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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보! 탄자니아] Village Tour
더웠던 그 겨울의 기록 (4회)
 
신선임   기사입력  2018/03/06 [08:08]

편집자주] 속달동 주민 신선임 씨와 아이들 김형준, 김혜린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매주 수요일에 13회 연재합니다. 지난 1월 4일부터 27일까지 24일간 '더웠던 그 겨울의 기록'이 펼쳐집니다. '잠보'는 '안녕'이라는 인삿말입니다.

 

연재_1. 가자! 탄자니아로 2. 탄자니아에 도착 3. Mangrove Lodge 4. Village Tour 5. 마꼰데 부족의 성년식 6. 노예 시장 7. 잔지바 피자 8. 부리야트인을 만나다 9. Maweni Farm 10. Lars Johansson 11. 모시 Moshi 12. Malik 13. Masaai


 

망그로브 로지의 주인인 하지는 잔지바의 츄이니 사람인데 그의 아버지가 일구어 온 해변가 농장에 로지를 짓고 손님을 맞고 있다. 그는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츄이니 지역뿐만 아니라 잔지바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어 빌리지 투어는 오롯이 그의 담당이다. 투어를 함께 하게 된 카롤라인은 네덜란드에서 온 소년범 담당 변호사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을 유난히 예뻐한다.
 

내륙의 울창한 삼림으로 더 들어가니 시멘트와 철근 구조가 아닌 흙과 나무 코코넛 잎으로 지붕을 이은 토착민들의 집이 나타났다. 하지는 주민들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집을 보여줘도 되는지 허락을 구했고 그런 하지를 거절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어디를 가나 환영 받았고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모두들 기꺼이 집을 열어주고 잘 안내해 주었다.


모든 집은 3대 이상이 모여 사는 대가족이었기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고 꼬맹이들이 늘 주변에 얼쩡거렸다. 하지의 가방에는 요 녀석들에게 줄 공책과 연필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처음 들어간 집에서 마침 밥을 짓고 있었다. 장작으로 불을 때다가 밥물이 잦아지면 숯이 된 장작을 뚜껑 위에 올려놓고 뜸을 들였다. 한 번 맛보고 싶다고 했더니 카사바 잎을 무친 반찬을 곁들여 주었다. 배가 고팠던지 준과 린은 자연스럽게 손으로 집어 먹었다.


코코넛은 쓸모가 많다 즙을 마시고 난 과육을 긁어 먹을 수 있고 나머지는 말려서 땔감으로도 쓴다. 잎은 솜씨 좋게 짜서 지붕을 잇는데 마침 한 건장한 노인이 잎을 짜고 있어 여쭤 보는데 33년생이니 나이를 계산해 보라고 한다. 할머니도 옆에서 코코넛 밀크로 밥을 짓고 있다. 아프지 않는 한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가 일을 하는 모습이었다.

 

▲  Village Tour의 일상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따로 유흥의 거리가 없으니 먹을 양식을 기르고 밥 먹을 준비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상만을 영위한다. 황토로 만든 집에는 가재도구도 별로 보이지 않고 그저 바닥에 거적 대기 깔고 모기장 걸어놓고 자는 정도이다. 이런 집들 사이에는 온갖 과일 나무들이 지천이다. 바나나, 망고, 잭프룻, 패션프룻, 파파야, 아보카도, 파인애플, 만다린 거기다가 레몬그라스, 후추, 클로브, 계피 등 허브와 향신료도 그득하다. 씨앗을 따로 뿌린 적도 없고 거름을 주거나 농약을 준적도 없이 저절로 나고 저절로 익으니 그냥 따 먹으면 될 일 이었다. 파파야가 다 익었는데도 따 가는 사람이 없고 망고가 떨어져 바닥에 굴러다녀도 집어가는 사람이 없다. 서두르는 사람 없이 느긋하고 적당히 게으르게 사는데 낙원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이들이 문명 세계에 사는 이상 여기는 낙원이 될 수가 없다. 아이가 말라리아에 걸리면 약을 사 먹어야 하고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엄청난 돈이 든다. 자녀가 학교 다닐 나이가 지났는데 마냥 집에 붙잡아 둘 수만은 없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면 교복을 사는 일부터 공책 한 권까지 모두 돈 드는 일인데 시골에서는 돈을 벌수가 없다. 젊은이들은 도시로, 도시로 흘러가지만 인구는 많고 일자리는 부족하니 도시 생활도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젊은이가 떠난 마을은 차츰 균열이 일어나 전통 사회가 붕괴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삼사십 년이라는 시간 간격을 두고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데자브뷔를 느끼는 것은 씁쓸하면서도 슬픈 일 이었다. 20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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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6 [08:08]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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