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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보! 탄자니아] Maweni Farm
더웠던 그 겨울의 기록 (9회)
 
신선임 안산선부중학교 교사   기사입력  2018/04/11 [08:32]

편집자주] 속달동 주민 신선임 씨와 아이들 김형준, 김혜린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매주 수요일에 13회 연재합니다. 지난 1월 4일부터 27일까지 24일간 '더웠던 그 겨울의 기록'이 펼쳐집니다. '잠보'는 '안녕'이라는 인삿말입니다.

 

연재_1. 가자! 탄자니아로 2. 탄자니아에 도착 3. Mangrove Lodge 4. Village Tour 5. 마꼰데 부족의 성년식 6. 노예 시장 7. 잔지바 피자 8. 부리야트인을 만나다 9. Maweni Farm 10. Lars Johansson 11. 모시 Moshi 12. Malik 13. Masaai


 

수영장과 숙소를 오간 탕가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오늘은 루쇼토로 향한다. 탕가에서 부터는 계속 서쪽으로 이동하게 되니 점점 내륙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루쇼토까지는 거리가 멀지 않아(4시간) 미니버스를 타고 가는데 출발 시간이 일정하게 없고 좌석이 차면 출발하는 식이다. 통로 양 옆으로 각각 2개씩 좌석이 있는데 좌석을 늘리기 위해 사이에 등받이 없는 의자를 하나씩 끼워 넣어 놨다. 우리는 편하게 좋은 좌석을 잡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거나 서서 가야 한다.

 

아이를 데리고 탄 한 아주머니는 자기 아이가 어디에 앉을지 관심이 없다는 투다. 대충 뒤로 보내어 우리 사이 통로에 앉게 하고 자신은 앞에 앉아 버린다. 얼마 후에 그 사이를 비집고 한 젊은 아주머니가 오더니 통로에 앉아 있던 그 아이를 앞으로 보내 버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를 차지해 버린다. 아이들 좌석을 따로 사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통로에 앉아 있던 그 젊은 아주머니가 웬 아이를 안고 있다. 앞자리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겨 놓았다가 엄마 품에 돌아왔나 보다. 등반이도 없는 의자에 젊은 엄마는 허리를 휘청거리며 잠이 들었는데 고 어린 것이 울거나 보채지도 않는다. 모자가 너무 힘들어 보여 자리를 양보했더니 마다하지 않는다. 둘러보니 아이들이 참 많이 타고 있는데 갓난쟁이 빼고는 모두다 무던히 앉아 있다.

 

오히려 짜증을 부리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다. 차가 정차할 때마다 언제 도착하느냐고 묻고 뒤에 사람이 제 머리를 건든다며 화를 낸다. 완행버스라 도착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마을을 다 들르는 것 같다. 버스가 마을 정류장에 도달할라치면 상인들이 뛰어와서 창 안으로 탄산음료, 과일, 과자를 들이밀곤 한다. 어느덧 창밖으로 풍광이 완전히 달라지면서 버스는 이제 산악 지대로 접어든다. 해발 2000 미터에 달하는 우삼바라 산을 굽이치는 도로를 버스는 잘도 달린다. 드디어 루쇼토 지방에 온 것이다.

 

  해안 지대에 비해 말라리아 감염률이 급격히 낮아질 정도로 고산으로 둘러싸인 루쇼토에는 산등성이 곳곳에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오늘 묵을 숙소는 마웨니팜Maweni Farm인데 루쇼토 타운에서 30킬로 떨어진 소니Soni 지방에 위치해 있다.

 

며칠을 지내도 지겹지 않을 이 풍경,  마웨니팜Maweni Farm  

 

도착하니 사람 좋게 생긴 매니저가 우리를 반겨 준다. 음샤바 씨는 원래 잔지바 출신인데 이렇게 산악 지대에 살고 있다며 웃는다. 소니 타운에서 2킬로 쯤 더 들어간 곳에 위치한 농장은 1923년 식민지 개척을 위해 들어 온 독일인들이 일구기 시작했는데 원주민들을 고용하여 커피 등 열대작물의 플랜테이션을 넓혀 갔다. 그 독일인의 딸이 인도 출신의 카렘지Kariemjee와 결혼을 한 후 카렘지가 농장을 이어 받아 오랫동안 경영하게 되는데 1961년 탄자니아가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후 농장은 탄자니아 정부에 귀속되었다. 2000년부터 스웨덴인 라스가 정부로부터 장기 대여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농장에 처음 도착하여 숙소가 늘어선 통로를 지나 뜰로 나오는 순간 숲 속의 낙원이 펼쳐졌다. 여느 유럽의 공원보다 잘 가꾸어진 정원, 널찍한 연못 가장자리로 열대 고목들이 빙 둘러쳐져 있는데 나무들이 색색들이 꽃을 피우는 사이로 혼빌Horn Bill이 묵직한 소리로 울고 있다. 원숭이 한두 마리가 나무에 보이는가 싶더니 가만히 보니 대가족이다.

 

  오늘 밤 우리는 이 숙소에 머무는 유일한 게스트다. 야채수프에 망고와 파파야를 갈아 만든 생과일 주스, 커리를 곁들인 치킨에 클로브 향이 나는 토마토 오이 샐러드까지 군침이 돈다. “엄마, 치킨이 고무 씹는 것 같아요.” 닭다리를 뜯는데 살이 고무줄 튕기듯 질기다.

운동을 많이 한 닭이라 그래. 우리가 이런 거 언제 먹겠냐? 많이 먹어둬.”

 

식당에는 우리 셋 뿐 매니저도 주방 사람들도 오로지 우리 세 명의 식사를 위해 여기서 일하고 있다니 묘한 생각이 들었다. 며칠을 지내도 지겹지 않을 이 풍경을 감상하며 아예 사흘을 눌러 있기로 했다. 여행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게을러지는 우리들이다. 201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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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1 [08:32]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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