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같은 시詩...시가 당신을 살립니다"2017년 마지막 '밥이 되는 인문학', 나태주 시인28일 올해 마지막 <밥이 되는 인문학> 강좌에 참석했다. 강사는 시인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의 대표작 ‘풀잎’시에 성요한 신부가 곡을 단 노래가 울려 퍼지고 수화(手話)가 장내를 훈훈하게 데울 즈음, 그가 단상에 올랐다.
“시는 설탕과 같습니다”
그의 시론에 의하면, 녹는 시간(이해)-단 맛(공감)-삼키는 동작(감동)-소화(위로, 축복, 치유)-흡수(기쁨, 행복) 전 과정을 녹여내는 것이 ‘시’라는 것이다. 대표작 <시>가 이를 대변한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평범한 낱말들을 평이하게 나열하였음에도 깊은 울림을 주는 그의 시작(詩作)은 정말 설탕처럼 달디 달다.
시가 가져야 할 2대 요소는 개성(個性)과 보편성(普遍性)이다. 시인마다 독특한 특색을 지니는 점도 중요하지만 공감능력을 끌어내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독자가 왜 이 시를 썼는지 시인에게 묻고 싶은 시는 좋은 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 읽고 싶고 패러디까지 손쉬운 시가 좋은 시라는 말에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매일 시를 쓰는 나로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시인들의 고뇌가 깊기 때문일까. 아마도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한 40여년 세월이 그를 동심의 세계로 이끌지 않았나 추정해 볼 뿐.
선생 출신답게 그는 살아가는 지혜의 예를 많이 들었다.
“뜻을 얻었다면 몸을 낮추고, 뜻을 잃었다면 고개를 들라”,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다” “하늘 아래 가장 소중한 선물은 오늘이다”
예들의 요지는 하나같이 오답의 가치와 만남의 소중함, 자신의 존귀함 등을 결코 저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한번뿐인 인생, 너그럽고 느리게 살라고 했다. 시(詩)가 우리를 살리진 못할지라도 죽게 내버려두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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