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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이례적' 김연아 동상 감사결과 공개
전임 김윤주 시장 '의혹 규명' 의지 있었나?..."전문분야는 확인할 수 없음"
 
하담 기자   기사입력  2019/01/31 [10:14]

[군포시민신문=하담 기자] 군포시(시장 한대희)가 지난 23일 김연아 동상으로 알려진 ‘철쭉동산 주변 경관조성 조형물(이하 김연아 동상)’ 관련 특정감사 결과서를 공개했다. 군포시민신문의 정보공개 청구 결과이다. 김연아 동상 비리 의혹이 제기된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던 군포시가 특정감사 결과서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임 시장 시절 감사결과서 공개가 김윤주 전 시장 적폐 청산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김연아 동상이라고 알려진 '철쭉동산 주변 경관조성 조형물'     © 군포시민신문

 

군포시(당시 김윤주 군포시장)는 지난 2012년 9월 24일 김연아 동상 비리의혹에 대해 감사팀장 등 4명을 꾸려 2012년 10월 4일부터 19일까지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당시 김연아 동상은 당시 김연아와 닮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제작 비리 의혹이 지상파 방송사와 전국일간신문 등으로 알려지면서 군포시를 전국적인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군포시 비리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비리대책위)’가 구성돼 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자 군포시가 감사에 나섰으나 감사결과는 보여주기 식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이번에 공개된 감사결과서에 따르면 김연아 동상 사업에 관여한 공무원 가운데 7명이 업무 소홀을 이유로 주의와 훈계 처분을 받았다. 징계사유는 △업자가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예산을 집행한 업무 소홀 △설계가 임의로 변경됐지만 계약 조건대로 시공됐다고 보고한 업무 소홀 △업자가 불법으로 하도급을 추진한 것을 알면서도 보고하지 않은 업무 소홀 등이다.

 

또 감사결과서는 “김연아 동상 사업에 투입된 예산 5억여 원이 적정한 예산인지 알 수 없다”, “제작이 불가능하게 설계된 김연아 동상이지만 공무원은 제작이 불가능한 설계인지 알 수 없다” 등 당시 군포시의 진상규명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군포시는 지난 2010년 예산 5억 2천만 원이 투입해 철쭉동산 앞 공터에 김연아 동상을 세웠으나 시민들로부터 조악한 완성도와 작가 이름도 없는 조형물이라는 비난을 샀다.

 

김연아 동상 사업비 5억 2천만 원...전문분야는 모른다? 

 

김연아 동상 제작에 투입된 사업비는 5억 2천만 원 정도. 비리대책위는 “5천만 원에서 1억 원이면 설치가 가능한 김연아 동상에 5억 2천만 원을 투입했다”고 꼬집었다.

 

군포시 특정감사반은 김연아 동상에 투입된 5억 2천만 원이 적정한 예산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특정감사반은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결과에 의거 사업비가 산정됐고, 과다설계 내역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며 “시공된 조형물에 대한 정확한 사업비 산정은 전문분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 김연아 동상이 위치한 철쭉동산 주변 경관     ©군포시민신문

 

조명업체 맞겨진 용역..."법에 따른 적정한 계약"

 

비리대책위는 군포시를 향해 기술여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어 ‘기본 및 실시설계’를 추진했다는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김연아 동상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맡은 업체는 ㈜씨앤씨라이트웨이와 ㈜넥손이다. ‘씨앤씨라이트웨이’는 경관조명과 디자인, 시설공사업, 광고물제작업 등을 하는 회사이며, ‘넥손’은 광고물제작, 전자기기 및 전자부품 제조업을 하는 회사다.

 

이에 대해 특정감사반은 “계약 당시 사업이 조형물 설치만을 위한 업체선정이 아닌 경관조성을 위한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며 “건설산업기본법 별표1의 굼속구조물, 창호공사업 기준에 의거 ㈜씨앤씨라이트웨이와 ㈜넥손과의 용역계약 체결절차는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연아 동상은 지난 2008년 민선4기 노재영 군포시장의 지시로 시작된 군포시 주요관문 5개 경관조성 사업 가운데 하나로 민선5기 김윤주 시장 체제로 들어서면서 김연아 동상 사업만 남고 나머지는 취소됐다. 특정감사반은 두 업체와의 계약이 5개 경관조성 사업을 위한 것이므로 적정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공 불가능한 설계..."시공가능 여부 확인할 수 없다"

 

권치규 조각가가 설계한 김연아 동상은 제작이 불가능하게 설계됐다. 김연아 동상은 크게 청동상과 지구형상으로 나뉘어진다. 설계도는 청동상을 주조방식으로 두께 2mm로 시공하고, 지구형상은 주조방식으로 직경 50mm, 두께 2mm, 지름 2.5m 등의 치수로 시공하도록 주문했다.

 

김연아 동상 비리 의혹이 전국적으로 다뤄진 지난 2012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설계대로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고, 특정감사반 또한 “청동상 두께 2mm는 시공 불가능한 설계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특정감사반은 “시 소관부서 담장자는 주조기법 두께 2mm 시공가능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연아 동상     © 군포시민신문

 

시공능력 없는 시공업체, 불법 하도급...군포시는 몰랐나?

 

군포시는 김연아 동상 시공 업체로 재민이앤씨(주)와 계약을 맺었다. 특정감사반에 따르면 재민이앤씨는 497개사가 참여한 전자입체에서 최종 낙찰받은 곳이며 적격심사 실시결과에서 ‘적격’ 업체로 심사돼 문제가 없다. 그런데 재민이앤씨는 공장이 없는 사무실만 있는 업체다.

 

군포시와 계약을 채결해 4억 1천여만 원을 받은 재민이앤씨는 김연아 동상 설계를 한 권치규 조각가에게 1억 6천만 원에 인물상과 지구형상 제작 하도급을 줬으며, 동양산업개발(주)에 2억 2천만 원에 기둥제작 하도급을 줬다.

 

군포시와 재민이앤씨는 직접 시공을 전제로 계약을 맺었지만 재민이앤씨는 이를 무시하고 불법으로 하도급을 준 것이다. 그런데 군포시는 재민이앤씨가 아닌 불법으로 하도급을 받은 권치규 조각가와 동양산업개발에 공사대금 2억 2천만 원을 지급했다.

 

특정감사반은 “재민이앤씨가 직접시공 계획서를 제출하고도 직접 시공하지 않고 (권치규 조각가와) 동양산업개발에 불법 하도급을 주고 공사를 한 것”이라면서도 담당자들에게 업무소홀에 따른 시정조치와 주의와 훈계처분만을 내렸다.

 

업무 소홀...하지만 '확인할 수 없음'

 

비리대책위는 위에서 제기한 비리 의혹 외에도 공사 감독기관(군포시)이 시공업자가 설계와 다른 조형물을 제작한 사실을 알고도 수수방관한 것을 들어 업자와 감독기관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김연아 동상은 권치규 조각가 설계하고, 제작했다. 설계에 따르면 청동상은 주조방식의 두께 2mm로 시공돼야 하나 실제로는 두께 4~10mm로 제작됐다. 지구형상은 주종방식의 두께 2mm 등 치수였지만 스테인리스 밴딩방식으로 변경돼 제작됐다.

 

특정감사반에 따르면 권치규 조각가는 본인이 설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설계를 변경했으며 이를 공사감독자(군포시 공무원)에게 구두로 알렸다. 공사감독자는 이를 보고하지 않는 등 공사감독 업무를 소홀히 추진했다.

 

특정감사반은 이를 두고도 “사업시행자와 군포시 공무원의 유착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연아 동산 관련 특정감사로 공무원 7명이 주의와 훈계 처분을 받았다. 총괄계획자 지정 소홀, 용역감독 소홀, 설계도서 작성부실 확인 소홀, 성과품 확인 소홀 등이 이유다.

 

▲ 김연아 동상 안내문. 작가 이름도 없고, 김연아 동상이 아닌 '조형물'로 표기돼있다.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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