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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칼럼] JP에 훈장, 국민은 개·돼지인가?
 
김동민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기사입력  2018/06/25 [12:25]
▲   김동민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정부가 고 김종필 전 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하고 반대여론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린 결정이다.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의 하는 일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지지자들을 믿고 강행한 게 아닌가 싶다. 지방자치선거에서 압승한 후유증 같기도 하다.

 

김종필씨가 사망한 6월 23일 오후 6시 4분 뉴시스는 <정부, 故  김종필 전 총리에 ‘무궁화 대훈장’추서키로> 라는 기사를 내보냈다가 7시 38분에 “김 전 총리측이 언론에 훈장 추서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무궁화 대훈장’이 아니라 ‘국민훈장 무궁화장’이라고 알려와 바로잡습니다.”라는 내용의 정정기사를 냈다. 

 

세인들을 이것을 두고 오보소동이라고 하던데 엄밀히 말해 오보가 아니다. 김 전 총리측이라는 게 정진석 의원을 두고 말하는 건데 기자가 사실이라고 믿을만한 정황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확인하지 않은 잘못은 있다. 정진석은 김종필의 고향인 부여 출신의 국회의원이다. 원론적으로 국회의원의 말은 맞건 틀리건 기사가 된다. 정진석은 정부 관계자로부터 언질을 받아 전달했을 것이다.

 

▲ 황교안 전 총리가 2015년 6월 김종필 전 총리를 예방했다. (사진=국무총리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밤 김종필씨의 사망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한국 현대사의 오랜 주역이셨던 공적을 기려 정부로서 소홀함 없이 모실 것”이라며 “훈장 추서를 하기로 내부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훈장을 추서할지는 내일 오전까지 방침이 정해지면 바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은 아마 총리실 관계자로부터 방침을 듣고 ‘무궁화 대훈장’이라고 지레 짐작하여 발설했던 것 같다.

 

정부는 왜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훈장 추서를 서둘렀을까? 김종필이 말했던 대로 국민을 핫바지로 안 것일까? 영화 <내부자들>에서 조국일보 이강희 논설위원이 한 말이 생각난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경향신문기자들과 술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며 "99%의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도 했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김종필에 대해 “한국사회에 남기신 많은 족적과 명암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충분히 국가에서 예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훈장 추서 논란에 대해서는 “특별한 논란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상생하고 통합하는 정치에 대한 교훈을 남기셨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권에서도 뜻을 잘 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도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강희 논설위원이나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인식의 원조가 김종필이다. 그는 1995년 지방자치선거에서 충청도가 핫바지냐며 지역감정을 조장했다. 국민을 핫바지로 취급하는 인식이나 개·돼지로 취급하는 인식이나 오십보백보다. 특별한 논란 사항이 아니라는 홍영표의 발언은 개 ·돼지들이 반대한다고 하지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거라는 조국일보 논설위원의 말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김종필은 박정희의 종신집권 시나리오인 1972년의 10월 유신 선포를 전후하여 4년 6개월 동안 국무총리를 지냈다. 잘 알다시피 10월 유신은 골수부터 친일파인 박정희가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모델로 하여 천황의 자리에 오른 셀프 쿠데타였다. 이 때 유신정권은 김종필이 만든 중앙정보부를 앞세워 동아일보에 대한 광고탄압을 자행하여 기자 프로듀서 등 113명을 해고시킨 바 있다. 김종필이 저지른 만행은 하늘을 찌른다. 그런데 홍영표는 김종필이 “한국 정치사에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대한 많은 교훈을 남기셨다”고 한다.

 

이낙연과 홍영표 뿐만이 아니다. 조만간 국회의장이 되실 문희상 의원은 김종필이 “산업화의 기수였고, 민주화의 초석을 닦았다”고 평가했으며,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김 전 총리는 (DJP 연합으로) 정권교체라는 큰 시대적 책무를 다한 어르신”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장관은 논란의 와중에 훈장 추서를 확인하면서 김종필에 대해 “한국 현대사에서 영욕을 겪으면서도 당신이 해야 될 몫을 당당히 해주신데 늘 감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들 국민을 개·돼지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25일 김종필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결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결정을 밝혔으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훈장을 유족에게 전달한다고 한다. 개·돼지들이 그 깊은 뜻을 어찌 알겠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건강하고 강한 야당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이 지리멸렬할 정도로 여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니 선거 끝나면 늘 그렇듯이 국민들을 우습게 알고 멋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은 이 정부와 여당을 표로써 심판하고 건강한 야당을 만들어내야 한다. 물론 자유한국당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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