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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재칼럼] 개헌과 비례성의 딜레마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기사입력  2018/04/10 [08:15]
▲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4월 임시국회는 개헌안을 다룰 마지막 기회이다.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할 수 있을지, 아예 개헌이 물 건너갈 지가 4월 국회에서 결정된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서 개헌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도 개헌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4월 임시국회는 안타깝게도 첫날부터 헛돌고 있다. 지방선거 전에는 더 이상 임시국회를 열지 못할 터이므로 4월 임시국회가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되어야 한다.

 

4월 국회는 할 일이 많다. 정부가 제출한 ‘청년 일자리 추경’을 반드시 처리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 판결로 효력이 정지된 국민투표법도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개헌 논의이다. 좋은 국회표 개헌안을 만들어내면 지금까지 개헌논의가 지지부진하다고 비판받았던 것을 단숨에 만회할 수 있다.

 

시민이 정치권보다 더 개헌을 바라는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시민이 개헌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건 개헌이 시민의 뜻과는 무관하게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개헌요구는 촛불혁명 과정에서 나왔는데 개헌이 좌절될 경우 시민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통령 발의 개헌안은 국회의원 선출에서 비례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의 의석은 투표자의 의사에 비례하여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회 의석이 정당 지지율에 따라 배분되어야 함을 뜻한다. 진보정치세력과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유한국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엉뚱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 양당은 기초의회 선거구를 비례성이 악화되는 방향으로 획정했다. 각 시‧도 선거구획정위원회가 4인 선거구를 늘렸지만 서울시의회 등 대다수 시‧도의회가 거의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갠 것이다. 사사건건 맞서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나눠먹기만은 손발이 척척 맞았다.

 

이런 선거구 획정은 개헌논의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비례성강화와 지방분권강화라는 과제에 크게 어긋난다. 이대로 지방선거를 치르면 기초의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분점 지배할 것이다. 비례성은 더 악화되고 소수정당의 생활정치 참여도 더 어려워지게 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참 크다. 자유한국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다른 야당을 끌어들이기 위한 협상카드였다면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안에도 담겨진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전략적으로도 더불어민주당에게 유리하지 않다. 이대로 선거를 치르면 자유한국당이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의회를 장악하거나 2당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힘을 잃어가던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를 계기로 당 지지율을 추슬러서 사사건건 국정운영을 가로막을 것이다.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은 시‧도의회의 권한이지만 당론과 어긋나는 것이라면 중앙당에서 강력하게 문제를 삼았어야 한다. 시‧도의회의 권한행사와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하지만 어떤 결정도 그대로 놔두어야 하는 건 아니다. 개헌안에 담긴 내용과 반대로 행동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개헌논의에서 소수정당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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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0 [08:15]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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