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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여행전설, 네비없이 운전하기2
조성무의 자동차와 여행(3회)
 
조성무 메이트학원 원장   기사입력  2017/12/05 [11:16]

 파리 시네 관광을 마치고 전철을 타고 민박집으로 돌아 왔다. 이때 시간이 밤 10시. 한국 시간으로는 11월 5일 아침 6시. 11월 3일 아침 7시에 일어난 이후로 침대에 누워보지를 못했다. 거의 48시간. 비행기에서 잔다고 잤지만 어찌 편히 누워 자는 것만 하겠는가?.
 
외국에 나가면 나는 안 먹어도 배 안고프고, 잠을 덜 자도 졸리지도 않고, 술을 마셔도 잘 취하지 않고 기본적인 긴장감이 몸에 배어 그런가 보다. 이러다가 내일 일정 망치겠다 싶어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까지>

다음날 아침. 여행 3일차.
7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이것저것 짐 좀 정리하고 지도 보면서 루트 점검하고 8시에 정확히 민박집을 나와 8시 7분에 차를 출발시켰다. 킬로수는 4063km. 목적지는 스트라스부르를 거쳐서 하이델베르크로!
 
무조건 동쪽으로 가는 것이다. 파리 시내 지도에도 크레테이유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충 동쪽 방향잡고 갔다. 어찌됐건 N4번 국도만 찾으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길이 생각대로 동쪽으로만 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침반 의지하여 최대한 동쪽으로 가려고 하다 보니 근처 대학교 구내로 들어갔다가 빠져 나오기도 하고 정말로 남의 집 앞문으로 들어갔다가 뒷문으로 빠져나오는 격으로... 골목을 샅샅이 헤매고 다녔다.
 
'까짓거 각오한 일인데 뭐...'
 
암튼, 무조건 동쪽으로 동쪽으로 그렇게 33분을 헤매고 나서 8시 40분, N4번 국도를 발견했다. 이제 이 길만 따라가면 스트라스부르다. 좀 더 가니 '낭시 263km'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장난이 아니다. 263km를 국도로만 달린다? 그리고 거시서 또 스트라스부르까지?
 
아직 파리 근교를 벗어나지 않아서 그런지 예상하던 시골 풍경은 펼쳐지지 않았다. 국도라도 왕복 4차선으로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었다. 제한속도는 120km/h였던가. 차들 겁나게 달린다. 우리나라 왕복 4차선 국도 제한속도는 80km/h인데...
 
이어서 차선은 편도 1차선으로 좁혀들고 본격적인 유럽 시골 풍경이 나오기 시작했다. 편도 1차선 도로라도 직선구간이나 한적한 곳에서는 제한속도가 110km/h. 우리나라 제한속도 최고가 110km/h인데 중부고속도로하고 서해안고속도로 대신에 마을근처에 가까워지면 제한속도가 80km/h,  60km/h,  50km/h, 이렇게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그 제한속도를 지킨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속도를 낼만한 곳에서는 속도를 내게 해줄테니까, 제발 사람들 통행이 많은 마을에서는 줄여라‘ 이런 의미겠지.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속도 규제냐? 단속 내지는 면피를 위한 규제냐?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편도1차선 속도제한이 무조건 60km/h이다. 운전자 판단으로 마을길에서 50km/h던가 30km/h던 가로 저속운행을 하면 욕먹는다.
 
추수를 끝낸 벌판은 한가롭기 짝이 없었다. 왕래하는 차들은 간간히 있었지만 벌판에서나 마을을 지날 때도 사람 구경은 할 수 없었다. 한산, 고요.... 이제야 긴장이 좀 풀린다. 유럽가면 라디오 방송 들을 것도 없고 해서 음악 CD를 12장이나 구워갔다. 파리 드골 공항에서 차를 받았을 때부터 음악은 틀고 다녔겠지만 이제야 그 음악소리가 귀에 들려오기 시작한다. 너무 긴장을 했었나 보다.
 
오전 10시 45분 주행시간 2시간 38분. A26번 고속도로를 밑으로 통과하여 계속 N4번 국도를 달리다가 한적한 휴게소가 나왔다. 그냥 단층 건물이었는데 너무 외로워 보여서인지 그리로 차를 대었다. 그 때 보이는 그 광활한 유럽 대평원의 모습에 감탄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지평선. 산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낮은 구릉지대는 간간히 떠 있어도.
 
옛날에 우리나라 산간 오지에 사는 사람이 평생 바다구경 못하고 산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유럽 평원지대에 사는 사람은 일평생 산 구경을 못해보고 죽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눈앞에 산이란 얼마나 경이로운 대상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서 커피를 시켰다. 프랑스어로 '꺄페'. 그런데 그 동네 커피 진짜로 진하다. 속이 니글니글 거릴 정도로. 설탕도 잘 넣고. 이럴 때 써먹는 것!
 
'래!'
 
11시 17분. 다시 휴게소를 출발. N4국도를 계속 탔다. 12시 58분. 도로가 자연스럽게 A31번 고속도로로 바뀐다. 긴장이 된다. N4번 국도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러나 배짱 좋게 직진. 모르면 직진이다. 다년간의 국내 여행에서 터득한 것. '모르면 직진하라!'
 
역쉬! '스트라스부르'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도로는 혼전을 계속하고 있다. A33번 고속도로로 바뀌는가 싶더니 N333번 국도로 바뀌기도 하고. 그래도 이정표만 따라간다. 이정표 잘해 놨다. 시골 작은 마을의 복잡한 골목길을 통과할 때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이정표 ' STRASBOURG' 그렇게 혼전을 거듭하다가 오후 1시 20분 다시 나타나는 N4국도. 우와 반갑다. 남은 108km를 딱 한시간만에 달려 스트라스부르에 도착. 2시 40분. 약 7시간에 걸친 여정이었다.
 
원래 계획은 스트라스부르에서 오전 일정마치는 것이었는데 점심은 하이델베르크가는 독일 고속도로에서 먹는 것으로 하고. 암튼 스트라스부르 시가지에 들어서서, 그간 읽은 여행 경험담에 의해 무조건 중심으로 중심으로. 도심에 있는 인포메이션에 가서 지도를 구해야 한다. 대충 중앙역이라 써 있는 이정표 보고 갔더만 중앙역은 있는데 도저히 주차가 안 된다. 지하 유료 주차장까지 들어가 봐도 빈자리가 전혀 없다.

 

‘내가 왜 스트라스부르에 왔던고???’ 하는 난감함이 생긴다.
 
내가 스트라스부르에 갔던 두 가지 이유. 첫 번째, 파리와 하이델베르크 중간에 있는 도시라 가는 길에 들른다는 기분으로. 두 번째, 한 때 여기로 유학을 갈까 생각했었던 인연으로.
 
‘그럼 뭘 보러 스트라스부르에 왔던고’ 그건 '쁘띠 프랑스'
 
까짓것 손바닥만 한 동네 한 바퀴 돌면 뭔가 나오겠지 하는 심정으로 아무 생각 없이 이리 저리로 차를 몰았다. 역시나........뭐가 ‘쁘띠프랑스’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쁘띠프랑스’ 주차장이라는 좌회전 이정표가 보여서 들어갔더만 허빵. 더구나 거기는 일방통행로. 문제는 내가  역주행을 해서 온 것이다. 분명히 좌회전하라했는데.... 그럼 내가 좌회전 위반까지???
 
그랬다. 성급한 마음에 좌회전을 한 블록 먼저 한 것이다. 내가 들어 온 골목에서 한 블록 더가서 좌회전을 했어야 했는데 까짓거, 한 번 한 위반 두 번은 못하랴. 다시 골목을 빠져나와 불법 좌회전 후 다시 합법 좌회전. 지하주차장으로 골인. 휴우~ 이때 시간이 3시 40분. 스트라스부르에 들어온 지 한 시간 만에 목적지를 찾았다. 킬로수는 4516킬로. 4063킬로에 출발했었으니까 453킬로. 서울서 부산이 440km인데 시간으로는 7시간 33분이나 걸렸다.
 
본격적인 자동차 여행 첫날부터 일정이 틀어졌다. 오전 일정으로 가볍게 들렀다 간다는 것이 하루를 다 잡아먹었다. 지상으로 나가보니 아무 것도 보이는 것도 없고. 해는 벌써 지려 하고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 위에 시커먼 벌크 캐리어가 흉측 하게 떠있었다. 그리고 더 흉칙스러운 댐 같은 것이 우리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물도 더러웠고 그래도 뭔가 있겠지. 댐 위를 보니 사람이 있다. 올라가 보았다. 그랬더니 흉측했던 분위기가 이렇게 반전된다.

 

너무 예쁘다. 이게 ‘쁘띠프랑스’

 

▲ 쁘띠프랑스 전경, 멀리 보이는 높은 건물이 노틀담 성당


일정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고 뭐고 다 사라졌다. 다만 짧은 겨울 해가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을 소요하다가 다시 지하주차장. 4시 20분 출발. 일단 스트라스부르를 벗어나기로 했다. 하이델베르크까지 못가더라도 가는 길에 유럽 농가에서 민박으로 자 볼 계획으로 일단 차를 빼가지고 나왔다. 그러나 정말로 스트라스부르 시가지 복잡했다. 일단 길이 너무 좁고, 그대로 도시 자체가 '쁘띠'하다. 또 헤매기 시작.... 헤매다가 보니까 보던 중 가장 인파로 복잡한 거리가 나왔다. 나중에 지도보고 확인한 것이지만 그곳이 스트라스부르 최고 중심가. 스트라스부르에는 A,B,C,D 네 개의 트램 노선이 있는데 그 중 B,C 두 노선의 환승역이 있는 클레베르 광장이었다. 역시 참 예뻤다.
 
'여기서 그냥 자자.'

그리하여 바로 그 트램역 근처에 여장을 풀었다. ‘Le 21 Erne호텔’. 별은 두 개. 옛날식 건물. 둘이 60유로. 아침은 별도. 아침은 일인당 8유로. 근데 중요한 것은 차는 어디서 재워야 할지. 호텔 리셉션에서는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주차 빌딩에 세우란다. 여기 호텔에서 왔다고 하면 싸게 해 줄 거라면서 그러던 것이 15유로 비싸다. 우리나라 호텔이 주차 안 시켜주는 호텔 있나? 이른바, 러브 모텔에 가면 주차뿐만 아니라 자동차 번호판까지 가려주는데.
 
그렇게 여장을 풀고,  가스버너 등속을 사러 클레베르 광장을 나갔다. 그런데 아깝다. 광장이 온통 공사 중이었다. 바닥을 다 뜯어냈다. 유럽 소도시 구조가 매양 그렇다. 도심 한 가운데에 광장 있고 그 한 켠에 성당이 있고 그 맞은편에 시청이 있고 그 사이 사이에 예쁜 가게들 있고. 광장 한가운데에는 분수라든가 동상이라든가 있고, 거기 계단에 하릴없이 쪼그려 앉아 있는 사람들 많고, 그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길거리 악사들이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은 가계 앞 노천 테이블에서 차나 술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쳐다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 쳐다보고 그런데 날씨도 날씨였지만 광장 바닥을 다 뜯어내 니 그런 정겨운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광장 한 편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어가 보았으나 구하려던 가스버너는 없었다. 오나가나 화장품밖에 안보였다. 아내를 찾으려면 화장품 가게를 찾아봐야 했다.
 
그렇게 헛걸음질로 수퍼를 나오고 나서 저녁 식사할 곳을 찾았다. 일본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식집이나마 발견하면 반갑다. 적당한 식당을 찾다보니 '오사카'라는 일식집이 있었는데 역시 아쉽게도 장사를 안한다. 좀 돌아다니다가 낯익은 간판. 'Hippo'를 발견했다. 여행 준비 중 여행기에서 몇 번 읽은 기억이 나는 집이다. 부담 없이 들어가서 저녁 먹었다. 와인도 마시고 솔직히 맛은 없었다. 양은 엄청 많고 근데 별로 싼 것 같지는 않고 둘 갑이 32유로.
 
어쨌든 양이 엄청 많은 것으로만 본다면 배낭여행 다니는 젊은 친구들한테는 적당할 듯. 하릴없이 좀 돌아 댕기다가 사실은 복작거리는 술집을 좀 찾다가 없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까 그 많던 인파가 썰물 빠지듯이 싹없어 졌다. 하여튼 유럽은 겨울에 갈 것이 못된다.
 
호텔. 손으로 문을 여는 엘리베이터. 무진장 좁은 객실. 그래도 좋았다. 따뜻한 물이 잘나왔다. 실내가 포근하니 따뜻했다. 그렇게 11월 5일의 헤매임이 끝이 나고.......(4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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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5 [11:16]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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