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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상칼럼] 걱정이 사람을 잡아먹는다.
정홍상의 일상건강이야기(9회)
 
정홍상 행복한마을의료사업 행복한마을 한의원 원장   기사입력  2018/04/02 [08:25]
▲ 정홍상 행복한마을의료사업 행복한마을 한의원 원장    

건강에 대한 염려는 필요합니다. 아픈 증상이 있을 때 길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증상을 무시하다 보면 뒤늦게 큰 병에 걸린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말처럼 건강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병일 수도 있습니다. 건강염려증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지나친 걱정은 질병을 더욱 나쁘게 만들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로 몸의 정상적인 생리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진료한 한 환자가 기억이 납니다. 몇 달째 한의원을 다니던 사람입니다. 때로는 소화가 안 되기도 하고 기침이 나기도 해서 한의원에 왔습니다. 그런데 걱정이 많습니다. 기침이 나면 이러다 내가 큰 병이 걸리는 것은 아닌지, 큰 병인지 모르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검사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나래를 폅니다. 하지만 막상 검사를 해서 큰 병이라는 진단이 내릴까 봐 검사 받기를 망설입니다.

 

이렇게 유난히 더 근심 걱정에 사로잡히는 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걱정이 사람을 잡아먹는 다고 할까요. 언젠가는 이틀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합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잠을 설친 것입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저런 걱정이 계속 떠오를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런데 이 질문에 함정이 있습니다. 걱정을 없애기 위한 능동적인 어떤 행위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능동적인 행위 말고 다른 길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그럴 때 일어나는 생각을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말고 그대로 놔두는 것입니다. 방관자처럼 그냥 일어나는 생각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괴로운 생각이 일어날 때 우리는 흔히 어떻게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자지 않으면 내일 힘든데, 생각하지 말아야지, 잡념에 빠지지 말아야지.’하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럴수록 수렁에 빠지듯이 더욱 깊이 생각에 잡혀 있게 됩니다. 여기에도 작용-반작용 법칙이 작동합니다. 밀어내면 낼수록 더욱 달라붙습니다. 내버려두면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질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가만히 있지 않고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은 마음의 속삼임입니다. 해결할 능력도 없는, 무력한 이성이 지껄이는 넋두리일 뿐입니다. 마음에서 무슨 생각이 일어나든지 그냥 가만히 지켜봅니다. 어떤 생각이 일어나든지 허용하고 받아들입니다. 생각 내용에 빠져 들지 말고 그 과정을 관찰합니다. 관찰은 호기심으로 탐구하는 것입니다. 지금 잠시 읽는 것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찾아보세요. 뭔가 느껴지나요?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보려는 그 마음, 그것은 아무런 내용이 없는 투명한 의식입니다. 순수한 의식이죠. 어떤 선입견도 없고, 무슨 이익을 보려는 마음도 없는 순수함이죠. 그런 투명한 의식으로 마음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가만히 지켜보는 겁니다.

 

걱정이 일어날 때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가만히 호흡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들숨, 날숨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들어오는 숨은 들어오는 대로, 나가는 숨을 나가는 대로 느껴봅니다. 잠이 안 올 때도 숨에 집중하다 보면 스르르 잠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여기서 근심 걱정을 하는 자신을 자책하는 것입니다. ‘나는 왜 이러지. 참 못 났구나.’하는 자책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생각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저절로 떠오르는 것입니다. 부는 바람을 멈추게 할 수 없듯이 일어나는 생각도 자연현상과 같은 것입니다. 그 생각을 멈추게 하려고 헛심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근심 걱정하는 자신을 자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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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02 [08:25]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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