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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별주막'
산본중심상가에 위치
 
신완섭 기자   기사입력  2019/08/19 [08:22]

“저 숱한 별들 가운데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곱게 잠들어 있노라고...” 

 

알퐁스 도테의 단편소설 <별이야기> 말미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프로방스 지방의 목동이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스테파네트 아가씨에게 던지는 독백이다. 별이 갖는 순수한 이미지 때문인지 <별주막> 주모 이은우는 스테파네트 아가씨 같은 존재다. 심성이 맑은 그녀와의 인터뷰는 내내 유쾌했다.

 

▲  별주막과 인생나자협동조합간의 MOU(산진=심완섭)   © 군포시민신문

 

Q1. 별주막과의 인연은?

A1. 저는 지금껏 10여 년간 과천에서 연극인으로 활동해 왔어요. 지금도 너울네극단 총무를 맡고 있지요. 3년 전 그곳에서 문을 연 <별주막>의 서형원 대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분점을 내려 할 때, 제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내가 하겠노라!”고. 사십 대 중반 나이에 갈구한 나만의 공간욕망이라고나 할까, 이때부터 전통주 전문교육기관인 막걸리학교, 가양주연구소 등에서 전통주를 열심히 배웠어요. 2년 전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공연을 했던 인연으로 호감을 갖게 된 산본 로데오 거리 쪽에 가게를 내었고요.

 

Q2. 별주막 2호점인 셈인데...

A2. 공동상호, 공동메뉴를 사용하지만 엄연히 독립적인 사업체입니다. 점주 무한책임 방식이지만 메뉴개발, 물품구매 등 여러 면에서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초기자금이 1억 원가량 들어갔는데, 인테리어 및 주방설비에 주로 쓰였어요. 2층 건물 실평 26평,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 다행이었던 건 권리금 없이 삼겹살 집을 인수하여 부담을 덜 수 있었으나 그만큼 죽은 상권이어서 상권을 살리는 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인수 이후 1년간 주방쉐프 1명과 보조직원 1명을 두며 경영하다 보니 번 돈으로 직원월급을 못 주는 달이 부지기수였어요. 하는 수 없이 대출로 메꾸다가 두 달 전부터는 주방 쉐프가 그만둔 시점부터 제가 직접 주방일을 도맡아 하고 보조직원도 시간제 알바로 바꾸는 구조조정 단행 끝에 인건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흑자경영의 기틀을 다져 가고 있습니다.

 

Q3. 하필이면 힘들다는 주점을?

A3. 과천 별주막의 성공이 본보기가 되었어요. 옆에서 지켜보다가 우리 전통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요. 별주막은 지역특산 막걸리를 중심으로 20종 이상의 다양한 전통주를 취급하고 있어서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수개월 전부터 수제 막걸리를 직접 담가 손님들에게 선보이면서 짜릿한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빚은 술맛에 도취되어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별이 은은한 빛을 발하듯 술도 은은한 향기를 발한다고 봐요. 이처럼 별주막은 온갖 시름을 씻어내는 은은함이 배어든 오아시스 같은 곳이지요,(웃음) 쉬는 날 없이 1년 내내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까지 문을 열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고요.

 

▲  별주막 (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Q4. 앞으로의 계획은?

A4. 전통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려 합니다. 와인이나 양주는 고급술로 인정하면서도 전통주, 특히 막걸리는 싸구려술로 취급하잖아요. 좋은 재료를 써서 제대로 발효시키는 지역전통주의 취급도를 높이고 막걸리 빚기를 거듭하여 술 명인이 될 겁니다. 나만의 술맛 레시피가 완성되는 날, 정식으로 하우스막걸리 주막을 낼 거예요. 물론 연극활동도 꾸준히 할 겁니다. 여유는 스스로 부리는 것이잖아요.

 


기자의 취재 후기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 대신 그녀에게선 사람 냄새가 난다. 일면식도 없는 동네에 와서 1년 2개월 사이에 별주막 팬들이 많이 생겨났다. 주모의 후덕한 손님맞이와 좋은 술, 좋은 안주로만 대접한다는 입소문이 번진 덕분이다. 자영업자에겐 서로 돕고 돕는 관계망이 큰 힘이 된다. 한편 업종 성격상 낮시간 동안 공간을 장시간 비워두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누구라도 원한다면 소모임 장소로 제공할 뜻을 비친다. 앞으로는 술내음 뿐만 아니라 문화향기 가득한 사랑방 역할도 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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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19 [08:22]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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