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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철 칼럼] 향후 더 이상 민·형사상 이의 제기하지 않는다는 합의의 효력
심규철의 일상법률 이야기(23회)
 
심규철 변호사   기사입력  2018/05/28 [00:03]
▲ 법무법인 에이팩   변호사 심규철

교통사고 등의 불법행위(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당사자 사이에서 일방이 상대방의 과실 등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경우를 민법상 “불법행위”라고 함:민법 제750조)로 인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이 소송까지 가지 아니하고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합의를 하는 경우엔 통상 적당한 합의금을 받고 “위 사건에 대하여 양  당사자는 원만히 합의를 하였으므로 향후 더 이상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민법을 지배하는 가장 큰 원칙이 私的自治인 만큼 당사자 간의 합의가 존중되고 법원의 재판도 이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유효한 합의로 인정되는 한 교통사고 등에 있어서 위와 같은 합의는 법원도 존중하는 것이므로 만일 위와 같은 합의에 반하여 별도의 손해배상소송이 이루어지는 등의 소의 제기가 이루어졌다면 법원은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가? 이른 바 부제소특약(不提訴特約)이라 불리는 위와  같은 합의에 반하여 소송의 제기가 이루어지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부제소특약이 이루어졌다는 항변을 제기하면 법원은 이에 대하여 소의 이익에 흠이 있다는 이유로 소각하(却下)판결을 하게 된다.


각하판결과 기각(棄却)판결은 각하판결은 본안의 심리에 들어가서 청구의 당부를 살펴 볼 필요도 없이 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문 밖에서 차버리는 것임에 반하여 기각은 일단 소송요건이 갖추어진 소송에 대하여 청구의 당부에 대한 심리에 들어가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 측의 청구를 배척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할 것이다.

 

▲ (사진=픽사베이)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측이 포괄적인 합의를 했다 하더라도 합의 당시에 예상할 수 있었던 피해의 범위를 넘는 중대한 후발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은 합의가 있었다 하여 아예 소제기를 막는다면 가혹한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일찍부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고 그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때에는 그 후 그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여 다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나, 다만 그 합의가 손해발생의 원인인 사고 후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손해의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의 사정으로 보아 예상이 불가능한 것으로서 당사자가 후발손해를 예상하였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합의금액으로는 화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할 만큼 그 손해가 중대한 것일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가 이러한 손해에 대해서까지 그 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다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계속하여 내고 있다(대법원 1991.4.9.선고 90다16078판결,대법원 1997.4.11.선고 97다423판결 등).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라 최근 법률신문(2018.4.5.자)에 좋은 하급심 사례가 보도되어 이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현대화재해상보험(주)를 상대롤 낸 합의무효확인청구 소송이었는데, 사안은 피해자가 2013.11. 경북 영천시의 한 국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서모씨가 몰던 차량에 치어 외상성 뇌내출혈 등 큰 부상을 입은 사건에서 피해자는 서씨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현대화재해상보험으로부터 4,500만원을 받고 합의하면서 “이후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어떠한 이유로든 민`형사 상의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할 것을 확약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음에도 피해자는 위 합의서 작성 이후인 2015.7.“사고로 외상성 시신경위축 증상 등 실명에 가까운 시력저하가 발생했다”며 “1억 55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현대해상 측은 “피해자가 부제소합의를 위반해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각하돼야 한다”고 맞섰으나 재판부는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의 사정으로 보아 예상이 불가능한 것으로서 당사자가 후발손해를 예상했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금액으로 화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할 만큼 그 손해가 중대한 것일 때에는 당사자가 이러한 손해에 대해서까지 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다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의 시력장해는 75%의 노동능력상실률이 예상될 만큼 중대한 것인데 피해자의 시력저하는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에야 진행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이 같은 후발손해는 합의 당시의 사정으로  보아 예상이 불가능한 손해로 보이는 바, 피해자가 이를 예상했더라면 사회통념상 4,500만원으로 합의하지는 않았을 것“라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자전거를 주행한 잘못이 있다며 피해자의 과실비율을 15%로 보아 이를 과실상계하여 현대해상의 책임을 85%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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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28 [00:03]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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