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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재칼럼]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기사입력  2018/06/21 [08:40]
▲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크게 이겨 지방권력이 교체되었다. 17개 시·도지사 선거에서 14곳을 차지했고, 자유한국당은 대구 경북 두 곳만 건졌다. 시·도의회는 무소속이 당선된 제주까지 포함해 15곳에서 다수당이 되었다.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서도 영남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휩쓸어 226곳 가운데 151곳을 차지했다. 자유한국당은 수도권에서 겨우 네 곳만 확보하는 등 53곳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시·군·자치구 의회도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했다.

 

지방선거의 승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평화올림픽이 된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시민들에게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핵문제해결의 희망을 주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고공행진을 계속했고,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도 야당을 압도했다. 반면 야당은 지리멸렬했다. 혁신에 실패한 자유한국당은 색깔론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바른미래당은 제3정치세력의 비전을 포기했고, 민주평화당은 존재감이 약했다.

 

이미 두 차례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교훈을 얻지 못한 자유한국당의 패배는 자명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에게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고를 무시하고 헌정유린과 국정농단을 계속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참다못한 시민은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렇게 경고와 심판이 잇달았음에도 자유한국당은 낡은 정치를 고집했다. 마침내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아예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직후 비상의원 총회를 열고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선거결과에 대해 ‘보수의 패배’라거나 ‘보수의 폭망’이라는 속어까지 써가며 비아냥거리는 평가들이 많다. 선거 결과는 ‘진보의 승리’이거나 ‘보수의 패배’가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적폐청산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보인 노력과 성과를 시민이 인정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더 잘 해주기를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자연히 사사건건 떼쓰듯 문재인 정부를 못살게 군 야당들에게 민심은 차가웠다. 

 

진보의 승리가 아닌 것은 진보정치세력을 대표하는 정의당이 받아든 성적표가 화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체장은 한 명도 없고 지역구 광역의원 1명, 기초의원 17명이 당선되었다.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기 위한 정당투표에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앞질렀을 뿐이다. 민중당이 기초의회 선거에서 약간의 의석을 확보하였을 뿐 사회당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정치세력으로 분류할 수 있는 정당들의 성적도 별로다.

 

보수의 몰락으로 볼 수 없는 건 엄밀히 말해서 자유한국당이 보수정당이 아니라 수구정당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소수 기득권 계층을 위한 정책에만 매달렸고, 지역정서 자극과 색깔론 공세로 명맥을 이어왔다. 그 동안 자유한국당을 보수정당으로 알고 있던 보수적 유권자들이 자유한국당의 실체를 알고 등을 돌렸다. 이제라도 자유한국당이 수구성을 벗어던지지 않으면 정치무대에서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른다.

 

이번 지방선거의 성과 가운데 하나가 우리나라 정치지형의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가장 눈에 띠는 현상은 지역을 근거로 하는 맹목적 지지 행태의 약화이다. 자유한국당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에서 예전과 같은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호남을 집중 공략한 민주평화당의 성적도 신통찮다. 일부 지역에서 기승을 부린 네거티브와 마타도어에 시민들이 흔들리지 않은 것도 중요한 변화이다.

 

투표율이 높아진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4년 전보다 3.4%P 늘어난 60.2% 투표율은 지방선거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승리가 점쳐지는 밋밋한 선거라 투표율을 낮추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투표율은 높아졌다. 판문점 선언과 북미정상회담도, 정책대결이 실종되고 네거티브가 판친 것도 시민 참여를 막지 못했다. 그만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시민의 욕구가 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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