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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재칼럼] #미투 - 정치혁명에서 사회혁명, 문화혁명으로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   기사입력  2018/03/13 [08:06]
▲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대표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무너졌다. 수행비서가 성폭력을 폭로하자마자 안희정 전 지사는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정봉주 전 의원은 출마기자회견을 연기했고, 민주당 복당이 불투명해졌다. 역시 서울시장 선거출마를 준비하던 민병두 의원은 의원직 사퇴 의사까지 밝혔다. 충남도지사 선거출마를 준비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미투는 아니지만 성추문에 휘말렸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가 불러일으킨 ‘#미투(MeToo)’바람이 점점 거세지면서 사회 곳곳으로 번져가고 있다. 검찰 내부 성추문사건을 고발한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서 검사의 글은 우리나라 미투운동을 촉발시켰다. 문화예술계, 체육계, 종교계와 학교 현장 등에서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많은 피해자들의 고백과 폭로가 이어졌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투’동참이 그다지 파장이 크지 않아 정치권을 비껴가는가 싶었지만 마침내 정치권도 흔들고 있다.

 

‘흰 장미 브로치’를 다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위드유(WithYou)’캠페인이 활발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적극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부와 정당들은 성폭력 특별대책 TF, 젠더폭력방지 TF 등을 만들어 성폭력 피해자들이 쉽게 문제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미투’에 동참했다. 정춘숙 의원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안’을 발의했다.

 

▲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미투’는 촛불혁명이 정치혁명에 머물지 않고 사회혁명, 문화혁명으로 확산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6월항쟁은 정치민주화를 이뤄냈지만 사회적 경제적 민주화로 확산되지 못했다. 헌정유린과 국정농단의 지도자를 끌어내린 촛불혁명은 정치적, 시민적 권리를 확대시킨 점에서 6월항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미투’를 통해 생활적, 문화적 영역의 민주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촛불혁명은 사회혁명, 문화혁명으로 진화중이다. 바람직한 일이다.

 

‘#미투’가 한바탕 회오리바람에 그치지 않으려면 무고한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된다. 폭로된 수많은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하고 가해자는 엄중 처벌받아야 한다. 더 중요한 건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기존의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일이다. 양성 평등한 사회구조와 문화를 만들어내야 사회혁명, 문화혁명이 완성된다.

 

정치혁명에서 사회혁명, 문화혁명으로 가는 길목에 정치적 미세먼지가 끼었다. 대표적인 것이 음모론이다. 음모론에는 ‘#미투’를 ‘진보진영의 분열을 노리고 있다’고 보는 시각과 ‘권력내부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진보진영분열 음모로 보는 대표적 발언은 “미투운동이 진보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는 공작에 이용될 것”이라고 경고한 언론인 김어준 씨다. 권력갈등으로 보는 대표적 발언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임종석 기획설’이다.

 

음모론이 문제인 건 사태의 본질이 흐려진다는 데 있다. 진보진영분열 음모는 참 나쁜 것이므로 당연히 밝혀내야 한다. 그러나 증거도 없이 섣불리 음모를 거론하면 자칫 용기를 낸 피해자들이 음모의 주역이거나, 음모에 따라 움직인 꼭두각시로 취급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남성 중심적 사회 구조에서 가해자였던 사람이 음모의 희생자로 여겨지게 된다. 또 그 동안 말하지 못했던 피해자의 목소리를 다시 막아 버리게 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투’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문제다. 홍준표 대표가 농담이라고 한발 뺐지만 느닷없이 ‘기획설’을 제기한 것도, “좌파들이 미투에 많이 걸리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도 선거를 의식해서이다. 선거는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의 인권도 중요하고, 촛불혁명이 사회혁명, 문화혁명으로 진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투’바람은 계속 불어야 하고 정치권은 손익계산에 앞서 법적 제도적으로 #미투를 응원할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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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13 [08:06]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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