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9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일본 대사관이 있는 서울 종로 율곡로 소재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앞까지 행진하며 열렸다.
보도에 따르면 한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 ‘평화나비 네트워크’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단체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학생과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선언 국민대회’를 열고 오후 5시 30분엔 일본 대사관 앞으로 집결해 문화제를 거행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서울광장 집회 발언을 통해 “우리는 일본을 향해 ‘역사는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우개도 지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는데,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저질러진 전쟁범죄를 지워주는 역할을 한국 정부가 하려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윤 대표는 “수많은 (위안부 피해자)할머니들이 전쟁터에서 어떻게 죽었는지 어디에 유골을 남겼는지 찾아가야 한다.”며 “그분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울었을 그 소리를 우리 가슴에 남겨야 한다. 도대체 몇 명의 여성이 끌려갔는지, 돌아왔는지 우린 아직도 알지 못한다.”면서 “우리가 그 분들을 우리 곁으로 모시는 활동들을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행동 여명에서 활동 중인 송예림 학생은 “세상은 안녕하지 않은 우리에게 힘내라는 말보다는 그냥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면서 “무슨 기준과 권리로 ‘그만할 때’라고 말하나. 하다하다 이들(권력자)은 슬픔과 억울함이라는 단어의 유통기한까지 만들고 있다. 어떤 권리와 힘이 있길래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우리를 뼛속까지 시리게 만드는 건, 날씨보다 역사를 외면하는 이 현실이다. 학생들은 입시로 묶고, 청년들은 취업으로 묶고, 중장년층은 교육비로 묶고 있는데, 이제 그런 장단에 어울리지 않겠다. 뺨을 때려 역사를 다시 보게 하겠다.”며 “끝까지 할머니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목소릴 높였다.
“굴욕 합의, 한미일 삼각동맹 위한 발판…한반도에서 전쟁범죄 다시 일어날 것”
최은혜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무자비한 전쟁범죄에 대해 공식사죄가 없는데, 누구를 위한 합의냐”라며 “피해 당사자가 납득할 수조차, 피해 당사자를 배제하면서까지 한 이유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위한 발판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이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굴욕적인 합의를 극찬했음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있을 수 없는 합의다. 공식적인 합의문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무효화하지 않는다면 전쟁범죄가 한반도에서 언제든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우령 서울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대학생들의 농성이 11일차에 접어들었음을 밝힌 뒤, “대학생들의 농성이 길어질수록 경찰탄압도 심해지고 있다. 침낭 반입 방해를 비롯해 촛불문화제도 불법시위라고 주장하며 학생들에 출석요구서를 남발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희에겐 든든히 지원해주는 시민들이 계시다. 연대의 힘으로 지금까지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대표는 굴욕 합의에 대해 “일본의 전쟁범죄를 덮어준 것이며, 전쟁을 일으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규탄하며 “앞으로 (한미일)군사동맹을 강화할 것이고, 이 땅의 평화도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양심과 역사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워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학생들은 “소녀상은 반드시 지켜내야할 우리 슬픈 역사의 상징”이라며 “역사의 슬픔을 돈 몇푼과 바꾸고 자국민에게 ‘이제 그만 잊자’는 정부는 누구의 정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 현장에 등장한 ‘효자엽합’은 “올바른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또한 우리 것을 지켜야하기 때문이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 여대생은 판넬 속에 박근혜 대통령과 닮은 한 여성을 그려 넣고 “니혼이 비정상”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었다.
한편 주최 측은 다음주 토요일(16일)에는 청소년행동 여명의 주최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앞에서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저작권자 ⓒ 군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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