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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해야 하는 과학적 이유
 
김동민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기사입력  2018/09/13 [09:39]
▲ 김동민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허용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KBS와 MBC, SBS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못하도록 금하고 있는데 이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방송협회(회장 박정훈 SBS 사장)는 9월 7일 성명서를 통해 “시청자 복지와 방송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한때 광고주들이 지상파 방송에 광고를 하려고 줄을 서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광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지상파방송 광고 매출은 2005년 2조 4,000억 원에서 2017년 1조 4,000억 원으로 하락해 10여년 사이에 40%가 감소한 것이다. 방송사들은 급한 대로 중간광고라도 해서 다소 만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여론이 호의적이진 않다. 

 

한겨레신문은 <광고학연구>에 실린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의 논문 ‘지상파 TV방송의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일반 시청자와 광고인의 인식 비교’를 인용해 반대 여론을 조성했다. 

 

“프로그램 흐름이 중단돼 시청자에게 피해를 줄 것”(69.3%)이라든지 “광고시청을 강제하게 함으로써 시청자 주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48.7%)는 등 부정적 여론이 높았고,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선 “필요하지 않다”(57.1%)가 “필요하다”(17.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한다. 그리고 시민단체 활동가의 반대의견도 소개했다.

 

▲ 방송협회 중간광고 허용 요청 성명을 보도하는 MBC (사진=관련 보도 캡쳐)  

 

상투적인 여론조사로 정책을 결정하고 관성적으로 즉자적인 행동을 하는 시민단체의 의견에 무게를 두는 관행은 타파되어야 한다. 여론조사는 묻는 방식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시청자 주권 운운 하는데 시청자의 정체는 사람이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전제하지 않은 분석은 과학을 빙자한 사견(私見)이요 억측일 뿐이다. 시민단체의 편견도 마찬가지다. 여론은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고, 따라서 여론조사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다.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생존기계로서 이기적인 존재다. 그리고 인간은 심리적으로 이익보다는 손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론조사의 결과는 그런 본능의 확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인간은 이타적인 행위도 하는데, 그 이유는 그 행위가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본능을 억제하면서 사회 규범을 따르기도 한다. 문화적 유전자라고 하는 것으로 교육과 모방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문화를 공유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중간광고에 대해 의견을 물으면 당연히 싫다고 할 것이다. 자기 이익에 반하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간광고를 계속 불허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지상파를 제외한 다른 모든 방송이 중간광고를 한다. 그때도 여론조사를 해서 허용했는가? tvN의 <미스터 션샤인>은 한 회에 세 번을 끊고 중간광고를 하는데 불평하는 여론조사나 기사는 없다.

 

▲ tvN 미스터션샤인 캡처화면     © 군포시민신문

 

오히려 중간광고를 규제해야 할 곳은 그런 방송들인데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그 덕에 방송채널사용업자(PP)의 광고매출은 2011년 1조 2,215억 원에서 2017년 1조 4,675억 원으로 증가했다. 종편의 경우 2011년 716억 원의 광고매출이 2017년 4004억 원으로 5.6배 증가했다. 드라마와 연예인들의 신변잡담과 놀이, 여행, 그리고 먹방 등 대부분 오락 프로그램들로 채워진 방송으로 광고료가 쏠리는 것이다. 아니면 가짜뉴스와 막말을 쏟아내는 선정적인 시사토론 프로그램들이다.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인가?

 

사람들은 지상파 공영방송의 가치를 모른다. 공영방송을 국영방송과 혼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상업방송과의 차별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 중간광고는 생각 없이 감성적으로 싫을 뿐이다. 그걸 근거로 반대를 일삼는 학자들과 시민단체는 벽이다. 알만 한 사람들이 그때그때 변하는 여론을 절대화하는 것은 모순이다.

 

상업방송은 이윤을 추구하지만 공영방송은 공적 가치와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한다. 그래서 상업방송은 시청률이 높게 나오고 광고수입이 쏠쏠한 오락 프로그램 일변도로 직진하지만 공영방송은 <PD 수첩>, <스트레이트>, <추적 60분> 등 심층시사 프로그램과 교양 수준이 높은 다큐멘터리를 다수 편성한다. KBS 1TV는 모두 드라마를 방영하는 매일 밤 10시에 다양한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 EBS는 말할 것도 없다. 시청률이 낮아서 광고가 없어도 편성을 한다. 그 손해는 드라마에서 벌어 만회해준다.

 

인간의 이기심은 불편을 주는 중간광고를 싫어하지만, 공영방송의 가치를 알고 전체 사회에 이익이 된다는 걸 알게 되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공영방송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공익을 위한 문화유전자로 기능하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불편을 감수하고 당장의 손해에 연연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학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개념도 불분명한 시청자주권 운운하기 전에 여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결기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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