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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재칼럼] 김기식을 위한 뒤늦은 변명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기사입력  2018/04/17 [16:57]
▲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끝내 물러났다. 금융 개혁의 적임자가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된 것이 안타깝다. 김 원장은 물러났지만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와 검증, 국회의원들의 해외 출장 등 정치권의 관행이 안고 있던 문제들이 드러났다. 이렇게 드러난 문제점들은 이 기회에 꼼꼼히 따져보고 고쳐야 할 것들은 고쳐야 한다. 인사 때마다 빚어지는 소모적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도, 국회에 대한 ‘~카더라’식의 비판을 줄이기 위해서도, 아니면 말고 식으로 선정적 보도를 한 언론의 자정을 위해서도 그렇다.

 

김기식 원장이 물러난 건 후원금 5천만 원의 더미래연구소 기탁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 때문이다. 선관위 해석은 의원들이 더 나은 의정활동을 위해 연구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는 행위를 위축시킬 수 있다. 후원금을 정책연구활동에 쓰는 것은 권장해야지 규제해선 안 된다. 앞으로 선관위와 국회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김기식 원장도 문재인 대통령도 선관위의 해석을 받아들였지만 선관위가 해명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다. 왜 2016년 당시 김 원장이 신고한 후원금 처리 내역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그 당시 선관위가 위법이라 판단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그 때 문제가 해결됐을 것이다.

 

상황은 김기식 원장에게 처음부터 불리했다. 민심을 먹고 사는 정치는 시민이 갖는 의혹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는 순간 구차해지고 패배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시민들도 김 원장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금융감독원장이 되기에 부적절하다는 야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김기식 원장이 물러난 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 해석 때문이지만 첫 공세는 해외 출장 문제였다. 김 원장이 “피감기관의 부당한 지원(돈)을 받아 여비서와 함께 간 외유성 출장”을 갔다는 것이다. 피감기관의 지원, 여성 인턴 동행, 외유성 출장 모두 팩트이기도 하지만 팩트가 아니기도 하다. 야당과 언론의 선정적 문제 제기로 김 원장이 마치 엄청난 불법 탈법 위법을 한 것으로 보인 것이다.

 

출장비용을 피감기관이 지불한 건 팩트다. 그러나 출장을 의뢰한 것이 피감기관이므로 ‘부당하게 지원을 받았다’는 건 팩트가 아니다. 왜 피감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피감기관의 요청을 받아들인 출장이 적절한 것이었나 아니었나를 따져야 한다. 피감기관이 출장을 제의한 것이 로비용이었다면 이를 몰랐던 김 원장의 책임도 있지만 피감기관의 문제는 없는가. 여성 인턴의 동행도 팩트다. 그러나 직원의 성별을 자꾸 강조하거나 직급과 승진을 거론한 건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정치공세일 뿐이다. 여성 직원은 남성 의원과 함께 출장을 가면 안 되는가. 이게 문제라면 여성 의원이 남성 직원을 대동하는 건 괜찮은가.

 

인턴의 해외 출장과 승진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보좌직원은 낮은 직급부터 시작해 일정한 기간을 채워야 승진하는 일반 공무원과는 운영시스템이 다르다. 인턴은 직급이 없는 것이지 9급보다 낮은 직급이고, 9급 8급을 거쳐서 승진해야 하는 게 아니다.

 

‘외유성 출장’도 팩트지만 관광지를 들렀다고 ‘외유성’이라 부친 딱지는 팩트가 아니기도 하다. 출장의 성과가 없거나 업무와 관계없는 시찰 등에 치중하는 건 문제다. 그러나 성과가 있는데도 ‘외유성’이라 규정하면 의원외교가 위축될 수도 있다. 선관위 판단처럼 출장 성과 등 종합적으로 판단할 일이다. 또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문제가 제기되었고 시민의 관심도 높아졌으므로 이 기회에 전반적 조사와 분석을 하면 좋겠다.

 

더미래연구소와 관련된 주장들도 팩트가 아닌 것들이 많다. 필자도 회비를 내고 있는 더미래연구소는 김기식 원장의 개인 연구소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진보 개혁적인 성향의 국회의원 20여 명으로 구성된 ‘더좋은미래’라는 의원연구단체가 만든 싱크탱크이다. 더미래연구소는 국회사무처에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고 필자를 비롯해 많은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연구소의 모든 활동은 이사회와 운영위원회 등 의결기구의 결정에 따르는 것으로 김기식 원장이 멋대로 운영하지 않았다. ‘고액강좌를 부당하게 강요’했다는 것도 팩트가 아니다. 문제가 된 ‘미래리더 아카데미’수강자는 공개적으로 모집했고, 모두 자발적으로 수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기식 원장에 대한 시민의 비판이 높았던 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 그리고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에 대해서 거는 기대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김 원장도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은 수용하겠다.”고 했을 것이다. 정치는 민심을 먹고 산다. 시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문재인 대통령도 더불어민주당도, 물러난 김 원장도 잘 헤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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