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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민사소송” 무엇이 문제인가?
[심규철 법률칼럼]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수사의 핵심...직권남용죄 성립여부가 관건
 
심규철 변호사 / 전 국회의원   기사입력  2018/10/17 [10:54]
▲ 심규철 변호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의 대법원이 상고법원의 도입 등을 위해 행정부의 협조를 받아내려고 박근혜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몇몇 대법원 사건의 처리에 대하여 박근혜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를 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이 관련사건 수사를 위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그 당시의 대법관 몇 명에 대하여 압수수색 절차를 취함에 따라 향후 이 사건이 어떻게 귀결될 것인지에 대하여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바,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이 그 중심에 놓여 있어서,  동 민사소송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또 실제로 그 민사소송의 상고심에 대법원장과 그 주변 사람들이 관여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것인지 등을 대법원 2012.5.24.선고 2009다22549판결, 2009다68620판결을 중심으로 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은? 

 

가. 일제 강점기에 국민징용령에 의하여 강제징용되거나 혹은 근로조건 등을 속아서 일본에 끌려가 일본국 회사인 미쓰비시중공업(주)와 일본제철(주) 등에서 강제노동에 종사한 대한민국 국민 몇 분이 구 미쓰비시가 해산되고 새로이 설립된 미쓰비시중공업(주)와 구 일본제철이 해산된 후 새로이 설립된 신일본제철(주)를 상대로 하여 국제법 위반 및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과 미지급임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이다.

 

▲ 군함도. 국가기록원이 재일동포인 故 김광렬 씨가 수집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공개했다. (사진=국가기록원)    

 

나.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등 일본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침략전쟁에 앞장섰던 대기업들은 전후 맥아더 점령군 사령부(GHQ)의 재벌해체정책으로 인해 일단 해산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그 후 현물출자, 영업양도, 흡수합병 등의 절차와 형식을 거쳐 미쓰비시중공업(주)와 신일본제철(주)로 다시 탄생되게 되었는 바, 우리나라 대법원은 위 판결에서 신구회사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들 일본국 기업의 피고적격을 인정하였다. 

 

다. 원고들은 일본 법원에 우리나라 법원에 제기한 것과 같은 내용의 청구를 하는 소송을 제기했었으나 모두 패소하였는데 그 논거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일본의 조선 통치는 1910.8.22.의 한국병합에 관한 조약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합법적인 것으로서 원고들에 대한 징용은 당시 법제 하에서 국민징용령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법한 것이라 볼 수 없기 때문에 일본국과 피고들에 의한 징용은 강제연행이자 강제노동이었다는 원고 등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과 원고 등의 청구권은 제척기간의 경과나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고, 그렇지 않더라도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후술하는 일본의 재산권조치법에 의해 소멸되었다는 것 등이었는데,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대한민국 법원에 동일한 논거의 주장을 하면서 새로이 소송을 제기한 것인데 이에  대하여 1심 법원과 2심 법원들은 모두 앞서 본 일본판결들을 해당 사안에 대한 외국판결을 승인하는 형식으로 인정하여 원고들의 청구가 일본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논리를 내세워 모두 기각하였는 바,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2012.5.24.선고 2009다22549 판결과 2009다68620판결을 통하여 이를 뒤집는 선고를 하여 결국 일정 금액(원고에 따라 1인당 8천만 원~1억 원)의 손해배상을 명하는 판결이 파기환송 받은 고등법원(부산고법,서울고법)에서 내려졌는데 이에 대하여 일본 기업 측이 재상고하여 이들 사건은 2013.8~9월 경 다시 대법원에 올라와 있는데 이에 대하여 5년째 대법원의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 한편 이와 유사한 사건(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의 다른 부는 위 대법원 판결 불과 2주 전인 2012.5.10.선고한 판결(2012다12683)에서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소멸됐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고등법원의 판결을 지지하면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확정한 바 있어, 결국 일제강점하에서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징용으로  인한 손해배상 내지 미지급임금의 청구 문제에 대하여는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대법원의 입장을 통일적으로 밝힐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대법원은 종전의 대법원의 입장을 바꿀 필요성이 있을 때 혹은 유사 사안에 대해 하급심의 판결이 법원 별로 달라 판결의 통일을 도모할 필요가 있을 때 등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이를 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주요 쟁점들... ⓵ 국제재판관할은 존재하는가? 

 

원고들이 일본국 법인인 피고들을 상대로 한국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위 2012.5.24.대법원 판결(이하 “이 사건 대법원판결”이라 함)은 피고들이 일본법에 의하여 설립된 일본 법인이긴 하나 한국에도 연락사무소가 있고 직원이 있으며, 이 사건 청구 중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는 불법행위지에도 관할이 있는 것인데 피고들의 일련의 불법행위는 그 일부가 대한민국 내에서 이루어진 점,원고들이 모두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대한민국은 이 사건의 당사자 및 분쟁의 원인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대한민국 법원은 이 사건에 관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보았다.

 

이 판결 이후 일본의 관련 기업들은 한국내의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말이 들리는데 이는 판결에 따라 한국 내에서 실시될 당해 기업들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 아닌가 싶다.

 

주요 쟁점들...⓶ 일본판결의 승인 여부

 

위 대법원판결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3호는 외국법원의 확정판결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점을 외국판결 승인요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외국판결을 승인한 결과가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지 여부는 그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에서 외국판결의 승인이 대한민국의 국내법 질서가 보호하려는 기본적인 도덕적 신념과 사회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외국판결이 다룬 사안과 대한민국과의 관련성의 정도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그 외국판결의 주문뿐 아니라 이유 및 외국판결을 승인할 경우 발생할 결과까지 종합하여 검토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일본 법원의 태도는 일본의 한반도와 한국인에 대한 식민지배가 합법적이었다는 규범적 인식을 전제로 하여,일제의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령을 한반도와 원고 등에게 적용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평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바, 대한민국의 헌법은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불법으로 인정하고 항거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는 점에서 볼 때 일본  법원의 판결 태도는 일제강점기의 한국인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판결 이유가 담긴 일본판결을 그대로 승인하는 결과는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임이 분명하므로 우리나라에서 이 사건에 관한 일본판결을 승인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시하여 해당 고등법원의 판결 내용을 뒤집었다.

 

▲ 군함도 내부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주요 쟁점들...  소위 대일청구권협정으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소송상 청구는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것인가?

 

1965.6.22.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소위 한일국교정상화 조약으로 불리는 한국정부와 일본정부 간에 체결된 “국교정상화를 위한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과 그 부속협정의 하나로 소위 對日請求權協定이라 불리는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이 체결된 바 있는데, 청구권협정은 제1조에서 일본국이 대한민국에 10년 간에 걸쳐 3억 달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2억 달러의 차관을 행하기로 한다고 정함과 아울러 제2조에서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1.양 체약국은 양 체약국 및 그 국민(법인을 포함)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1951.9.8.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명된 일본국과의 평화협정  제4조(a)에 규정된 것을 포함하여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

 

3. 2.의 규정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일방체약국 및 그 국민의 재산,권리 및 이익으로서 본 협정의 서명일에 타방체약국의 관할 하에 있는 것에 대한 조치와 일방체약국 및 그 국민의 타방체약국 및 그 국민에 대한 모든 청구권으로서 동일자 이전에 발생한  사유에 기인하는 것에 관하여는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한다.

 

또한 청구권협정에 대한 합의의사록(Ⅰ)은 위 제2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g)동조 1.에서 말하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되는 양국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에는 한일회담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제출된 “한국의 대일청구요강(소위 8개 항목)의 범위에 속하는 모든 청구가 포함되어 있고, 따라서 동 대일청구요강에 관하여는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게 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위 합의의사록에 적시된 대일청구 8개 요강에는 피징용 한국인의 미수금, 보상금 기타 청구권의 변제청구가 포함되어 있다.

 

청구권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일본은 1965.12.17.‘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일본국과 대한민국 간의 협정 제2조의 실시에 따른 대한민국 등의 재산권에 대한 조치에 관한 법률(법률 제144호, “재산권조치법”)을 제정·시행하였는데, 그  내용은 “대한민국  또는 그 국민의 일본국 또는 그 국민에 대한 채권 또는 담보권으로 협정 제2조의 재산,이익에 해당하는 것을 1965.6.22.에 소멸하는 것으로 한다”는 것이다.

 

청구권협정의 문면에 의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권리가 청구권협정에 의하여 소멸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에 대한 국내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의 태도도 청구권협정의 문면에 치중한 판결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하여 위 대법원 판결은 “청구권협정은 일본의 식민지배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조약 제4조에 근거하여 한일 양국 간의 재정적·민사적 채권·채무관계를 정치적 합의에 의하여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청구권협정 제1조에 의해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에 지급한 경제협력자금은 제2조에 의한 권리문제의 해결과 법적 대가관계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청구권협정의 협상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피해의 법적 배상을 원천적으로 부인하였고,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의 정부는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는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도 포기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국가가 조약을  체결하여 외교적 보호권을 포기함에 그치지 않고 국가와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국민 개인의 동의 없이 국민의 개인청구권을 직접젂으로 소멸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근대법의 원리와 상충되는 점, 국가가 조약을 통하여 국민의 개인청구권을 소멸시키는 것이 국제법상 허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와 국민 개인이 별개의 법적 주체인 점을 고려하면 조약에 명확한 근거가 없는 한 조약 체결로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 이외에 국민의 개인청구권까지 소멸하였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인데, 청구권협정에는 개인청구권의 소멸에 대하여 한일 양국 정부의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큼 충분한 근거가 없는 점, 일본이 청구권협정 직후 일본국 내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재산권조치법을 제정`시행한 조치는 청구권협정만으로 대한민국 국민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음을 전제로 할 때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 등의 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그 개인청구권  자체는 청구권협정만으로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청구권협정으로 그 청구권에  대한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이 포기됨으로써 일본의 국내 조치로 해당 청구권이 일본국 내에서 소멸하더라도 대한민국이 이를 외교적으로 보호할 수단을 상실하게 될 뿐이라는 논거로 청구권협정으로 원고들의 청구권이 소멸되었다고 본 하급심 법원의 판단을  배척하였다. 

 

주요 쟁점들...  원고들의 청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항변이 가능한가?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때는 진행하지 않는다 할 것인데, 대법원은 소멸시효의 주장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할 때에는 허용될 수 없다면서, 원고 등의 개인청구권, 그 중에서도 특히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덕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으로 소멸하지 않았다는 견해가 원고 등이 1995.12.11.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2000.5.1.한국에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서서히 부각되었고, 마침내 2005.1.한국에서 청구권협정 관련문서가 공개된 뒤, 2005.8.26.한일회담  문서공개 후속대책 관련 민관공동위원회가 개최되었는 바, 동 위원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정부와 군대 등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 나온 것 등으로 볼 때, 적어도 이 소를 제기할 시점인 2000.5.1.까지는 원고 등이 대한민국  법원에서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면서 피고들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 위반에 의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면서 이와 견해를 달리한 하급심의 판단을 배척하였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이 사건 재상고심 재판의 지연에 관여하였다고 볼 수 있을까?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이 다시 대법원에 올라온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한 지금에 이르도록 결론이 나지 않고 있고, 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신의 공관으로 법원행정처장과 외교부 관계자를 불러 이 사건과 관련하여 회동까지 했다고 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대법원의 이 사건 관장 대법관들에게, 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빨리 내리지 말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결론이 바뀌도록 하라는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오해를 사고 있고, 어쨌든 대법원 관계자와 청와대 관계자가 사건 처리 관계로 회동했다는 사실 자체는 사건 처리와의 인과관계 여부를 떠나 부적절한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견이 없다고 본다. 

 

검찰은 이와 같은 재판지연과 위와 같은 회동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 상고법원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던 법원행정처와 박정희정부 때 체결한 한일청구권협정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당시 일본과 진행 중이던 위안부 합의의 협상을 완결시키기 위해서 위 사건이 피해자 승소로 확정되는 것을 막아야 했던 박근혜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2015.1.에 국가나 공공단체, 이해관계인이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건에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했는 바. 외교부는 이에 따라 2016.11.일본 기업에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경우 한일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기춘 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법원행정처 등과의 회동이 박 전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시인하였다고 발표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 판결이 확정되면 나라 망신”이라며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을 직접 챙겼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법률신문 2018.10.4.자 참조).

 

나.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일단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판결되어 다시 대법원에 올라온 사건은 통상 더 심리할 사유가 없으므로 심리불속행으로 빨리 기각처리를 하지만(심리불속행 판결은 대법원의 사건 처리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명백히 상고 꺼리가 되지 않는 사건에 대하여 상고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지는 경우 이유설시 없이 상고를 빨리 기각 처리하는 것을 말함)이 사건의 경우는 고의적인 지연이 아니라고 하고 있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2항에 따르면 상고심은 원심 법원으로부터 상고기록을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이내에만 심리불속행 판결을 할 수 있으므로 상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서가 늦게 송달되는 등의 사정으로 그 기간을 넘겨 상고이유서가 적법하게 제출된 경우에는 원천적으로 심리불속행 판결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송달주소가 외국에 있는 당사자에 대한 소송서류의 송달은 법원의 재판 안내문서를 해당 외국어로 번역한 뒤 해당국 외교부로 소송서류를 발송하고 이를 받은 해당국 외교부는 이를 다시 최고법원  등을 통해 당사자에게 송달하는 후속절차를 취하기 때문에 통상 6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하는 것이 보통인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한 일본기업들의 재상고이유서가 심리불속행 선고 가능 기간을 한참 지난 후에 대법원에 송달되어서 원천적으로 이 사건에 대하여는 심리불속행으로 빨리 종결짓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변명은 일응 일리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2012년에 대법원은 서로 다른 부에서 2주 간격으로 유사한 사건에 대하여 상반된 판결을 선고하여 통일된 법해석을 주요한 책무로 하는 대법원의 역할 때문에라도 외부 개입 여부를 떠나 전원합의체 회부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2018.7.에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다. 이 사건에 대하여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하여 형법 제123조가 정하는 직권남용죄의 적용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 성립하는 것인데 해당 부의 대법관들이 이를 시인하지 않는 한, 또 설사 법원행정처에서 당해 사건을 맡고 있는 대법관들에게 관련사건의 처리에 대하여 부탁을 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그 부탁과 이 사건의 처리지연이 인과관계를 갖는다고 볼 수 있겠는가가 입증되어야 할 터인데 향후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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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17 [10:54]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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