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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산본중심상가 '조순금 닭도리탕'
[특별취재] 힘내라 자영업 탐방2
 
신완섭 기자   기사입력  2019/07/22 [20:56]

“국립국어원은 1997년 발간한 <우리말 어원사전>에서 ‘도리탕’의 어원은 일본어 도리(鳥)+탕(湯)의 합성어로 설명하며 ‘닭볶음탕’ 사용을 권장했다. 하지만 조리 시 볶는 과정이 없는 요리에 -볶음탕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반박하는 학자들이 많다. 전 한국식품연구원장 권대영 박사는 우리말 ‘도려내다, 도려치다, 도리치다’에서 알 수 있듯 “닭을 도리쳐서(잘게 잘라서) 만든 게 닭도리탕”이라고 주장한다. 오이무침, 두부조림, 찜닭 등 대부분의 우리나라 음식은 재료에 조리과정이 붙어 만들어졌음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식당을 들어서자 한 눈에 들어오는 ‘닭도리탕의 어원-오해와 진실’ 대자보 내용이다. 국립국어원의 친일적이고 불명확한 어원 해설에 경종을 울리는 명쾌한 반박성명문이다. 한켠에 ‘40년 손맛, 마늘숙성 비법, 요리연구가 조순금 여사의 한결같은 마음을 담았습니다.’로 시작하는 ‘닭과 마늘의 효능’에 대한 소개 글도 눈길을 끈다.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은 점심식사로 주문한 닭개장의 알싸하고 깊은 풍미를 맛보며 더욱 굳건해졌다. 

 

식당의 내력을 잠시 소개하면, 43년 전 서울 용산에서 시작된 <조순금 닭도리탕>은 현재 안산 상록수에 본점이 있고 서울 강남역점, 작년 11월에 문을 연 군포점까지 세 군데가 있다. 어머니 조순금 여사(76세)의 손맛을 표준 레시피로 계량화하여 형제 친지들이 주방을 직접 경영하는 방식이면서도 체인점이나 프랜차이즈점 내색은 일체 하지 않는다. 상술이 아닌 장인정신으로 각자가 승부를 걸고 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현재 군포점에 출근하고 계시지만 대부분의 주방일은 막내인 김성중 사장(46세)의 몫이다.

 

▲ 김성중 조순금 닭도리탕 군포점 사장 (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김 사장도 5년 전까지는 유아교육용품 회사를 꾸렸다. 대기업의 횡포와 유아산업의 위축으로 힘들어 하던 중 형님이 운영하는 상록수점이 번성하는 것을 보고, 사업을 접자마자 안산 원곡동에 닭도리탕집을 열었으나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의왕으로 옮겨 다시 문을 열자 이번에는 메르스 사태가 터져 또 한 번 쓴맛을 보아야 했다. 이후 안산 사동에서 개업하였으나 좀 더 안정적인 수요처를 찾아 옮겨온 곳이 바로 산본 전철역 역세권의 바로 이곳이다. “안될 때 빨리 물러나는 것도 최상의 전략이지요. 지금 이 자리는 제 기운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사업가다운 처신이다.

 

개업 9개월째를 맞는 지금의 심경을 묻자, “기대 이상입니다”라는 답이 주저 없이 나온다. 하루 평균 주 메뉴인 닭도리탕이 20그릇 정도에 불과하지만 꾸준히 손님이 늘고 있다 한다. 스스로 1년 반이 될 때 1차 궤도, 3년이 되어서야 본 궤도를 따져야 한다는 셈법에 따라 하루하루 정성을 다할 뿐이다. 그는 매일 오전 8시에 출근한다. 10시 반부터 손님을 맞이하고 밤 10시에 문을 닫는다. 주방일은 어머니와 자신이 직접 하고 홀서빙을 담당하는 여직원을 한 명 두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들어오는 전화주문 배달도 김 사장이 직접 나선다. 그렇게 손님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식당 자리는 산본중심상가권에서 꽤 외진 곳이다. 전에 마산아구찜이 있던 2층 공간을 인수하기까지 무려 100여 곳을 보러 다녔다 한다. 로데오거리 알짜 자리가 권리금 3억5천에 월세 7백만에 나와 있었고, 6단지와 마주하는 상권에도 여러 자리가 나와 있었지만 비싼 권리금과 인수 시 인테리어비용이 많이 드는 곳은 철저히 배제한 끝에 실평 40평을 권리금 5천, 월세150만원에 인수했다. 위치 대비 성장가능성이 양호하고 별도의 인테리어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았기에 발품의 결과에 흡족해 한다.

 

자영업은 ‘철저히 자기분수에 맞춰 해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철학이다. 없는 돈을 끌어다가 일을 벌이지 말아야 하고, 돈 욕심보다는 일 욕심으로 일해야 하고, 자신과 맞는 구조와 사람을 부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130평에서 60평으로, 60평에서 40평으로 식당평수를 줄이면서 자신의 분수에 맞는 구조를 찾아낸 결과다. “맛집의 기본은 맛입니다. 거기에 주인장의 시선이 얹어져야 대박을 칩니다.” 알쏭달쏭한 그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뜻에서 잠시 눈을 마주쳤다. 조만간 닭도리탕 맛을 보러 오겠다고.

 

 


기자 취재 후

자신감은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법이다. <조순금 닭도리탕>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다. 40년 이상 쌓인 맛의 노하우에 회사를 운영하며 익힌 사업가적 기질도 한 몫 하여 힘든 자영업의 귀감을 보여준 기분 좋은 취재였다.

사업의 본질은 생존하는 데 있다. 분수껏 자리를 만들고 분수껏 사람도 부리고, 일의 중심에는 반드시 자신이 직접 서고, 현재에 충실하여 미래를 계획한다면 생존하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마늘로 숙성시키는 닭도리탕처럼 생존하는 데에도 그만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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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22 [20:56]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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