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 미웠으면 독한 가시 잎을 밑씻개로
며느리배꼽
문희경 기자 | 입력 : 2015/11/19 [19:46]
▲ 대야미 정난종선생묘역 둘레길에서 © 사진 윤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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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풀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길가나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줄기에는 작은 가시들이 아래로 나 있어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가기 용이하게 되어 있다. 꽃은 7~9월에 층층이 옅은 초록으로 핀다. 잎자루가 잎 뒷면에 붙어있어 잎의 앞면을 보면 배꼽처럼 들어갔다 해서 배꼽이라 하고, 꼴 보기 싫을 정도로 가시가 많고 고부간의 갈등을 빗대어 며느리라는 말까지 붙었다고 한다. 며느리배꼽은 잎이 각진 삼각형, 며느리밑씻개는 둥근 삼각형이다. 꽃말은 ‘여인의 한’이다.
삶 터... 진정 ‘풀’이다, 베어지면 엉겨 붙는 정녕 집착이다
며느리배꼽은 진정 ‘풀’이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는, 베어지면 엉겨 붙는 정녕 집착이다. 어릴 적에 뽑아 버리지 않는다면 잠시 여지를 주면 밭 언저리를 신속하게 덮어버린다. 이들로 뒤덮인 곳에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을 정도다. 무섭게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뱀도 얼씬하지 않는다. 아래로 향한 날카롭고 억센 가시가 피부를 할퀴기 때문에 낫질이나 밭 메기도 힘든 풀이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고 베이면 다시 엉겨붙는 정녕 집착이다. © 사진 윤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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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풀 이름에 “며느리”가 들어가면 슬픈 사연이 있다. 며느리배꼽은 유독 배꼽이 튀어 나와 그것을 숨기고 시집을 간 첫날밤에 들통이 나서 소박을 맞아 비통해 죽었다는 슬픈 사연이 있다. 또 밭 일하던 며느리가 급한 김에 볼일을 보고 시어머니에게 콩잎을 따 달라고 했는데 콩잎대신 "네 이년 감히 시에미에게...!" 라며 따 준 잎이 가시가 독한 이 며느리배꼽잎이라 한다. 예나 지금이나 고부간 갈등은 여전하다. 오죽이나 미웠으면... 진정 풀이고, 정녕 집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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