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상 칼럼] 음인과 양인 그리고 인삼정홍상의 일상건강이야기 (21회)
지난번에 쓴 대로 인삼은 음인에게 좋습니다. 물론 양인에게 인삼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처방에서는 인삼을 홀로 쓰는 게 아니라 다른 약재와 함께 쓸 때는 가능합니다. 이른바 ‘창발성’의 원리입니다.
창발성이란 ‘하위 계층(구성 요소)에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 계층(전체 구조)에서 저절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물이 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물에는 수소와 산소의 성질과는 전혀 다른 성질이 있습니다. 한약 처방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약처방이 어떤 경우에는 약재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성질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성질이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떤 약재를 쓰느냐에 따라 인삼을 양인에게도 쓸 수 있습니다.
참고로 사상체질에서는 체질에 따라 약재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인삼은 소음인에게만 씁니다. 한약 처방은 처방에 들어 있는 약재수가 적을수록 날카롭습니다. 약재수가 많아지면 서로 상쇄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조금 완만하고 부드러워집니다. 따라서 인삼 하나만 끓여먹는 경우에 그 사람에게 잘 맞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작용이 나기 십상입니다.
그렇다면 양인과 음인은 어떻게 가릴 수 있을까요? 양인은 양기가 음혈보다 큰 경우를 말합니다. 음인은 음혈이 양기보다 큰 경우입니다. 양기란 에너지를 말하고 음혈은 체액과 혈액을 말합니다.
정의는 이렇게 했는데,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요? 생김새나 행동거지 등을 보고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각이 지거나 얼굴에서 뼈가 튀어 나온 사람은 양인에 가깝고 둥글둥글한 사람은 음인에 어울립니다. 달리 보면 기세가 있느냐, 없느냐로 볼 수 있습니다. 기세가 있으면 양인이고 기세가 안 보이면 음인입니다. 기세란 사전에 보면 “기운차게 뻗치는 모양이나 상태.”로 나옵니다. 그 사람이 풍기는 기운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기운이 말하는 모양이나 행동거지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물론 모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이죠. 음양 관점에서 보면 음양 비율이 커다랗게 차이나지 않거나 마음 수양이 잘 되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삼은 어떤 효능이 있을까요? 인삼에 대해 동의보감에서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따뜻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맛이 달며(약간 쓰다고도 한다) 독이 없다. 주로 5장의 기가 부족한데 쓰며 정신과 혼백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심장을 열어 지혜를 더한다. 허손을 치료하며 곽란으로 구토하고 딸꾹질하는 것을 멎게 하고 폐위(肺痿)로 고름을 뱉는 것을 치료하며 담을 삭인다.”
“인삼은 폐화(肺火)를 동하게 하므로 피를 토하거나 오랫동안 기침을 하거나 얼굴빛이 검으면서 기가 실한 사람, 혈이 허하거나 음이 허한 사람에게는 써서는 안 되며 사삼을 대신 쓸 수 있다.” 폐위란 폐결핵 같은 것을 말합니다. 사삼은 잔대를 말하며 잔대 대신 더덕을 쓰기도 합니다.
인삼의 성질이 따뜻하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주의해야 합니다. 위와 같이 인삼의 효능이 여러 가지 있는데,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며 음적인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쓸 수 있습니다. 뒤에 나오듯이 ‘얼굴이 검으면서 기가 실한 사람’, ‘혈이 허하거나 음이 허한 사람’은 모두 양적인 사람을 일컫는 것입니다.
인삼 효능을 단순하게 말하면 명치 밑이 음식물로 막혀 있을 때 즉 소화불량에 쓰는 것입니다. 소화불량이 있다 보니 당연히 식욕도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식욕도 떨어지고 소화도 안 되니 몸에서 기가 생성될 수 없겠죠. 오장 모두 기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면역력도 떨어지고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삼을 홀로 쓸 때는 소화가 잘 안 되고 기력이 떨어진 음인에게 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삼, 홍삼을 쓰실 때 참고하길 바랍니다. 다음은 노인 의학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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