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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재칼럼] 행복한 대통령이 보고 싶다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기사입력  2018/03/26 [08:28]
▲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대표  

“행복한 대통령이 보고 싶다.”로 시작되는 글을 또 다시 쓴다. 어떤 대통령이 행복한 대통령일까?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구 휘두른 대통령도, 권력을 이용해 엄청나게 돈을 챙긴 대통령도 아니다. 임기를 마치고 온 국민의 아쉬움 속에 열광적으로 박수를 받으며 청와대를 떠나는 대통령이 행복한 대통령이 아닐까? 행복한 대통령이 보고 싶은 건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사람’의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첫 번째 대통령은 헌법을 무리하게 고치고, 부정선거를 저지르면서 대통령 임기를 이어갔지만 끝내 스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부정선거에 항의하던 시민들이 경찰 발포로 목숨을 잃자 하와이로 달아난 그는 죽을 때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그 다음 대통령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정치군인에게 시달리다 물러났다. 내각제 정부인 탓도 있지만 그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존재감이 약하다.

 

총칼로 권력을 빼앗아 헌정을 문란시키고, 인권을 짓밟으면서 장기집권했던 세 번째 대통령도 불행한 최후를 맞았다. 부인을 총탄에 잃더니 자신도 측근의 총에 맞아 재임 중에 세상을 떴다. 네 번째 대통령은 전임자의 ‘유고’로 얼떨결에 최고권력자가 되었다. 그는 12.12와 5.17로 권력을 찬탈한 신군부에게 휘둘리다가 채 1년도 안 돼 쫓겨났다.

 

대통령 임기를 제대로 다 마치고 청와대를 떠난 건 다섯 번째 대통령부터이다. 임기를 마치고 제발로 청와대를 떠났지만 행복한 대통령들은 아니었다. 수천 시민의 피로 물들인 총칼로 권력을 찬탈한 다섯 번째 대통령은 퇴임 후 감옥살이를 했다. 최근에 그는 다시 광주 발포 책임 논란에 휘말려 있다. 그를 도운 공로로 후보가 되고 야당 지도자의 분열에 힘입어 선거에서 이긴 여섯 번째 대통령도 퇴임 후 재임 중 비리로 옥고를 치렀다.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일곱 번째 대통령도 쓸쓸하게 청와대를 떠났다. 아들의 비리와 전횡, 그리고 임기말 세계적 외환위기 속에 IMF 체제가 되면서 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혔다. 여덟 번째 대통령은 IMF 체제를 조기에 극복하고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분위기를 조성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도 아들들의 비리문제로 어두운 표정으로 청와대를 떠났다.

 

아홉 번째 대통령은 퇴임 이후 정치보복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뒤 재평가를 받았지만 퇴임 당시에는 평가가 매우 낮았다. 전임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열 번째 대통령은 임기를 마친 뒤 5년 만에 구속되어 법의 의한 단죄를 기다리고 있다. 그의 구속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댓글공작, 특활비, 뇌물수수, 다스 의혹 등 그동안 제기되었던 수많은 의혹들에 대해 이제야 제대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열한 번째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파면되어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세 번째 대통령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극우보수의 맹목적 지지를 자양분 삼은 첫 번째 부녀대통령, 첫 번째 여성대통령의 끝은 허망했다. 그는 헌정유린과 국정농단, 무책임한 국정운영으로 1심 재판에서 징역 30년을 구형받았다. 3불(불통 불안 불공정) 3무(무능 무책임 무원칙) 정권이 막을 내리면서 유신독재의 망령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열한 번째 대통령에 이어 열 번째 대통령까지 형사 처벌을 받는 것은 결코 나라의 불행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도 죄를 지었으면 재판을 거쳐 죗값을 치르도록 하는 게 시민이 바라는 나라다운 나라 아니겠는가. 다만 모든 대통령의 마지막이 아름답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들에 대한 단죄를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정말로 행복한 대통령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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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6 [08:28]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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