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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칼럼]어느 언론학자의 조선일보 편애(偏愛)에 대하여
 
김동민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기사입력  2018/06/21 [08:13]
▲   김동민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윤석민 교수의 6월 16일자 조선일보 칼럼 ‘팩트만을 직시(直視)하는 비판 언론이 유일한 희망이다’는 외눈박이 지식인의 무지함이 빚어낸 비극이다. 그는 “'매의 눈'으로 북핵 등 문제의 진실을 투시하며 정부를 견제하는 비판 언론의 역할이 너무도 중요하다.”라고 했는데, 조선일보가 ‘매의 눈’을 가진 비판 언론이라는 얘기는 코미디다. 조선일보에 대한 애정이 절절하다.

 

한 학기를 마치면 학생들이 강의평가라는 걸 한다. 내 경우 거의 빠지지 않는 불평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치 얘기 자체를 하지 말라고 한다. 사실은 그 학생이 편향되어 있는 것이다. 언론의 보도는 전방위에 걸쳐 있으므로 언론학자나 학생들은 시사이슈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윤 교수의 북핵문제에 대한 인식은 빵점이다.

 

“궁극적 북핵 문제 해결 방식인 '구체적인 스케줄에 따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아야 한다. 대신 북핵(北核) 폐기는 김정은 위원장의 선(善)한 의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서히 진전될 것임이 전 세계에 공식화되었다.”

 

▲ [조선일보] 팩트만을 直視하는 비판 언론이 유일한 희망이다 (2018 6월 16일자 오피니언 34면) 

 

얼마나 무지한 주장인가? 이게 팩트만을 직시하는 태도인가?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5시부터 1시간 정도 기자회견을 했는데, 기자들의 무식한 질문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했다. 폼페오 장관은 미국에 돌아가서도 윤 교수와 같은 기자들의 질문 아닌 질문을 받고는 정색을 하며 반박했다. 김정은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가 곧 CVID라는 설명이다. 이게 이해가 안 된다면 머리가 나쁘거나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고대 희랍의 철학자들은 인간이 이성적 동물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의 합리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인간은 편향되어 있으며 주먹구구식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신념에 사로잡혀 있으면 자기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만 찾으면서 확신범이 된다. 태극기 노인들이나 윤 교수 같은 지식인들이 조선일보를 좋아하는 까닭이다.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조선일보 따위는 보지 않는다.   

 

‘북핵 폐기’라는 표현도 사려 깊지 않는 비합리적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사고를 하는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많다. 그들의 배후에는 군수산업체들이 있다. 무기 팔아먹는 기업으로부터 광고비를 받아 운영하는 언론매체와 연구소들이 북미정상회담을 물고 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콧수염 볼턴을 안보보좌관으로 두는 까닭이 있다. 트럼프는 그런 매체들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볼턴으로 하여금 군수산업체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게 함으로써 불평을 해소시키는 것이다. 대단한 내공이다.

 

나는 성공한 CEO 출신들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해왔다. 주변의 얘기를 듣지 않고 자기가 결정하는 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고착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안철수, 정몽준, 문국현 등이 증명한다. 트럼프도 그런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 스타일이 이 사안에 대해서는 적중했다. 트럼프 스타일이 아니면 내부의 반대를 돌파하며 뚝심 있게 추진할 수 없는 문제였다. 우리에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가 한미합동훈련을 하지 않겠다면서 한 말도 사업가다운 발상이다.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 정부가 핵추진 항공모함은 1회 출동에 100억 원, B-2 스텔스 폭격기는 1회 출격에 60억 원이 드는 등 한번에 700~900억 원이 드는 워 게임(war game)을 안 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미국도 비로소 정상국가로 가는 길을 택한 셈이다.

 

윤석민은 “북핵 문제 해결에 실낱같은 희망을 부풀리지 않고 팩트(fact·사실)만을 직시(直視)하는 언론의 역할이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가 또 있었나 싶다.”라고 했다. 조선일보가 그런 비판언론이라는 얘기다. 소가 웃을 일이다. 트럼프가 어떤 결기로 추진하고 있는지 사실을 직시한다면 김정은의 선의(善意)에 달려 있다는 따위의 발상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언론의 역할은 팩트만을 직시하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다. 

 

끝으로 윤석민은 “대북 정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잠재우거나 순치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했다. 원론과 현실이 따로 노는 건 의식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쓴 글이다.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이론을 가르치면서 그 이론이 현실과 부합하는지 설명해주어야 한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지적한 조선일보 5월19일자 <북, 미 언론에 '풍계리 폭파' 취재비 1만 달러 요구>, 5월28일자 <한미 정상회담 끝난 날, 국정원 팀이 평양으로 달려갔다>, TV조선의 5월24일자 <풍계리 갱도 폭파 안 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 등이 비판언론의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보이나? 이런 악의적인 추리소설을 쓰는 매체를 두둔하는 언론학자는 정상일까? 허위 ·왜곡보도를 밥 먹듯이 하는 사이비언론에 자제를 요청하는 정부의 시도는 지극히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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