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마을협동조합이 마을을 변화시켜사회적경제기업 평가 지표의 한계를 지적하며사회적경제는 나라마다, 제도마다 그 정의가 조금식 다르다.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 등에 따르면 사회적경제 영역에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자활기업 등이 포함된다.
사회적경제가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 혹은 자본주의 모순을 일정정도 해결하는 수단 또는 자본주의 부산물 중 하나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 등이라는 논란이 여전히 있다. 진행형인 것이다. 사회적경제를 보다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에서 사회적경제 관련 기업에 대한 다양한 평가지표를 만들어 적용해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표들을 통해 여전히 드러나지 않는 사회적경제의 효과들이 있다. 지표를 통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적경제가 가져오는 긍정의 변화를 5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목적의 대야미마을협동조합(이후 조합)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공유경제의 시작
조합은 마을주민이 함께 쓸 수 있는 78평의 공간(임대료 165만원, 관리비 50만원)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이 아닌 가족만이 아닌 조합원만이 아닌 마을주민 모두 더 나아가 누구나 쓸 수 있는 공유공간을 조합비로 운영하고 있다. 공유경제의 시작인 것이다. 또한 개인 혹은 가정 마다 가지고 있을 법한 공구를 시작으로 소풍과 캠핑에서 필요한 장비까지 조합의 창고에 쌓이니 필요한 마을주민들이 빌려서 쓴다. 물론, 아이들의 책과 장난감도 공유하고 있다. 이제는 조합 내 ‘여울림’이라는 음악동아리에서 사용하는 음향장비까지도 공유경제의 물품이 되었다. 이렇게 마을에서 공유경제는 진행되고 있다.
갈등 감소 및 조정
사람 사는 곳 어디에나 갈등은 있다. 각자의 세계관 및 가치지향과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 갈등을 얼마나 감소시키고 잘 조정하느냐가 관건이다. 마을공동체가 형성되고 조합 활동이 진행되니 얼굴과 이름을 아는 이웃들이 많아진다. 공동체의 삶 속에서 이웃에 대한 배려라는 삶의 원칙이 자리 잡게 되고 마을 내에서의 자신의 행동을 한 번 더 생각하고 행한다. 따라서 자연히 갈등을 감소되게 된다. 또한 갈등이 생겼을 때도 당사자인 서로가 아는 제3자의 개입이 쉬워지고 서로 혹은 제3자의 개입에 의한 조정도 보다 가능해 진다. 단적인 예로 대야미 마을에는 혁신학교인 ‘둔대초등학교’(교장 황영동)가 있다. 둔대초등학교의 ‘학교폭력자치위원회’는 3년 연속 열리지 않았다. 아이끼리의 여러 갈등과 싸움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을 풀어 가는 과정에서 마을에서 늘 함께한 아이와 아이 부모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전제되는 것이다.
협동으로 새로운 시도
개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선 어른들의 동아리 모임이다. 취미생활이나 관심사가 같은 마을사람들끼리 만나 함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악, 사진, 도자기, 뜨개질로 만든 다양한 것 등등의 발표회를 한다. 더 나아가 동네 음침한 곳을 찾아 함께 벽화를 그린다. 그리고 마을 물물교환 등 직거래장터, 마을잔치 등을 열어 자원도 순환시키고 즐거움의 시간을 나누기도 한다. 당연히 공동구매는 일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마을주민 누군가의 부모님이 농사지은 농산물을 이웃이 구매한다. 그리고 그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아이들에 대한 대안교육의 장을 연다. 숲체험교실, 별밤교실, 지오지브라교실, 영어그림책 읽기교실, 아빠들이 함께하는 대야미크로우즈 야구교실 등등. 주어진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고민해서 아이와 의견을 나누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일을 해 내고 있다.
인지하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다. 하지만 마을공동체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경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기업 등을 평가하는 지표로는 위와 같은 사항은 체크되지 않는다. 이 지표들 역시도 경영성과와 단순화한 취약계층 지원 중심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점수화되지 못하고 평가되지 못한다고 활동의 결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지표의 개발이 필요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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