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공사이야기를 좀 더 해야할 것 같다.
지난번 글에서와 같이 좀-아니 솔직히 ‘아주 많이’- 늦기는 하였지만, 공사는 차근차근 진행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시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예산이 부족해서 이번 사업에서 부득이 제외된 공간을 살려보자는 것이다. 그 공간은 교실 반 칸 규모인데, 작년에 최종 설계단계에서 제외되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공사비가 부족해서 그 공간까지 공사를 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시의 제안은 예산을 지원할테니 그 공간까지 공사를 해보라는 것이다. 지원 예산은 3천만원이었다. 겉으로는 매우 반겼지만, 속으로는 조금 원망도 하였다. ‘아니 작년에 줬어야지. 지금 주면 어떻게 하라는거야. 지금 한창 공사중인데...’ 지원을 해준다는 좋기는 하였지만, 솔직히 좀 난간하기도 한 것이었다.
다시 고민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지? 그런데 시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명목은 북카페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북카페를 만들어서 책을 읽고 회의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욕심도 생기기 시작했다.
화장실까지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내에 화장실이 없어서 외부 손님의 경우에는 불편할 것 같았다. 같은 층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하는데, 본관 로비까지 가야만 화장실이 있어서, 학교 일과 시간에 외부인이 많이 들락날락하는 것이 신경이 쓰이고, 특히나 방과후에 학교에 아무도 없을 때에 카페 손님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걱정이었다.
추가로 공사를 한다면, 어떻게든 화장실까지 해결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의 담당부서와 몇 차례 회의를 하였고, 담당부서에서는 필자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지만, 그것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의 예산 지원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화장실까지 하는 것은 포기하고 북카페에 만족해야만 했다.
어쨌든 현재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니 북카페 공사도 같이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과는 항상 어긋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특징인 것 같다. 필자는 현재 공사중이니 같이 실시를 하자고 하였지만, 행정실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만일 같이 한다면 현재 하고 있는 공사를 중단시키고, 설계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공사로 봐야하기 때문이란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지금 하고 있는 공사가 마무리된 후에 하기로 하였다. 단 설계용역을 맡기지는 않고, 인테리어 공사의 개념으로 인정하여서 설계를 생략하기로 한 것이다. 실은 설계까지 할 것은 아니기도 하였다.
결국 6월에 들어서야 2차 공사가 시작되었다. ‘아! 5월말에는 오픈을 하려고 했는데.....’ 그 꿈은 또 무산되고, 오픈 시기를 늦출 수 밖에 없었다. 벽을 허물고, 바닥 공사를 하고 다시 공사가 시작되었다.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마치 필자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런데 필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저 마음을 비우고 공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
2차 공사는 설계가 없이 진행을 하다보니 기본적인 사항만 정한후에 진행을 하였다. 그래서인지 공사를 하는 도중에 현장에 자주 불려다녀야만 했다. 치수를 정하고, 위치를 결정하고, 색과 자재를 결정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중에 생각해야지 하고 잠시 미루어두었던 각종 장비들을 선정해야만 인테리어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각 종 장비를 검색하여서 그 크기를 알아보고 결정해야만 했다.
이러다보니 어느 덧 수업은 뒤로 물러나고 수업과는 직접 상관이 없는 업무만 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학생들이 필자의 사정을 알고 적당히 눈감아주고 자습도 한 덕분에 7월이 되어서야 공사가 마무리 되었다.
공사가 마무리 되었다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다음 일이, 산더미만한 다음 일이 또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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