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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안학교 졸업생, 하모니카 연주자
구연우 산마을고등학교 졸업생
 
하담 기자   기사입력  2019/06/28 [17:30]

[편집자주] 대안학교를 다룬 자료를 살펴보면 대부분 입학과 교육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입학할 수 있나요?”, “어떤 수업을 하나요?” 등이 주된 내용입니다. 교육은 교육 이후의 삶을 위해 받는 것입니다. 교육의 선두자를 자처하며 태어난 대안학교를 향한 관심이 입학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에 대안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졸업한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려 합니다. 전혀 새로운 모습부터 ‘이게 다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아 대안학교에 다니는 후배들과 대안학교 진학을 꿈꾸는 이들에게 보여주려 합니다. ‘대안학교 졸업생이 살아가는 모습’은 학부모와 학생, 교육자, 연구자, 정치인에게 새로운 경험일 될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건 대안학교를 졸업한 우리 졸업생들도 서로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궁금하지 않나요?


 

▲ 구연우 산마을고등학교 졸업생     © 군포시민신문

 

하모니카 연주자, 구연우

 

‘구연우’, ‘산마을고등학교 졸업생’, ‘29살’. 딱 세가지 정보를 듣고 인터뷰에 나섰다. 구연우 씨를 소개받으며 “그냥 가서 하면 된다”길래 그래봤다.

 

구연우 씨는 하모니카를 연주한다고 했다.

 

구연우 씨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예술의 기회를 많이 주셨고, 그 중에 하나가 하모니카”라며 “기타나 다른 악기도 만져봤지만 하모니카가 손에 제일 맞았다”고 했다.

 

구연우 씨는 대구에서 2년간 하모니카 연주자로 밴드활동을 하기도 했다. 앨범에 이름도 올렸다. 노래를 들어볼 수 없냐고 부탁하자 손사래를 쳤다. 구연우 씨는 “부끄러워서 비밀이다. 나중에 따로 알려드리겠다”며 “지금은 상상만 해보라. 김광석 노래에 나오는 하모니카 연주를 떠올리면 된다”고 했다.

 

구연우 씨는 하모니카를 부르며 쌓인 인연으로 스무살에 초등학교 하모니카 강사를 하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은 모교 산마을고등학교에서 밴드 담당 강사까지 이어지게 됐다.

 

구연우 씨는 “하모니카를 오래하면서 알게 된 하모니카 관련 종사자분들에게 강사를 권유받았다”며 “아이들이 젊은 선생님을 좋아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 구연우 산마을고등학교 졸업생     © 군포시민신문

 

온기가 남아있는 새벽 달걀

 

구연우 씨가 졸업한 산마을고등학교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강화남로 1002번길 73-29에 위치한 시골학교다. 교육청 인가를 받아 검정고시를 보지 않아도 고등학교 졸업장이 나온다. 일반 공교육 학교와 똑같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보고, 수능시험도 친다.

 

구연우 씨는 산마을고등학교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안 했냐고 묻자 달걀이야기를 꺼냈다.

 

구연우 씨는 “아침 운동을 하고 닭장으로 가면 갓 나온 달걀이 있다”며 “달걀은 새벽의 찬 공기에도 불구하고 온기가 남아있다. 그 온기를 느끼는 게 학교생활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냐는 질문은 어떤 각도로 삶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는 열심히 안 했어도 생활은 열심히 했다”고 했다.

 

학교 자체를 안 다녔어도 재미가 있었겠다

 

많은 대안학교 학생들이 대안중학교에 진학했다가 대안고등학교로 진학한다. 대안중학교에서 겪었던 학창시절의 영향으로 고등학교까지 대안학교로 진학하는 경우다.

 

구연우 씨는 “어머니가 대안중학교 진학을 추천했지만 단칼에 거절했다”며 공교육 중학교를 다녔다고 밝혔다.

 

구연우 씨는 “돌이켜보면 중학교도 대안학교로 진학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대안중학교를 갔다면 더 재밌는 중학생 시기를 겪었을 것이다”며 “더 나아가서 아예 학교 자체를 안 다녔다면 어땠을까? 더 재밌게 놀지 않았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구연우 산마을고등학교 졸업생     © 군포시민신문

 

그냥 나라는 사람

 

대안학교 학생이라면 한 번쯤 듣는 질문이 있다. ‘대안학교에 가서 뭐가 달라졌어?’ 다.

 

누군가는 “아무래도 일반학교에 다녔을 때보다 더 많은 걸 했다”고 대답하기도 하고,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구연우 씨는 “대안학교에 진학했다고 내게 큰 변화는 없었다”고 했다.

 

구연우 씨는 “다만 내가 나인 걸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생겼다”며 “대안학교에서 내가 나임을 받아들이는데 많은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구연우 씨는 “지금 내가 아무렇게나 살고 있다면 ‘나는 왜 중심이 없지’가 아니라 ‘나는 아무렇게나 살고 싶어서 아무렇게나 사는 거야’하고 삶을 건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안학교의 생활은 삶의 태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데 힘이 된다”고 전했다.

 

구연우 씨는 원래 자기 모습처럼 앞으로도 좋아하는 걸 배우면서 늙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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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8 [17:3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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