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1인 ‘절대권력’의 ‘황제’인가?[김동민칼럼] 중국에 대한 언론의 삐닥한 시각...일본과 닮았다
작년 10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의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공산당 당장(黨章)에 올렸다는 사실을 두고 ‘개인 숭배’, ‘덩샤오핑 시대와의 단절 선언’등 사실에 기반 하지 않은 추측보도가 난무한 바 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신문의 10월 25일자 1면 머리기사는 <시진핑,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다>로 똑같았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3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린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국가주석직의 2연임 초과 금지조항을 삭제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하 ‘시진핑 사상’)을 헌법 서문에 추가하게 된다. 언론은 이번 대회의 초점을 국가주석의 2연임 초과금지 조항 삭제에 맞추고 '1인 독재 황제 체제’로 규정하기에 바쁘다.
<시진핑 사상 명문화 ·임기 제한 삭제…‘시황제 절대권력’굳힌다>(서울신문), <시진핑 ‘황제 만들기 개헌’…헌법서 글자 10개 없앤다>(중앙일보), <‘주석 임기 철폐’나오자 박수…중, 시진핑 1인 체제 막올라>(한겨레신문), <中 시진핑, 임기제한 폐지 ‘권력강화’…사실상 ‘황제’등극>(이데일리) 등이 그것이다.
과연 그럴까?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이어 헌법에 명시하고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하면 시진핑이 덩샤오핑 시대와 단절하고 마오쩌뚱 반열에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1인 절대권력의 황제가 되는 것일까? 진(秦)나라 시(始)황제를 연상시키는 시(習)황제? 과장이 심하다. 중국에 대한 무지와 편견, 선정주의의 산물이다.
마오쩌뚱은 공과가 있는 인물이다. 1921년 불과 50명으로 시작한 공산당을 이끌고 오늘의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한 공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권위를 갖게 되었다. 건국 이후 범한 숱한 과오에도 불구하고 국부(國父)로서 추앙받고 있는 까닭이다. 마오의 과실을 뒤로 하고 오늘날 중국 경제의 초석을 놓은 이가 덩샤오핑이다.
그 기반으로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으며 시진핑을 그 중심에 세우는 것이다. 시진핑 사상이라는 것은 1982년 9월 공산당 제12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이 제시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의 연장으로서 그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목표와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시진핑 개인의 무슨 새로운 사상이 아니라 공산당의 새 시대 방침인 것이다.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 삭제도 시진핑이 무력을 앞세워 독단으로 하는 게 아니다. 박정희의 쿠데타와 10월 유신을 연상하면 안 된다. 시진핑의 힘은 흠이 없는 깨끗한 인물이라는 점에 있다. 거기에 실력과 정의로움과 더불어 대장정(大長征)의 핵심이었던 아버지 시종쉰(習仲熏, 1913~2002)의 후견이 결합되어 있다.
기자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만으로 기사를 써서는 안 된다. 중국 헌법 제1장 총강 제1조는 “사회주의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근본제도다. 어떤 조직이나 개인이 사회주의제도를 파괴하는 것을 금한다.”라고 하여 중국이 사회주의국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1인 독재니 황제니 하는 발상은 가당치도 않다.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눈에 보인다고 본 게 아니다(心不在焉, 視而不見). 공자님 말씀이다.
중국은 공산당이 통치하는 나라다. 공산당이 만든 인민해방군이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부패한 국민당을 제압하고 세운 나라가 중화인민공화국이다. 따라서 국가 위에 인민해방군이 있고, 인민해방군 위에 공산당이 있다. 시진핑은 임기 제한이 없는 공산당 총서기 및 군사위원회 주석과 더불어 중임제의 국가 주석을 맡고 있는 바, 이번에 국가주석직의 임기 제한까지 삭제하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황제 운운하는 것은 코미디다.
중국의 정치제도를 자본주의 국가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눈을 감고 코끼리 만지는 격이다. 다당제와 선거만이 민주주의인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democracy)란 민중의 통치를 의미한다. 중국의 헌법은 “중화인민공화국은 공인계급이 영도하는, 공농연맹을 기초로 삼는 인민민주전정의 사회주의국가다.”라고 하고 있으니 이것을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편견일 뿐이다.
임기 제한이 없다고 해서 자기 맘대로 죽을 때까지 하는 것도 아니다. 후진타오(胡錦濤)는 장쩌민(江澤民)으로부터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국가중앙군사위 주석을 승계했고, 2012년 그 직을 모두 시진핑에게 이양했다. 임기 제한이 없는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까지 이양했다. 이번에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없앤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 당이 합의한 것으로 1인 체제도 절대권력도 아니다. 시진핑이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적임자가 나타나면 전임자들처럼 모두 이양하고 물러날 것이다.
덩샤오핑 이래 경제건설이 궤도에 오른 시점에서 부패를 척결하며 일사분란한 팀워크로 덩이 제시한 온포(溫飽)와 소강(小康)을 넘어 중부(中富)를 달성하기 위한 여정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 인민일보가 “당 총서기, 당 중앙군사위 주석 및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 국가 주석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것이 국정에 부합하며 당의 전면적인 영도와 당 ·국가 지도체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보도한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본의 신문들은 시진핑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장쩌민이 임기제한 철폐를 단호하게 반대했지만 시진핑이 말을 듣지 않고 강행했는데 그 이유가 “자신의 반부패 및 군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당내 불만이 커서 5년 뒤 퇴임시 상당한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엽기적인 추리소설이다.
마이니치신문도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것이 역사가 보여주는 진리”라며 “내정뿐 아니라 외교에서도 강권 체질의 여파가 나타나면 미일, 그리고 주변국과의 마찰도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소가 웃을 일이다. 왜 일본 신문의 보도는 믿으면서 당사국인 중국의 보도는 묵살하는가?
시진핑은 5년 동안 장관급 이상 공무원 440명에 대해 관직과 당원 자격을 박탈했으며, 파면한 장군의 숫자가 1949년 공화국 선포까지 전투에서 사망한 장군들보다 많았다고 한다. 이들의 상당수는 장쩌민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품고 키운 자들이다. 시진핑은 장쩌민의 선택으로 총서기와 주석이 되었지만 부패척결에 대해서는 성역이 없었다. 이러한 면모가 당의 신뢰를 쌓았고, 공산당이 임기를 연장해서라도 시진핑에게 맡기고자 하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중국에 대한 우리 언론의 관점은 일본 언론의 삐뚤어진 보도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언론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저널리즘의 규범과는 거리가 멀다. 역사를 왜곡하며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아베 정권의 태도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당연히 중국에 대해서는 배타적이고 미국을 추종한다. 우리가 그런 언론의 태도를 따라서야 되겠는가. 중국을 바로 아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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