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남자국가대표 3인방 인터뷰강호석 스쿼시 국가대표 코치와 유재진, 박종명, 고영조 선수지난 6월 28일 군포그린힐스포츠클럽 스쿼시장에서 강호석 스쿼시 국가대표코치와 유재진(중앙대), 박종명(중앙대), 고영조(한체대) 스쿼시 남자국가대표 선수 3인방을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를 위해 스쿼시장을 찾았을 때 선수들의 연습으로 벽에 부딪히는 공의 굉음이 들였고 모든 선수들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연이은 국내 및 국제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연습으로 매우 바쁜 일정이었지만 강 코치와 국가대표선수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주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 최근에 남자 스쿼시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대회에 어떤 성적을 거두고 있는가?
강호석) 스쿼시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해 200년 역사의 스포츠 종목이다. 영국을 비롯해 영연방과 전 세계 160여개 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권, 영국을 비롯한 유럽권,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권 등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스쿼시가 올림픽 종목은 아니다. 올림픽 대회의 문을 두드린지 20년이 됐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1998 방콕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출전하고 있다. 또한 스쿼시는 테니스 등의 종목처럼 프로 대회가 활성화돼 있다. 국제 스포츠 단체인 프로 스쿼시 협회(Professional Squash Association, 이하 PSA)가 주관하는 프로 스쿼시 국제 대회가 다양하게 개최되고 있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여자 스쿼시가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메달을 획득해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남자 스쿼시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가대표 남자 선수들도 국제무대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PSA 투어(프로 협회 국제 경기)에 출전해 고영조 선수가 2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박종명 선수와 유재진 선수까지 다른 나라 국가대표에 버금가는 실력을 나타내고 있다.
# 최근의 이러한 상승세와 성취의 배경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는가?
박종명) 선배들을 보면, 외국선수를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러한 생각이 그 후배들, 다음 후배들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계속 부딪혀 승부를 펼치게 되면서, 이제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점점 성장할 수 있었다.
강호석) 과거에 패배의식이 팽배했다. 또한 스쿼시 종목과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없고, 국제대회를 앞둔 훈련도 지금에 비해 부족했다. 그렇게 청소년 선수에게도 지던 한국 선수들이 지도자가 되고, 새로운 세대가 현재 선수들로 국제무대에 나서고 있다. 지금의 선수들은 실력도 이전에 비해 뛰어나고, 겁도 없다 보니 국제적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고영조) 혼자 출전하는 것보다 동료들과 함께 시합에 나서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느낀다. 경기에서 당사자의 시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동료들이 보다 넓게 보고 조언과 도움을 주는 것이 경기를 잘 풀어나가는 것에 큰 도움이 되고,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 비인기 종목이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수생활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영조) 올림픽에서 국민의 응원을 받는 인기 종목의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한국 남자 스쿼시는 아직 그 정도의 성적이나 성과를 거두진 못한 실정이다. 아무도 이뤄내지 못한 것을 성취하고 싶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고 기존의 한계를 깨는 것을 해내고 싶다. 이를 통해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
박종명) 선배들의 성과를 우리가 뛰어넘었다. 다음 세대도 우리를 뛰어넘을 것이다. 때문에 그들이 뛰어넘을 목표치를 우리가 충분히 올려놓아야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유재진) 자기만족이 있다. 어차피 자신이 선택한 길이다. 이 길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 프로 투어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박종명) 돈이 가장 문제다. 사실상 스스로 벌어서 국제 대회에 나서는 것이다. 최대한 아껴서 생활하고 준비해야 한다. 힘들어도 마음대로 먹을 것을 사먹거나 할 수 없다. 운동을 하다보면 먹는 것이 중요하지만, 원하는 만큼 하게 되면 비용이 두 배, 세 배가 더 들게 된다. 최대한 돈을 아껴서 대회에 나서는 것이다.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고영조) 현실적인 어려움은, 마음껏 프로 대회를 다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대회나 북미대회는 원하는 경기를 모두 나서기 힘들다. 금전적인 이유로 아시아 대회 출전이 대부분이다.
강호석) 한 번 비행기 티켓을 구입해서, 여러 차례 경기를 뛸 수 있는 지역 대회를 선택해서 출전해야 한다. 비행기 값을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 국제 무대는 어떤지 궁금하다.
강호석) 국제 무대에서 일단 일본 선수들이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비슷한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과 4강을 다투는 상황이다. 다만 일정정도의 격차는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와 남아시아 국가들이 스쿼시 강국이다. 홍콩이나 말레이시아, 그리고 인도 등 영국연방 문화권에 속하는 나라들에게는 스쿼시가 우리나라의 태권도와 같은 국기다.
# 스쿼시 한국 국가대표의 선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박종명) 훈련만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훈련 전용 경기장이 없다. 생활체육공간과 장소가 겹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동호인들을 계속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운동시간을 정해놓고 해야 하는 것이 아쉽다.
강호석) 어느 종목이든 운동을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만큼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중적인 공간 활용, 그리고 훈련에 전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에어컨 등 시설이 잘 갖춰진 전용경기장이 마련된다면,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 속에서, 현재 선수들이 이 정도의 성취와 실력을 이뤄낸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요·충분한 여건이 갖춰진다면, 국가대표의 국제무대 성적과 실력이 일취월장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스쿼시의 매력 대해서나, 하고 싶은 말은?
유재진) 스쿼시는 상대방을 속이는 쾌감이 있다. 샷의 다양성이 있기 때문에, 몸만 쓰는 것이 아니라 수 싸움까지 할 수 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 다 만족할 수 있다. 또한 익스트림 스포츠이기 때문에 운동량이 대단하다.
박종명) 굉장히 빠른 종목이다. 경기 속도가 빠르다. 실제로 관전하게 되면, 경기 속도로 인해 박진감이 넘친다.
고영조) 대부분의 라켓 운동은 마주보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서로 몸 부딪힐 일이 없다. 스쿼시는 나란히 서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서로 몸을 부딪치면서 공간을 내주지 않고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을 펼친다. 그런 매력은 스쿼시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강호석) 더 많은 것을 못 해줘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을 후원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자리를 빌어 틈틈이 선수들을 후원해주고 계신 이화여대 법정전문대학원 김병선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PSA 대회에서 입상하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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