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가 아이들 사이에서 대유행을 하고 있다. 빈부격차,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이 없다. 얼마 전 지역에서 열렸던 청소년지원네트워크 회의에서 요즘 선생님들이 가장 오랜 시간 토론하고 고민을 나누었던 주제도 아이들의 자해문제였다. 심지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우리 지역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며칠 전 서울에서 청소년기관을 운영하는 선생님들이 모여 사례나눔 발표를 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전국에서 모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해의 유행은 전국적인 양상을 띠고 있었다. 올해 3월부터 자해 연관검색어가 급증했으며 7월을 기점으로 검색수가 30배가 넘게 증가했다. 유트브나 인스타그램에 자해라고 검색해보면 관련 사진과 영상이 수없이 뜬다.
요즘 아이들이 많이 보는 콘텐츠 중에 ‘대가리박고 자살하자’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를 보면 “나는 우리집 강아지 만도 못한 개멍청이야. 길치에 몸치...음치...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반복)”이런 내용이다. 19세 미만은 이용할 수 없는 콘텐츠이지만 수 많은 유투버들이 새로 커버영상을 올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얼마 전 해외에서 12세에서 15세 어린 소년 소녀들이 모모챌린지 라는 게임을 하다가 자살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메신저 앱을 통해 자살교사를 부추기는 모모챌린지, 자살게임으로 불리는 커뮤니티 푸른고래 등 이미 해외에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이름을 그대로 본 딴 게임이 출시되어 이번 여름방학 우리 지역의 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행을 하고 있다.
어쩌다가 우리아이들은 자해에 빠지게 된 것인가? 왜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가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일까? 자해를 하는 이유는 대부분 친구관계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sns를 통해 주로 소통을 하고 자신을 표현한다. sns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매체이다. 친구들이 가장 좋을 때인 사춘기 청소년들이 sns에 빠져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진정한 기쁨은 좋은 인간관계에서 느낄 수 있다. 친해지는 과정, 갈등, 협상 이런 것을 통해 관계의 진전이 있을 때 사람은 행복감을 느끼고 소속감을 경험하다. 그런데 이런 것을 배우는 것은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가족과 지역사회 공동체가 매우 취약한 지금의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이들은 소속감이 필요하고 자기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줄 어른과 친구들이 간절하다.
롤모델이 되어줄 어른이 없는 아이들은 스트리머들의 자극적인 방송을 보고 롤모델을 삼고 유투브에서 유행하는 것이면 뭐든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자해영상을 보고 따라하기도 하고 자해일기를 올리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건강한 모델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줄 어른들은 없는가?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경기도에서 작년 한해 자살한 아이들보다 올해 상반기 자살한 아이들의 숫자가 많다는 사실이다. 돈, 성적과 대학으로 서열화된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우리 마을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내 아이가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자. 우리 아이들을 위한 좋은 환경이 되어주자. 함께 키우는 힘이 우리 아이들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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