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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가 벌써 130이나 됐어요
평생엄마의 즐거운 육아이야기 시즌2(15화)
 
강문정 ‘깜빡하는 찰나, 아이는 자란다’저자   기사입력  2018/01/09 [20:30]

3년 전 봄, 볼 살이 통통하고 얼굴이 동글동글한 귀여운 네 살 정연이와 처음 만났습니다. 정연이는 어린이집 환경이 낯설고, 선생님, 친구들도 모두 싫었습니다. 아침 등원 할 때 마다 거의 두 달 정도 울었습니다. 어느 날, 우는 정연이 기분 전환 시킬 겸 아이 손잡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휴대폰 가게 앞을 지날 때였습니다. 빨간 원피스를 입고 머리가 긴 마네킹이, 90도로 인사를 하며 빙그르르 반 바퀴를 돕니다. 그걸 본 정연이가 활짝 웃으며 소리쳤습니다.

 

“언니가 인사해, 이쁜 언니가 인사해 허허허허허~~~”

 

여리고 작은 정연이의 웃음소리가 어찌나 호탕한지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조차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가끔 엄마를 보고 싶어 할 때면 손잡고 이쁜 마네킹 언니를 보러 나가곤 했어요. 말없고 수줍음 많던 정연이는 다섯 살도, 여섯 살도 자기 속도대로 한발 한발 조금씩 자랐습니다.

 

▲ 일곱살, 키 130, 정연이     © 군포시민신문

 

2018년 1월 8일, 일곱 살이 된 정연이와 만난 첫날입니다. 아이는 선생님을 보자마자 힘찬 목소리로 외칩니다.

 

“내 키가 벌써 130이나 됏어요”

 

“그래? 그걸 어떻게 알았어?”

 

“내가 키 재기로 쟀어요”

 

“정연아, 그럼 130도 읽을 줄 알아?”

 

“네~~~ 쓸 줄도 알어요”

 

“와우 대단해~~어떻게 그런 걸 다 알아?”

 

“그거야 뭐~~ 그냥 알아버렸어요”

 

정연이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당당한 목소리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올해 새 아침에 어린이집에서 만난 아이들은 어김없이 할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한 살 더 먹은 뿌듯함이 온 몸에 가득합니다. 키가 130이 된 것 만으로도, 130이란 숫자를 읽을 줄도 알고, 쓸 줄 아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자존감은 하늘까지 치솟았습니다.

 

오늘 내내 저는 정연이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키 130 한정연~~!!!”

 

그럼 정연이가 깔깔거리며 힘차게 대답했습니다

 

“네~~~~~~!!!!”

 

아이는 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

 

새해가 되기 전이나, 좀 오랜 시간 동안 휴가를 가는 아이들에게 저는 인사를 합니다.

 

“ 00야 우리, 키 커서 만나자~~”

 

이 말 속에는 여러 가지 당부와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밥도 골고루 먹고, 감기도 조심하고, 안전하게 놀아야 하고, 즐겁게 지내야 하고.......’

 

부모님들은 올해, 내 아이에 대한 소망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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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09 [20:3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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