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성공회대학교에서 제4회 청년협동조합컨퍼런스가 열렸다. 본 행사는 성공회대학교 경영학부 및 일반대학원 협동조합 경영학과와 쿠피(Coopy)협동조합이 주최하고, 서울시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 신협중앙회, 해피브릿지,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가 후원하는 행사로서, 명칭대로 청년과 사회적 경제, 특히 협동조합을 이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아카데미쿱>은 우연한 기회에 이 행사에 초청을 받게 되었고, 다채롭고 유익한 프로그램 덕분에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청년 협동조합에 국한되지 않는, 협동조합 전반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을 떠안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 비슷한 위치에서 유사한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점이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서 합의된 협동조합 7원칙 중 제6원칙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다. 이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협동조합끼리의 협업을 의도적으로 강제한다. 창립 초기인 많은 소규모 협동조합들이 이 원칙에 의거하여 협업을 이룸으로써 운영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다. 협동조합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불가피하게 선택해야 하는 길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협동조합들이 만나서 소통하고 상호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형태의 컨퍼런스와 박람회가 더욱 더 활성화되어야 하고, 나아가서는 상시적인 만남의 창구가 있어야 하겠다.
컨퍼런스 이튿날에는 젊은 연구자들이 협동조합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선배 연구자들이 그에 대해 조언을 주는 시간이 있었다. 여기서만 해도 인류학, 경제학, 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들 말고도 많은 연구자들이 협동조합을 자신의 학문적 이론 틀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이 행사가 열린 성공회대학교에는 일반대학원 협동조합 경영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이처럼 협동조합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곳도 생겼다. 한 발 더 나아가서 협동조합 연구와 실제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계된다면 협동조합 운동이 지금보다 큰 지속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처럼 연구자와 활동가를 이어주는 플랫폼(platform)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행사에 참가한 어떤 학생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사회적 경제나 협동조합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서 동의를 구하고 함께 활동하도록 할 것인가.’이것은 사회적 경제뿐만 아니라 대안적인 영역에서 활동 중인 많은 사람들이 가진 고민일 것이다. 지금의 활동이 여기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장되어야 비로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장에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연대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지치거나 꺾이지 않고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청년협동조합 사례발표자로 나선 ‘협동조합 성북신나’의 오창민 사무국장의 말이 주는 함의가 크다. ‘우리는 잘해야 한다. 그래서 인정받아야 한다.’그것은 앞서 말한 협동조합의 연대, 연구와 실천의 연계로 가능해진다고 믿는다. 역량을 키우고 실력을 갖춰서 활동가의 삶이 지속가능해질 때,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더 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 활동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군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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