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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주연, 바순
유성근의 오케스트라 이야기
 
유성근   기사입력  2018/06/02 [13:32]
▲ 유성근   

오케스트라 연주를 공연장에서 처음 접하는 분들이나 어린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악기 가운데 하나가 바순이다. 목관악기 중 가장 큰 악기이며 세로로 길게 생긴 갈색나무모양은 많은 관심을 받을만하기도 하다.

 

길이가 1m 40cm에 이르는 악기는 보기보다 꽤나 무겁다. 연주자들이 5등분하여 넣고 다니는 악기케이스는 보통의 서류가방 두 개정도 크기이나 실제로 들어보면 ‘이걸 어떻게 들고 다니나’ 싶을 정도로 무겁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의외로 바순 악기소리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KBS1 FM 프로그램 ‘당신의 밤과 음악’ 프로그램 시그널 뮤직으로 더글라스가 작곡한 「찬송Hymm」을 10년이 넘는 세월을 들어왔으니 한밤에듣는 악기의 매력은 사실 매우 강렬하게 남아있다.

 

바순은 다른 목관악기처럼 프랑스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며 ‘바순’이라는 이름으로 오케스트라 식구로 활약해왔다. 독일에서는 이탈리아어 파고토를 어원으로 ‘파곳’이라고 불려 현재는 두 개의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복잡한 연주법이 개량되며 100여 년 전부터 독일 헤켈사가 개발한 악기가 독점하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거의 모든 전문연주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 바순 연주자 (사진=픽사베이)     ©

 

바순은 만들기도 어렵고 연주도 어렵지만 악기 가격은 고가의 현악기에 버금간다. 2000년대 이전에는 웬만한 경제력으로는 전문연주자가 되는 것은 엄두도 못 내던 시절이 있었다.

 

바순은 오보에처럼 겹리드를 사용하기에 그 음색이 저음임에도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준다. 저음에서 리드악기가 주는 명확한 음색은 공명으로 울리는 배음이 풍부한 탓에 묘한 안정감을 주면서 편안함까지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도 오케스트라에서 바순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다양한 관현악곡에 등장시키지만 바순의 매력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에서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 바순 독주부분은 경쾌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악기의 특징을 살려내어 연주자들이 좋아하는 리드미컬한 멜로디로 관객 또한 그 멜로디에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심지어 6번 교향곡 「비창」에서 도입부분의 바순 독주 연주선율은 가장 엄숙하면서도 비통한 마음을 그보다 더 인상 깊게 표현할 수 있는 악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오케스트라의 주연으로 등장한다.

 

프로코피에프는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에서 인자한 할아버지 음성을 바순으로 표현하며 목가적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관현악곡 「볼레로」에서는 관악기들의 특징을 살리며 캐스터네츠와 스네어드럼의 반복되는 리듬에 맞춰 계속 주고받는 연주를 들려주지만 바순이 등장하는 부분은 단조로운 음악의 변화 속에 매우 특징적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바순이 갖고 있는 음색은 작곡가들에겐 포기할 수 없는 대체불가 악기이기도 하다.

 

오케스트라의 확장을 추구해온 근대의 작곡가들은 관의 길이를 늘려서라도 좀 더 매력 있는 저음을 요구하는 의도대로 관을 보조적으로 연결하여 늘려서도 연주하기도 했다. 현대에는 오케스트라 기존의 바순에서 한 옥타브 더 확장되어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낮은 음을 연주할 수 있는 콘트라바순이라는 악기가 만들어져 그 역할은 독보적이 되었다.

 

악기의 크기가 남다르고 도저히 들고 연주할 수 없어 바닥에 지지대를 세워 연주하는 모습을 최근 많이 연주되는 말러 나 브르크너의 4관 편성 관현악곡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중후한 저음으로 뒷받침하던 바순은 오케스트라의 확장에 가장 앞장서 발전해나가고 있다. 현재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주연으로 자리매김 해가는 매력이 풍부한 악기다.

 

유성근 작가는?

작곡 및 공연행정 전공 / 대한민국예술원 50년사 연구위원 역임/ 과천시립예술단 기획팀장 역임/ 부산시립예술단 사무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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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02 [13:32]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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