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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일도 엄마 따라 올거예요”
평생엄마의 즐거운 육아이야기 시즌2(18화)
 
강문정 ‘깜빡하는 찰나, 아이는 자란다’ 저자   기사입력  2018/02/23 [08:27]

바람이 강하고 몹시 춥던 날, 전철을 탓습니다. 두꺼운 외투로 잔뜩 움추린 사람 틈으로 아이 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 옆에 앉아 종알거리는 여섯 살쯤 되 보이는 남자아이 소리였습니다. 아이 옆자리 손님이 일어 나자마자 잽싸게 제가 앉았지요. 그리고 아이의 종알거림 속으로 푹 빠져들었습니다. 행여 아이가 나랑 눈이 마주치면 쑥스러워 입을 닫아 버릴까 걱정하는 마음에 책을 읽는 척 했지요.

 

엄마가 아이보고 단호하게 당부를 하셨어요.

 

“내리면 엄청 추울텐데, 내일은 꼭 유치원 가, 엄마 따라 오지 말고 알았지! 너 감기 걸리면 안돼”
“엄마, 난 안 추워 그리고 내려서 추우면 택시 타면 되지, 추워도 내일도 엄마 따라 다닐거야”

 

아이는 엄마의 당부는 귓등으로 듣고 수없이 많은 궁금증을 쏱아 냅니다.

 

“엄마 고객센타는 뭐야?, 무슨 소리야?, 왜 정지해?, 사람들은 다 어디가?, 우리는 몇 번째 내리는 거야?........”

 

마침 방송에서 다음 역을 알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듣던 아이는

 

▲ 깜빡하는 찰나, 아이는 자란다     © 사진 강문정

 

“엄마, 아저씨가 뭐라고 해? 무슨 소리야?”
“음 가산디지털단지 역에서 내릴 손님은 미리 준비하란 소리야”
“아하~ 가·산·디·지·털·단·지 일곱 글자네, 엄마, 우리가 내릴 역은 무슨 역이야?”
“독산역”
“엄마, 그럼 산에 독이 있다는 곳이야?”


추워서 심란한 엄마의 마음과 달리 엄마와 함께여서 신난 아이의 질문은 끝이 없습니다. 잠시 말없이 창밖을 유심히 바라봅니다. 독산역이 가까워 질 때 쯤, 다시 엄마를 부릅니다.

 

“엄마, 그런데 점점 독산역이면 산이 나와야 하는데 왜 산이 안 나오고 집만 나와? 내가 산에 독이 있나 없나 보려고 했는데”

 

독산역이 정말 독이 있는 산일까요? 아이는 알아냈을까요? 왜, 산이 안 보이고 집들만 보일까요. 아이의 말을 듣고 보니 지명 하나에도 여러 궁금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 정말 별거별거 다 궁금합니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와 함께여서 아이의 목소리와 표정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함께여서 아이는 추위도 걱정 없고, 감기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걱정해도, 귀찮은 듯 대답해 주어도 충분한 모양이었어요. 아이가 엄마를 찾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요. 함께 해 줄 수 있을 때 많이 눈 맞춤 해주고 손잡아 주는 것이 더 유익한 시간입니다. 깜빡하는 찰나, 아이는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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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3 [08:27]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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