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김보민칼럼] 아이들은 생명력을 가진 존재
믿어주는 어른이 있을 때 아이는 피어난다.
 
김보민 교육나눔꿈두레   기사입력  2018/08/10 [08:26]

3박4일 개고생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3박4일 강화도 자전거 라이딩. 폭염주의보가 내린 무더운 날씨에 여러 가지 안전문제가 걱정되었지만 의욕적으로 8월 5일(일) 13명의 청소년들과 출발을 했다.

 

7월에 군포에서 난지캠핑장까지 1차 라이딩을 경험하고 철저히 준비도 했지만 내심 아이들이 3박4일 약 220km에 달하는 거리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지구를 지키자는 취지로 자전거타기를 배우는 중이었기에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도 자제하기로 하여 물도 텀블러에 받아 마시고 첫날, 둘째날은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자기로 했다.

 

아직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중학교1학년 아이부터 작년에 참여했던 1기 고등학교1학년 까지 아이들은 너무나 의젓하게 라이딩을 했다.

 

무사히 초지대교를 넘어 첫날 숙소에 들어온 아이들은 쉴 틈도 없이 텐트를 쳤다. 무리하게 일정을 잡은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도 하고 아이들이 병이 나지 않을까? 조바심도 생겼지만 아이들은 정작 아무렇지도 않았다. 넘어져서 무릎이 까진 것 빼고는 밥도 잘 먹고 설거지도 잘하고 잠도 잘 잔다.

 

▲   씽씽자전거동아리  © 군포시민신문

 

다음날 석모도 민머루해수욕장이 숙소였는데 산을 하나 넘어야 했다.

 

- 선생님 산을 꼭 넘어야 되요? 돌아가는 길은 없어요?

- 돌아가는 길은 없어. 그래도 산을 넘으면 해수욕장에서 놀 수 있잖아

 

아이들을 산정상에서 기다렸다. 13명의 아이들이 다 올라올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내려갔다가 아이들을 챙겨서 데리고 오는 강사 선생님. 아이들은 정상에서 휴식을 하며 선생님과 농담을 한다. 사탕을 먹으며 선생님 어릴 때도 사탕이 있었냐고 묻는 아이. 이제 내리막길만 있다고 좋아하는 아이. 절대 맛없다고 안먹겠다던 포도당 알약을 먹으면 힘이 난다는 것도 아이들은 알게 됐다. 민머루해수욕장에 도착하자 언제 힘들었냐는 듯 조개를 잡으러 갈 테니 장화와 호미를 빌려달라고 한다.

 

이번 숙소는 시원했으나 모기와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냉장고도 에어컨도 없이 밤새 모기에 시달리며 하룻밤을 보낸 아이들. 아침에 일어나 얼마나 불만이 쌓였을까 걱정을 했는데  바닷물 들어온다고 신들이 났다.

 

마지막 날 숙소는 시원하고 깨끗한 펜션에 수영장도 있는 곳이었다. 

 

- 얘들아 마지막 숙소 진짜 좋은 곳이야. 수영장도 있어 

 

나는 다시 어제 넘어왔던 산정상에서 아이들을 기다렸다. 어제와는 달리 아이들은 순식간에 산을 넘었다. 3일의 라이과 야영 그리고 함께 해주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한뼘 자라게 했다. 힘들어 하는 친구를 배려하는 법을 배웠고 열악한 환경을 견디는 법을 배웠다. 핸드폰 없이도 재미있게 놀수 있는 법을 배웠고 지구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되었다. 마지막 숙소에 도착하여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원없이 신나게 놀고 편안하게 쉬었다.

 

▲  씽씽자전거동아리   © 군포시민신문

 

더운 날씨에 타이어가 펑크나 다같이 멈춰서서 수리를 하고, 얼굴이 까맣게 타서 서로 썬크림을 발라주며, 팔토시 없는 친구를 위해 팔토시를 한 짝 양보했던 아이들.

 

인생은 대부분 힘들고 잠깐 행복한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때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순간이 있고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하는 시간이 있다는 인생의 비밀을 이번 라이딩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고 나는 생각했다.

 

- 선생님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우울한데요?

 

함께 갔던 20대 청년선생님이 이야기 했다.

 

- 그래서 어떤 자세로 살 건가 정하는 것이 중요해. 행복할 것인가? 아니면 상황 탓하고 불행해 할 것인가?

 

4차산업 혁명시대에 아이들을 잘 키우는 방법 중 하나로 개고생프로젝트를 제시했던 나였지만 이번 라이딩은 정말 빡센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적응하고 그 시간동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어른이 가는 만큼 갈 수 있다.

 

* 씽씽자전거동아리는 삼성꿈장학재단의 지원으로 작년부터 별빛등대에서 군포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자전거 조립부터 시작해서 자전거 수리, 안전하게 자전거 타기 등 이론교육과 자전거 라이딩이 주요 교육 내용이다.

 


# 독자가 내는 소중한 월 1천원 구독료는 군포시민신문 대부분의 재원이자 올바른 지역언론을 지킬 수 있는 힘입니다. # 구독료: 12,000원(년간·면세)/계좌 : 농협 301-0163-7916-81 주식회사 시민미디어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8/08/10 [08:26] ⓒ 군포시민신문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