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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녹음, 어디까지 허용될까?
[심규철의 법률칼럼]
 
심규철 변호사/전 국회의원   기사입력  2019/02/25 [08:42]
▲ 심규철 변호사  

[군포시민신문] 전화 통화나 직접 만난 상대방과의 대화를 상대방 모르게 녹음하여 그 내용을 공표하거나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가?

 

여기서 문제 삼는 것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하는 것에 한정하는 것이고, 대화의 상대방이 아닌 제3자 간의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상의 이른 바 감청(監聽)은 대상이 아님을 밝힌다. 감청은 범죄수사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 등의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허용되고, 이에 위반되는 감청은 처벌받으며, 또한 그 불법감청 자료는 재판 또는 징계절차 등에서 증거자료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제4조,16조)

 

통신비밀보호법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상대방의 허가 없이 녹음하는 것 자체에 대하여는 이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법원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하는 문제를 살펴보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상대방과의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하여 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법원은, 원칙적으로 헌법 제10조 제1문과 제17조에서 보장하는 음성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불법이라는 전제에서 구체적인 경우에 비밀녹음을 정당화할 만한 구체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는 허용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법원의 판결에 나타난 표현을 빌리면, 비밀녹음의 정당성은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따라 평가된다”거나 “피녹음자의 승낙이 추정되거나 정당방위 내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등의 사정이 있는 때”, “상대방이 말한 내용이 진실이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이는 주로 언론의 보도와 관련하여 형법 제310조가 규정하는 명예훼손죄의 위법성 조각사유로 거론되는 것임) 등에 인정된다는 것이다.

 

▲ (사진=픽사베이 재구성)  

 

판례의 태도를 요약하면 결국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녹음자 자신의 권리보호를 위한 행위{예컨대 상대방이 녹음자와 통화하면서 녹음자를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든가, 범죄의 제의를 하는 상황, 상대방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상대방과 오랜 만에 전화연결이 되어 통화 중인데 상대방이 뜻밖에 채무를 인정(채무승인)하면서 곧 변제하겠다는 말을 하는 경우 등}나 일반 대중의 알권리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실한 내용일 경우 등으로 요약된다 할 것이다.

 

이해의 편의를 위하여 판결에 나타난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기로 한다.

 

(1)원고가 동료직원들의 대화내용을 비밀리에 녹음하여 이를 토대로 그들이 다른 직원인 B를 비방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이를 B에게 주어 B가 이를 갖고 동료직원들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게 된 사안에서 회사는 원고의 행위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직원 상호 간의 불신을 야기하여 직장 내의 화합을 해하는 것으로서 근무기강 확립과 품위유지 의무에 위반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에 대해 법원은 원고의 비밀녹음 행위를 정당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면서 원고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5.10.13.선고 95다 184판결).

 

(2) 모 주식회사의 대리로서 임대차관리업무를 담당하다가 다른 회사로 이직한 원고에게 위 회사 건물의 임차인인 피고가 전화를 하여 위 회사에 관한 이런 저런 내용을 묻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별 경계심 없이 대답을 하는 등 대화를 한 내용을 피고가 몰래 녹음하여 이를 녹취록으로 만들어 피고가 위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차보증금 반환 청구 등의 소에 서증으로 제출한 사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종전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그 통화 사실 및 통화 내용이 알려지게 됨으로써 원고의 평판과 영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의 정신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상대방의 동의 없는 비밀녹음은 적어도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피고의 행위는 원고가 당사자도 아닌 민사소송에서 원고와의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함으로써 원고 개인의 사적 사실에 관한 내용을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한 것이어서 이를 정당한 변론활동의 범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원고의 음성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수원지방법원 2013.8.22.선고 2013나8981판결).

 

(3)피고가 특정 상표의 골프웨어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SNS에 게시하였는데, 같은 상표의 골프웨어를 판매하는 원고가 피고의 동의 없이 자신이 영업에 활용하는 SNS에 게시한 사안에 대하여 법원은 “피고가 사진을 게시한 SNS의 이용약관에서 사용자의 콘텐츠를 임의로 사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더라도 이를 영리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허락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고 따라서 이는 원고에 대한 초상권의 침해다”라고 전제하면서 이 상황 속에서 피고 방송사 소속의 리포터와 촬영기사가 취재를 위해 찾아간 사무실에서 리포터가 직원인 원고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말해 줄 사람이 있는지 묻자 원고가 “네, 전혀 안 계세요”라고 대답하는 대화 장면을 원고의 동의 없이 동영상 촬영하여 피고 방송사가 이를 방송한 사안에서, 법원은 “피고 방송사가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의 음성을 녹음한 후 목소리를 변조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영하였더라도 동영상에 담긴 원고의 음성 내용에 비추어 이는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이고, 피고 방송사가 원고의 동의 없이 짧은 치마를 입은 원고의 하반신 부분을 촬영하여 방영하였더라도,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하반신을 촬영하는 통상적인 보도 관행 등에 비추어 이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상규에도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피고 방송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7.21.선고 2015가단5324874 판결).

 

(4)원고가 언론노조 및 방송사를 비판한 발언 등을 A가 몰래 녹음한 것을 녹취한 내용을 뉴스전문 인터넷포털사이트 운영업체인 피고가 이를 자신의 위 사이트에 게재한 사안에 대하여 법원은 “이는 원고의 언론노조 및 방송사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한 것으로 원고에 대한 국내정보 유출 의혹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기사의 게재행위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그 내용이 사적인 자리에서 원고의 거침없는 의견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으로서 위 침해행위로 인하여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저해됨으로써 중대하고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위 각 기사는 삭제를 명함이 상당하다”면서 “삭제를 명한 부분의 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하거나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 이상 피고가 그 각 기사가 진실이라고 믿는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각 기사의 삭제를 구하는 원고의 방해배제청구를 저지할 수 없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다(서울고등법원 2010.6.23.선고 2008나63491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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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에 오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다리인생 19/03/28 [02:58]
원고가 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피고가 그 사진을 무단으로 공유하여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본 판결인데 칼럼에는 '피고가 특정 상표의 골프웨어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SNS에 게시하였는데,'라고 기술해주셨는데, 피고랑 원고랑 바꿔서 기술하신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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