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적반하장 (賊反荷杖)

메르스에 대한 정부대응을 보며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6/05 [09:15]

[사설] 적반하장 (賊反荷杖)

메르스에 대한 정부대응을 보며

편집부 | 입력 : 2015/06/05 [09:15]

적반하장의 사전적 뜻은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 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현재 메르스에 대한 정부 대응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자성어이다. 

 

메르스는 엄청난 전파력을 보이며 감염자 수를 늘려 가고 있다. 심지어 자신이 메르스에 걸렸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국민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조차 없다. 실시간으로 전해 오는 다양한 미디어에 귀를 기울이며 그 정보를 서로 간에 나누고 있다. 시중에 마스크가 품절될 정도이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은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를 꽁꽁 묶어 두고 있다. 어느 병원과 지역에 메르스 환자와 감염 의심자가 있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보건당국의 태도에 더욱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은 메르스와 관련된 조그만 정보라도 서로에게 SNS를 통해 유포하며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를 유포하는 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며 공표했고 실제 입건이 이뤄지고 있다. 

 

‘적반하장’이다. 정부가 메르스에 대한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아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데 스스로 살아 보겠다고 정보를 수집하고 전파하며 자구책을 마련하는 국민을 처벌하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는 유언비어와 괴담 수준을 넘어 “메르스는 전파력이 약하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1년 전의 ‘세월호 참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안내방송은 “가만히 있으라”고만 떠들었으며 선장 등은 사실을 숨긴 채 탈출 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이 현재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자구책이다. 안내방송을 무시하고 창을 깨고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메르스에 대한 정보부터 공개해야 한다. 이런 정부의 정보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면 당연히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 유포자는 줄어 들 것이고 오히려 혼란을 가중 시키는 정보에 대해 국민은 처벌을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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