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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바이칼, 시베리아를 가다] 바이칼을 사랑하는 방법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싸이베리아 여행기’ (11)
 
신선임 안산선부중학교 교사   기사입력  2019/01/02 [10:39]

[편집자주] 대야미 속달동 주민 신선임 씨와 가족들은 지난 겨울 아프리카 여행에 이어 이번 뜨거웠던 여름에 러시아 바이칼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이에 매주 토요일 러시아 여행기 ‘생명의 바이칼, 시베리아를 가다’를 연재합니다.


 

 오전 내내 비가 내렸다. 우산이 없으니 꼼짝 않고 집에 머물렀다. 옆 유르트의 프랑스인 부부는 이 비 속을 뚫고 자전거를 달려왔는지 온 몸이 흠뻑 젖어있다. 진흙투성이의 자전거 바퀴는 굴러가기 어려워 보인다. 더 이상 굴러가지 않자 자전거를 끌고 그만 집에 돌아온 눈치다. 대단한 체력과 의지가 아닐 수 없다.

 

그에 비해 우리 가족은 섬에서의 하루하루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냄새나는 구식 화장실을 가지 않기 위해 큰 아이는 적게 먹겠다고 버티고 있다. 수도가 따로 없어 샤워할 때마다 돈을 내야하며 양치조차 길러온 호수 물을 써야한다. 유르트의 매트리스 없는 침대가 불편한 남편은 숙소를 잘못 골랐다고 성화다. 그런데 지도상에서 이 섬이 놓인 위치만 보아도 물과 관련한 불편함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 아이들과 숙소의 주인인 화가 타트야나, 그녀의 강아지 줄리     © 군포시민신문

 

알혼은 지구상의 가장 오래되고 큰 담수호인 바이칼이 품고 있는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알혼 섬이 더럽혀지고 오염물이 호수에 유입 된다면 바이칼이 오염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알혼 섬에 머물려면 이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세수와 샤워는 간단하게 하고 구식 화장실을 쓰는 정도의 불편함을 감내한 대가로 바이칼이 덜 오염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참아야 하지 않을까? 알혼 섬은 우리가 자연에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생명체로서의 의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시험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오후에 비가 그치자 해안 방향으로 마냥 걸어갔다. 한적한 백사장이 보여 내려갔더니 인적이 없다. 어느덧 소들이 떼를 지어 이쪽으로 내려온다. 호수가로 내려온 소가 물에 들어가자 몸을 씻는 것이겠거니 했는데 벌컥벌컥 물을 들이킨다. 그래 여기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구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가장 깊은 호수. 북반구 사람들의 수원인 바이칼은 생명들의 원천. 물은 모든 생명들의 어머니이니 생명들은 물에 근원한다. 

 

▲ 7월의 바이칼 물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 군포시민신문

 

바이칼은 세계에서 가장 순수하고 풍부한 식수원이다. 세계 담수의 20%를 차지하는데 자정 능력이 매우 높아서 매년 질적으로 최상인 약 60km³의 물을 재생해 낸다. 바이칼의 부피는 약 23000km³에 이르는데 미국의 5대호나 발트해 보다 많은 양이다. 투명도가 40m 정도이고 빛은 100m까지 투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칼 물은 용해되거나 침전된 광물질이 거의 없으며 유기화합물의 양도 미비한 반면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미량원소와 다량의 산소를 품고 있어 인간 유기체에 가장 이상적인 물이다. 

 

바이칼의 가치를 기록하자면 끝이 없다. 이 세상에 바이칼 같은 것도 없고 바이칼을 능가하는 것도 없을 듯하다. 바이칼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좀 불편하게 지내는 것이 미덕이다. 아니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면 좀 불편하게 사는 것이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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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02 [10:39]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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