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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용 더불어가는배움터길 졸업생, 의왕시청년협동조합 뒷북 이사장
[기획] 대안학교 졸업생, 뭐하고 있을까
 
하담 기자, 사진 황유환   기사입력  2019/02/09 [10:00]

[편집자주] 대안학교를 다룬 자료를 살펴보면 대부분 입학과 교육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입학할 수 있나요?”, “어떤 수업을 하나요?” 등이 주된 내용입니다. 교육은 교육 이후의 삶을 위해 받는 것입니다. 교육의 선두자를 자처하며 태어난 대안학교를 향한 관심이 입학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에 대안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졸업한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려 합니다. 전혀 새로운 모습부터 ‘이게 다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아 대안학교에 다니는 후배들과 대안학교 진학을 꿈꾸는 이들에게 보여주려 합니다. ‘대안학교 졸업생이 살아가는 모습’은 학부모와 학생, 교육자, 연구자, 정치인에게 새로운 경험일 될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건 대안학교를 졸업한 우리 졸업생들도 서로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궁금하지 않나요?


 

남들과 다른 길을 갈 것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럽다

 

더불어가는배움터길 대안학교를 졸업한 22살 소재용은 의왕시청년협동조합 ‘뒷북’의 이사장이다. 처음 소재용 이사장을 만났을 때 이사장이라는 직함이 낯설어 괜히 어색했다. 소재용 이사장도 이를 알고 있는지 별명으로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소재용 이사장의 별명은 ‘소똥’이다.

 

▲ 소재용 더불어가는배움터길 졸업생     © 군포시민신문

 

대안학교 졸업생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소재용 이사장을 첫 번째 인터뷰이로 결정하는데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청년협동조합 이사장이라는 특이하다면 특이하고 멋지다면 멋진 일을 하고 있어 ‘대안학교 졸업생은 색다른 삶을 살고 있을거야’라는 편견을 더 심어주는 게 아닌가 걱정됐다.

 

소재용 이사장은 “대안학교를 졸업하면 금방 대단한 활동을 하고 있을 거라고,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을 거라는 시선이 부담스럽다”며 “멋진 일을 하고 있다는 건 5년, 10년, 20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를 더 길게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소재용 이사장을 위해 대신 변명한다. 소재용 이사장이 뒷북에서 활동하고 이사장 직을 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친구와 함께였기 때문이다.

 

소재용 이사장은 “처음 협동조합이 만들어질 때 더불어가는배움터길 선생님이었던 분과 함께 만들었다”며 “처음 이사장을 맡을 때도 친구와 함께 공동이사장으로 출마했기 때문에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늘 뭐하고 놀까

 

소재용 이사장은 뒷북에서 청년실업이나 청년정책 이야기보다 “오늘 뭐하고 놀까”라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한단다.

 

소재용 이사장은 “의왕에 청년정책이 없어서 뒷북이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뒷북에서는 오늘 뭐하고 놀까, 뭐하면 재밌을까 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소재용 이사장과 뒷북 조합원들은 PC방에서 게임을 할 수도 있고, 노래방에서 18번 곡을 부를 수도 있지만 더 재밌게 논다. 그림 못그리기 대회를 열거나 할로윈 파티를 연다. 쉐어블 프로젝트 일환으로 동네 청년들이 모여 보드게임을 하기도 한다.

 

소재용 이사장은 “쉐어블 프로젝트는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시설에 갇히지 않고 마을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며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뒷동네 보드게임방을 열어 장애 청년과 비장애 청년이 모여 놀고 있다”고 전했다.

 

▲ 소재용 의왕시청년협동조합 뒷북 이사장     ©군포시민신문

 

협동조합은 수익을 내는 곳

 

협동조합은 생산자는 협력을 통해 수익을 내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위해 만들어진다. 소재용 이사장은 생산자로서 수익을 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소재용 이사장은 “뒷북의 이름으로 수익을 내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사실 제일 어렵다”며 “뒷북이 만들어진 배경은 청년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1순위 목표였다. 당시 사업 모델이 확실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재용 이사장은 “청년들이 아이를 돌봐주면서 돈을 벌고, 컴퓨터를 수리해주며 돈을 벌고, 강좌를 열어 돈을 벌고 있다”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재우는 이불키트를 판매하거나 제작 수업을 열어서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지역에 하나씩 하나씩 문화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소재용 이사장은 왜 뒷북에 참여하게 됐는지, 왜 계속 남아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소재용 이사장은 “재밌는 활동은 거의 대부분 서울에 있다. 서울로 왔다갔다하면 두세시간이 사라진다”며 “나는 군포에 사는데 왜 근처에는 활동할 만한 곳이 없을까 많이 아쉬웠다”고 안타까워했다.

 

소재용 이사장은 “서울까지 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사람을 만나서 함께 놀고 배우면 좋겠다 싶어 뒷북을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며 “지금은 조합원이 60명에 가깝다. 안양과 군포, 의왕, 과천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다”고 밝혔다.

 

소재용 이사장은 “작은 무대와 다양한 파티, 대회, 프로젝트 등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게 재밌다”며 “지역에 하나씩 하나씩 문화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당분간 쭉 뒷북에서 활동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소재용 이사장     © 군포시민신문

 

졸업 이후에도 함께 가는 곳, 대안학교

 

소재용 이사장은 도시형 대안학교를 찾다가 가까운 의왕시에 더불어가는배움터길에 입학했다. 뒷북과 더불어가는배움터길 학교까지는 2분 남짓 걸린다.

 

소재용 이사장은 “더불어가는배움터길은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여행을 기획해서 직접 여행을 떠나거나 연극수업이나 긴 시간을 가지고 가는 프로젝트 수업이 있었다”며 “대안학교를 다니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주저없이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소재용 이사장은 “더불어가는배움터길은 언제든지 찾아가 작당할 수 있는 나만의 보물창고같은 곳”이라며 “작년에 졸업생 축사를 하면서 졸업생으로서 학교를 보물창고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특권이라고 후배들에게 전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재용 이사장은 “공간이 필요하거나 물품이 필요할 때도 학교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다”며 “지금도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하면 꼭 선생님들을 찾아가 조언을 받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의왕시 청년협동조합 ‘뒷북’에서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재용입니다. 뒷북에서는 소똥이라는 별명을 씁니다. ‘더불어가는배움터길’이라는 대안학교를 졸업한지 4년째에 들어섰습니다.

 

뒷북은 어떤 곳인가요?

 

의왕에 있는 청년협동조합입니다. 의왕 뿐만 아니라 안양과 군포, 과천에서 살거나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함께 놀고 배우며 활동하는 네트워크예요. 조합원은 60명 가까이 되구요.

 

뒷북은 어떤 일을 하고 있어요?

 

최근 청년 문제가 뉴스하고 기사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잖아요. 의왕에는 청년정책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 뒷북이 나서서 의왕에 청년정책이 펼쳐질 수 있도록 이야기를 꺼내고 있어요. 청년정책모임을 꾸려서 의왕시 시의원이나 공무원분들을 만나면서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어필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사실 뒷북 안에서는 오늘 뭐하고 놀까, 뭐하면 재미가 있을까, 뒷북에 알바거리없나 같은 소소한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해요.

 

그림 못 그리기 대회를 열어서 대상을 뽑기도 했어요. 누가 더 그림을 못 그리냐를 가지고 싸우다가 열게 됐어요. 또 쉐어블 프로젝트라고 해서 발달장애인 분들이 시설에만 갇히지 않고 마을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일에 참여하고 있어요. 뒷동네 보드게임방이라고 장애 청년과 비장애 청년이 모여서 보드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이 그 일환이에요.

 

이것 말고도 많은 일을 해요. 한 달에 한 번 작은무대를 열거나 아이를 돌봐주는 범고래반, 컴퓨터를 수리해주는 선진콤퓨타, 청년 강좌 등등 재밌는 일 많죠. 할로윈 파티도 열었어요.

 

이사장 일은 괜찮아요?

 

주로 뒷북을 소개하거나 홍보할 때 이사장으로 인사를 드리고 있어요. 이사장이라고 소개하면 다들 당황하고 신기해 하더라구요. 이사장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어리니까요.

 

뒷북 안에서는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조합원들 이야기를 많이 듣게 돼요. 조합원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먼저 나서서 듣게 되더라구요.

 

어려운 일은 없나요?

 

수익을 내는 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돈을 버는게 제일 어려워요. 뒷북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청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1순위 였어요. 어떻게 돈을 벌까에 대한 사업 모델이 확실하지 않았아요. 지금도 그 고민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협동조합으로써 수익은 어떻게 내고 있나요?

 

청년모임 중에 돈을 버는 모임이 있어요. 아이를 돌보고 돈을 버는 범고래반하고 컴퓨터를 수리해주고 돈을 버는 선진콤퓨타가 제일 대표적이에요. 강좌사업을 통해서 돈을 벌기도 하고요. 지금은 휴식기에 있지만 뒷부름센터라고 심부름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기도 했었어요.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재우는 이불 키트를 판매하거나 수업을 열어서 돈을 벌었어요. 짜잘짜잘하고 다양하게 벌어나가는 상황이에요.

 

뒷북 일은 왜 계속 해요?

 

대학을 안 갔어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재밌는 일을 찾는데 배움의 장이든 노는 장이든 거의 대부분 서울에 있더라구요. 왔다갔다면 두세시간이 걸려요. 집에서는 잠만 자고, 너무 피로했어요. 왜 근처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가까이서 사람을 만나서 같이 놀고 배우우면 좋겠다 싶어서 협동조합 만드는 일에 참여했죠.

 

더불어가는배움터길에 재학할 때 선생님이셨던 분이 먼저 청년협동조합을 만들어보자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이사장이 된 것도 친구와 함께 공동이사장으로 출마하면서 용기를 얻게 됐고 당선됐죠. 같이 가려는 사람이 있어서 하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재밌어서 하는 거에요. 작은 무대와 다양한 파티, 대회, 프로젝트 등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게 재밌어요. 지역에 하나씩 하나씩 문화를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고. 당분간 쭉 뒷북에서 활동할 것 같아요.

 

대안학교를 다녔던 경험이 지금 하는 일에 도움이 되나요?

 

더불어가는배움터길에서는 기획하는 일을 많이 했어요. 학생이 학교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구요, 학생회부터 시작해서 부서활동 회의까지 많은 회의를 했죠. 정책이나 어떤 활동을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주 많았어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일도 많았죠. 지금 하는 일에 도움이 많이 되죠.

 

지금 바라보는 더불어가는배움터길은 어떤 곳인가요?

 

더불어가는배움터길은 언제든지 찾아가 작당할 수 있는 나만의 보물창고같은 곳이에요. 뒷북하고도 가깝고, 공간이 필요하거나 물품을 대여해야할 때가 있으면 자주 왔다갔다 해요. 조금 다른 운동회라고 장애인식개선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선생님에게 피드백을 받기도 했어요. 작년에는 졸업식 축사까지 했죠. 졸업을 하면 1년에 한번 선생님이나 선후배들 얼굴을 볼까말까 하잖아요. 졸업생으로서 학교를 보물창고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특권이라고 후배들에게 전해줬어요. 서로 관계가 끊기지 않는 거죠. 졸업 이후에도 함께 가는 곳이에요.

 

대안학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요?

 

초등학교 4학년 때 군포시에 있는 산울어린이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어요. 정말 너무 즐거워서 중학교도 대안학교를 찾게 됐죠. 그런데 시골에 있는 대안학교는 싫었어요. 그래서 찾은 곳이 의왕시에 있는 도시형 중고등대안학교였어요. 친구들도 많고 선후배가 서로 편하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초등학생 때 선배들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두려웠었거든요. 그래서 더불어배움터길에 들어오면 재밌게 잘 지낼 수 있겠다 싶었어요.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면서 도전을 하는데 주저가 없어진 것 같아요. 특히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어떤 일이든 함께 하니까 더 그랬던 것 같아요.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대안학교를 졸업하면 보통 뭘 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대안학교 졸업생이니 기대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대안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금방 대단한 활동하고 있을 거라고,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갈 거라는 생각이 부담스러운 게 있어요. 멋진 일을 하고 있다는 건 5년, 10년, 20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를 더 길게 지켜 봐줬으면 좋겠어요.

 

▲ 소재용 이사장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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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09 [10:0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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