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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근의 오케스트라 이야기 - 비올라
 
유성근   기사입력  2017/12/23 [04:34]
▲ 유성근  

오케스트라 공연을 단 한번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경험한 사람보다 훨씬 많아도 카라얀과 정명훈의 인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클래식 시장은 유독 스타마케팅에 의존하여 형성되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80년대엔 영국에서 활동하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음반을 소장하고 들으며 감동했고 최근에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사라장의 연주를 TV에서 보며 바이올린만큼은 우리나라 연주자가 세계적 수준이라는 근거도 희박한 절대명제를 마음속에 만들어 버리는 재미있는 현상도 볼 수 있었다. 몇 년 전 TV에서 평범하지 않은 가정사와 뛰어난 외모를 겸비한 재미교포 2세 연주자인 리처드 용재오닐의 등장으로 오랫동안 관심을 갖지 못했던 비올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더구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세계 최고라 믿고 있는 미국의 줄리아드음악원에서 비올라 악기로는 최초로 아티스트 디픔로마를 받은 화려한 경력 등을 갖은 그의 연주를 보려고 전국순회공연에 연일 매진사례가 이어졌으니 비올라(또는 연주자)는 격세지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비올라는 대중에게도 생소하나 오케스트라에서 조차 바이올린의 화려함과 첼로의 중후함에 묻혀 관심을 못 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고가의 바이올린을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은 비올라케이스에 넗어 둔다” 라던가 “현악4중주는 잘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와 실력 없는 바이올리니스트, 예전의 바이올리니스트와 바이올린을 싫어하는 사람으로 구성 된다”라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끼리 나누는 유명한 유머를 보더라도 연주자와 악기가 동시에 상당한 푸대접을 받아왔다. 이는 대다수의 비올라 연주자들이 바이올린으로 시작하여 비올라로 전향한 경우가 많기도 하고 악기의 음색이 바이올린에 비하여 화려하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파트는 현악파트의 중재자로 불리며 고음과 저음을 연결해 주어야하기에 다른 악기 소리에 가장 많이 귀를 기울이는 연주자들이다.

 

그래서 비올라 연주자 중에는 모든 악기의 소리를 듣고 조율하는 지휘자로 성장해 가는 경우도 많은데 최근에 국내 정상급 지휘자 중에는 비올라연주자 출신이 늘어가고 있기도 하다. 또 정상급 지휘자들은 후학들을 가르치며 오케스트라에서의 비올라연주자 경험을 갖도록 권유하기도 할 만큼 비올라 연주자의 중재자 역할은 오케스트라 전체에서 아주 큰 역할이 아닐 수 없다.

 

악보를 보더라도 생소한데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높은음자리표와 낮은음자리표가 아닌 유일하게 가온음자리표를 사용하는 비올라파트는 고음과 저음을 넘나들어야 하는 중간의 역할을 해야 하기에 덧줄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어서 많이 사용하는 높은음자리표와 낮은음자리표를 사용하지 못하는 수고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비올라 연주자들은 그 쉬운 높은음자리표를 어려워하는 웃지 못 할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18세기 이전에 별다른 역할이 없던 비올라는 하이든의 현악4중주와 모차르트 교향곡부터 그 역할이 커져왔는데, 작곡가들 대부분도 교향곡에서 그 역할을 중재자로 여겨온 탓에 집중하여 듣고 싶어도 비올라파트의 소리를 듣기에는 바이올린의 화려함이 방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을 공부한 필자도 오케스트라와 20년 가까운 시간을 무대 뒤에서 함께했지만 비올라의 음색을 찾아 듣는 일은 한참의 경력과 관심을 갖고 집중하게 된 이후에 가능하게 될 정도다.

 

바이올린과 활을 같이 움직이다가 때로는 첼로선율의 위로 함께 가는 비올라의 선율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빛내주는 가장 큰 희생과 중재를 즐기는 따듯한 연주자들이 있기에 우리가 편안하게 현악앙상블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흔히들 악기연주자들은 악기와 닮아 간다고들 하는데 20년간 필자가 현장에서 만났던 비올리스트들은 그 어떤 파트의 연주자들 보다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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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3 [04:34]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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