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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9단지 ' 카페 Boyo'는 선생님 사장
[특별취재] 힘내라 자영업 탐방1
 
신완섭 기자   기사입력  2019/06/23 [22:52]

 [군포시민신문=신완섭 기자] 대한민국 자영업의 현주소는 그야말로 ‘수난지대’이다. 그 중에서도 전국적으로 9만 곳이 넘는 카페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업종이자 개·폐업이 잦은 업종이다. 카페를 첫 번째 탐방지로 삼은 것은 레드오션 1위로 꼽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였다.

 

▲ 산본공고 육교건너 9단지 상가 1층에 위치한 '카페 보요'(사진=신완섭)     ©군포시민신문

 

  6월 넷째 토요일 오전 10시, 산본공고 육교건너 9단지 상가 1층에 위치한 <카페 보요>를 방문하자 박경진 바리스타가 반갑게 맞이한다. 올 봄 철쭉축제 때 길거리카페로 출점하도록 주선한 인연이 있다. 상호 ‘Boyo'는 웨일즈 지방에서 소년이나 남자를 부를 때 쓰는 우리말 “여보게” 정도의 말이다. 친근한 의미만큼이나 상냥하고 친절한 박 사장과 환담을 나누었다.

 

  3년 전 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학원에서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하자마자 수련과정도 거치지 않고 바로 카페를 개업했다. 그때 그녀 나이 40대 초반, 5천만원 대출을 보태 권리금 6천만원, 보증금 1천5백만원, 월세 70만원의 10평 남짓한 동네카페를 인수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권리금이었으나 그땐 일대에서 가장 잘나가는 독점카페여서 욕심을 부렸단다. 그때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가게 문을 열며 이전의 명성을 이어갔다. 알바생을 둬야할 정도로 돈 버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러나 잠깐의 대박이었다. 이후로 하나 둘 카페들이 문을 열더니 지금은 반경 50m 거리에 6군데의 카페가 들어서있다. 심지어 바로 옆 자리에까지 카페가 들어섰다. 동선이 드문 아파트촌치곤 감당하기 힘든 과당경쟁 구도로 바뀐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걸 느끼게 되자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의 강행군이 거듭되었다. 주말, 공휴일에도 저녁 6시까지 문을 연다. 휴일도 없이 올리는 월평균매출이 550만원에 달해 일평균 18만 원 정도이지만 한겨울 비수기 때는 하루 5만원도 못 버는 날이 적지 않다. 

 

  궁리 끝에 몇 가지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냈다. 단골고객들을 위한 10잔 누적 1잔 무료 쿠폰 발행, 오전 11시까지 모든 라떼 500원 할인,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 시 500원 할인, 홀 손님용 주전부리 무료서비스, 커피매니아 샷 추가 무료 등등, 그 결과 평일 낮 시간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소모임이 잦아졌고, 주말 공휴일에는 매상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테이크아웃 매출이 늘어나 6:4 정도로 테이크아웃 매출이 높다. 요즘 같은 하절기에는 빙수 매출까지 겹쳐 아파트 상가치곤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 '카페 Boyo' 선생님이라 불리우는 사장(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불안하단다. 월 매출 550만원에서 시급 8,350원에 주유수당을 포함한 알바비 100만원, 월세 70만원, 변동비(재료비, 관리비 외), 대출이자까지 공제하면 알바보다 조금 더 버는 수준이라서 매상증대를 위한 시설 투자는 엄두도 못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3 고1 두 아이를 생각하면 돈으로만 뒷바라지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단다. 사업자금으로 융자받은 5천만원은 아직 원금 그대로 남아있지만 인수 때 지불했던 권리금 6천만원은 그 절반도 건지지 못 할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하루도 쉴 수가 없다고 토로한다. 

 

  30분가량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사이 손님들이 끊임없이 드나든다. 대부분 테이크아웃 손님들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부르는 호칭이 “선생님”이다. 장사치에게 어울리지 않는 극존칭이다. 주문받은 메뉴를 준비하는 중에도 사랑방처럼 스스럼없이 대화를 주고받는다. 인터뷰 도중에 내뱉은 불안감 따위는 아랑곳없이 여유롭게 손님을 맞이하는 그녀다. “할 수 있을 때까지 카페를 할 겁니다. 커피가 맛있다고 찾아주시는 단골들이 저를 응원하니까요.” 당찬 대한민국 아줌마의 일갈에 나도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신완섭 기자의 취재 후

권리금은 과거실적에 대한 인정이 아니라 미래예상수익에 대한 보상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카페 보요의 사례처럼 동일 상가에 다수의 동일업종이 들어 설 수 있다면 잘 되는 가게자리일지라도 권리금의 위력은 불확실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동일건물 내 동일업종 배제조건이 아닐 경우에는 권리금을 최대한 수세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또한 초기사업자금의 50% 이상을 대출로 충당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대출금을 상회하는 액수를 회수가 불투명한 권리금으로 지급한 것은 더더욱 그렇다. 보요는 하루라도 빨리 대출금 상환계획을 세워 수입의 일정액을 적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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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3 [22:52]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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