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민신문=신순영기자]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대표: 이대수)는 9월 27일(수) 오후 6시 군포여성민우회카페에서 노동조합을 대상으로한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했다. 이 날 초청된 강사는 전노협 시절부터 노동운동의 선봉에 섰던 현 노후희망유니온 경기본부 노세극 집행위원장이었다. 주제는 '노동운동의 당면한 문제와 나아갈 길'이었다.
-우리는 지금 30년 전에 꿈꾸던 사회에 살고 있는가?- 올해는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 30주년이 되는 해로 안양군포지역을 포함해 이를 기념하는 많은 행사들이 진행되었으나 범국민적으로 또는 범노동자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소수의 행사로만 그쳤다. 이에 대해 노세극 집행위원장은 "87년 노동자 대투쟁은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노동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고 이를 기반으로 노동자들의 생활향상, 성별 및 학력별 임금격차가 줄어들었으며 사회적 지위도 향상되었다. 그러나 현재 노동운동은 큰 기업의 노동자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노동자들 내부에서 계층 분화가 너무 크게 되어 노동운동의 지형도 많이 바뀌게 되었다."며 노동자조직률이 10%에 못미치게 된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민주노조 운동 진영은 대부분 민주노총(현재 공식적으로 약 73만여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조직 규모에 걸맞게 우리 사회를 주도하는 조직인가?>하는 점에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강사는 "민주노조에 대해 세 가지 문제점을 고민해야 하는데 첫째, 풍물패나 노래패 등 현장의 다양한 문화활동이 사라진 것과 둘째, 조합원들이 파업투쟁도 지극히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점, 그리고 셋째, 투쟁의 목적에서 공동체의 이익(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문제, 교육 및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문제 등)이 뒤로 밀려나는 것이다"라며 사회전체에 대한 공동체성 회복에 앞장서는 것은 고사하고 현장 내부의 공동체성도 무너지고 있음을 걱정했다.
-노동운동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한국), 아프리카(남아프리카 공화국), 라틴 아메리카(브라질) 3대륙이 유럽에 모여 회의했는데 한국의 노동운동이 제 3세계 많은 나라들의 모범으로 칭송되었다. 그러나 정작 브라질(노동자당 룰라 집권)과 남아공(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ANC의 의장 만델라 집권)처럼 정치세력화를 이루지 못하고 형해화 사분오열되어 그들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에 대해 노세극 집행위원장은 "기업별 노조 관행은 그대로인데 과연 지역을 무시한 채 산별 노조 활동만 강조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안산 SJM노조처럼 지역 연대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그 결과물을 지역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산별로 지나치게 경도되는 것보다 지역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를 위해 첫째, 노동문제만이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에 대해서 식견과 안목을 갖고 지역에서 오피니언 리더로 사회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둘째, 정부의 쌈짓돈 국민연금 운용에 대해 주인인 노동자들이 적극 개입해 교통이나 주택 및 보건 의료 등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실천을 하면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경제 운동에 나서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운용 등에 연대하고 더 나아가 키친아트나 경동산업, 청주 우성교통 등과 같은 민주기업을 만들 수도 있다"며 노동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노 집행위원자의 강의가 끝나고 민주노총 경기중부지구협의회 김한수 사무처장이 두번째로 '노동조합과 지역 활동'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이어갔다.
87년 노동조합 대투쟁 이후 97년 IMF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자본가들이 정리해고제, 비정규직법 통과 등으로 노동운동을 위축시키고 특히 타임오프제로 노동조합 활동시간을 제한하고 상근간부를 감축하여 연대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지역차원의 연대활동 필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내부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조합원들의 요구가 고용안정과 임금 그리고 복지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부족한 상근자들에게 단위별 연대활동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과 한계에 대해 아쉬워했다.
강의를 모두 마치고 참석자들이 함께 토론을 나누었는데 지역문제에 있어서는 현재의 시의회에 대한 문제 의식을 함께 했고 앞으로 시민의회를 만들어 노동자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지역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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