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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아현지사 화재 피해, 얼마나 배상받을 수 있나?
[심규철의 법률칼럼]
 
심규철 변호사/전 국회의원   기사입력  2019/01/04 [12:31]
▲ 심규철 변호사     ©

[군포시민신문] 지난 11월24일 KT아현지사 지하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통신블랙아웃에 빠지는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의 KT가입자들이 통신장애로 피해를 입게 된 바, 이로 인한 피해 양상은 가입자들의 직업에 따라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단순히 수 시간 동안 통화나 기타 통신을 하지 못하여 불편을 겪은 단순피해자로부터 휴대폰 하나에만 의지하여 영업을 하는 대리기사 등 자영업자들이 입은 피해에 이르기까지 피해의 범위는 천차만별일 터인데, 이 중 특히 통신이 회복되기까지 장사를 망치는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이 과연 얼마만큼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하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어서 이에 대한 법리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경우는 크게 채무불이행에 의한 경우와 불법행위에 의한 경우로 나누어지는데, 쉽게 말하면 계약관계에 있는 당사자 사이에서 계약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는 민법 제390조 이하에서 규율하고 있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의 법리를 좇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즉 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사람에게 고의나 과실로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한 경우엔 민법 제750조 이하에서 규율하고 있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 법리를 좇아 해결하여야 한다.

 

KT와 가입 고객 간에는 가입계약에 의하여 KT가 통신장애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의무를 다하여 고객에게 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약상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KT가 과실로 지하통신구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화재가 발생하여 가입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한 이상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민법 제390조 이하의 채무불이행의 법리에 의하여 발생한다 할 것이다.

 

▲ KT의 아현지사 화재 사과문     © 군포시민신문

 

문제는 어느 범위에서 배상할 것인가에 있다. 즉 손해배상액의 범위에 관한 문제로 귀결된다.

 

손해배상의 범위에 대하여 민법 제393조제1항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채무불이행의 경우 통상의 손해를 배상함이 원칙임을 선언하고 있는데 여기서 통상의 손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종류의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사회일반의 거래관념 또는 사회일반의 경험칙에 비추어 통상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범위의 손해, 다시 말해 당해 채무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범위 내의 손해를 말한다. 손해배상범위의 무한한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도 배상하여할 경우가 있게 되는데 이에 대하여는 민법 제393조 제2항이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여기서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란 당사자들의 개별적, 구체적 사정에 따른 손해를 말한다.

 

민법 교과서에서 특별손해의 예로 들어지는 것을 소개하면, 예컨대 효심이 지극한 아들이 건축업자에게 집의 건축을 도급주면서 노부모가 아들이 마련해 준 집에 살아보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어서 집을 짓는 것이어서 약정대로 공기를 꼭 맞추어 주어야 되겠다는 말을 분명히 했는데도 건축업자의 사정으로 공기가 수개 월 지연되어 이를 기다리던 노부모님이 결국 새집에 들어가 살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면 이로 인해 아들이 받게 될 정신적 고통은 건축업자가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는 손해의 범위에 포함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건축업자는 공사가 지연된데 따라 통상손해 뿐만 아니라 도급인인 그 효자가 받게 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할 것이다.

 

▲ KT아현지사 화재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제대로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

 

이 사건으로 돌아가서 살펴보자. KT 측은 이번 사고로 통신장애 피해를 입은 유·무선 가입고객에 대해 1개월치 요금 감면을 해주겠다고 밝혔다고 한다(법률신문 2018.11.29.자 참조). 1개월 감면금액의 기준은 직전 3개월 평균 사용 요금이라고 하는데 이는 월정액과 부과사용료를 통신장애 피해시간으로 나눠 6배로 보상해주는 KT의 약관상 보상금액보다는 많은 액수라고 한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통해 일거리를 잡는 대리기사들은 하루 업무가 마비됐을 것이고, 식당 등 자영업자 등의 경우 손님들에게 신용카드를 받지 못해 장사를 망치고 또 전화가 먹통이 돼 주문을 받지 못한 피해 등 17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이 사건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위와 같은 요금 감면 정도로 커버될 성질은 아닐 것이다.

 

위와 같은 영업상의 피해는 민법 제393조 제2항이 정하는 특별손해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통신사와 가입고객 간에 계약을 체결할 때 가입고객이 그 전화를 이용하여 어떤 영업활동을 할 것인 지까지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은 아니므로 KT와 같은 통신사로서는 고객의 특별한 사정에 대하여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의 경우 가입고객의 영업상의 손해는 실제로 법에 의해 구제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바, 2014.3. 발생한 SK텔레콤 통신장애 사태로 인하여 가입자 560여만 명이 5시간 넘게 통신장애를 겪은 사건에 대하여, 그 중 전국대리기사협회장 등 대리기사와 일반시민 23명이 1인당 10만원~20만원씩 손해배상을 하라는 소송을 SK텔레콤을 상대로 냈고 이 소송은 대법원까지 갔으나 결국 “피해자 측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이고 (SK텔레콤 측이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어)SK텔레콤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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