어진다. 페르시아의 화려한 문화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적용한 각종 장신구, 벽걸이 등은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여행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 작가들의 공방으로 변신한 카라반사라이(메이보드)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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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8 [15:47]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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