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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바이칼, 시베리아를 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싸이베리아 여행기 (마지막화)
 
신선임 안산선부중학교 교사   기사입력  2019/02/09 [10:00]

[편집자주] 대야미 속달동 주민 신선임 씨와 가족들은 지난 겨울 아프리카 여행에 이어 이번 뜨거웠던 여름에 러시아 바이칼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이에 매주 토요일 러시아 여행기 ‘생명의 바이칼, 시베리아를 가다’를 연재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국제공항이 있는 이르쿠츠크로 가려고 다시 시베리아 횡단열차(STR)에 올랐다. 바이칼 호수의 남동쪽에 위치한 울란우데에서 호수의 서쪽에 있는 이르쿠츠크로 가게 되니 모스크바행 열차이다. 밤새 달려 8시간을 가야 하니 만만치 않은 거리였지만 숙박을 겸한 일정이라 지루하지 않았다

 

STR에서 가장 멋지다는 찬사를 들어 마지않는, 온전하게 바이칼을 따라가는 구간이라 아름다운 풍광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바이칼이라면 이미 실컷 보기도 했거니와 8시간 내내 기차를 타야 하는 지루함을 아이들과 내가 견딜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또 여행 시간을 아끼고 숙박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야간열차 선택은 나중에 생각해도 잘 한 일이었다. 특히 4인실인 쿠페는 우리 가족에게 맞춤형 공간이었다.

 

▲ 시베리아 횡단열차 STR(사진=픽사베이)     © 군포시민신문

 

비교적 좁은 편이지만 밖을 볼 수 있는 창이 있고 테이블이 있어 식사를 할 수 있으며 2층으로 양쪽에 4개의 침대가 들어차 있는 짜임새 있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게임을 하고 정담을 나누며 온전히 우리 가족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처음에 열차를 탔을 때 내리는 역을 지나칠까 봐 알람을 맞추는 것도 모자라 시계를 보느라 자주 잠이 깨곤 했는데 밤을 지새우다시피한 우리의 걱정이 무색하게 차장이 도착 30분 전에 들어와 친절하게 깨워주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차장을 믿고 푹 자기로 했다. 열차에 오르자마자 깨끗이 세탁되어 포장된 시트와 베갯잇을 깔고 누우니 기차의 규칙적인 진동에 절로 눈이 감긴다. 

 

STR은 한국에서 직접 예약, 결재까지 가능하다. 다만 시간이 모스크바 표준 시간대로 맞춰져 있어 여행할 지역과 표준 시간대의 시차를 계산에 넣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르쿠츠크와 울란우데는 모스크바 보다 5시간 더 앞서기 때문에 열차 운행 시간에 5를 더해서 검색해야 한다. 4인실에 깨끗한 침구와 뜨거운 물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8시간 운행에 10만 원 미만을 지불했으니 여간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게다가 숙박비와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으니 러시아를 여행한다면 꼭 한 번 타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새벽 기차는 이르쿠츠크의 어스름한 기차역에 도착한다. 이번 여행에서 이 도시를 세 번 오게 되었다. 처음 한국에서 비행기로 도착했고 알혼 섬에서 며칠을 보내고 버스로 돌아왔으며 울란우데에서는 기차로 돌아오게 되었다. 다시 돌아와 반갑고 이제는 친숙한 느낌이다.

 

날짜를 착각한 내가 여행 짐을 숙소에 그대로 두고 리스트뱡카에 가 버려 그 무거운 가방을 끌고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까지 가져가느라 혼쭐이 났으면서도 남편까지 동원해 다음 숙소까지 가방을 실어주면서 여행 잘하라고 격려해 주던 엘레나, 택시비를 스무 곱절 부르던 바가지 운전사와 함께 싸워 주었던 센 언니 소피아, 여행 내내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주었으며 이르쿠츠크에서 STR을 타고 런던까지 간다는 론리 플래닛 작가 다니엘, 2차 대전 중 파시즘과 맞서 싸운다는 명목으로 전장에서 불꽃처럼 산화해 간 젊은 러시아 군인들, 백 년 전 나라 잃은 서러움을 안고 이역만리 타국 땅에 와서 공산주의 혁명을 좇아 목숨을 바쳤던 한인들.

 

2주라는 짧은 여행 기간 동안 어느새 이 도시와 뗄 수 없는 정이 들어 버렸다. 다 쓰뷔다냐! 이르쿠츠크~ (до свидания!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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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09 [10:0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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