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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여행기] 테헤란 관광, 지하철에서
이란으로 가는 길 (5회)
 
신선임 안산선부중학교 교사   기사입력  2019/05/17 [08:00]

[편집자주] 대야미 속달동 주민 신선임 씨와 가족들이 지난 1월 이란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왔습니다. 신선임 씨의 ‘이란여행기’를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연재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맘이 차려준 아침을 먹었다. 넌 빵과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 오이를 비롯한 채소에 삶은 계란, 홈 메이드 당근잼까지 소박한 식사로 요기를 하는데 뜨거운 차를 내왔다. 우리에게 차 한 잔을 돌리고 나서 차 팟을 거실 난로에 놓여있는 주전자 위에 올려놓는다. 평범한 스텐레스 주전자는 특이하게 뚜껑에 구멍이 숭숭 뚫려 뒤집혀져 있는 형태이다. 주전자 뚜껑의 구멍으로 뜨거운 수증기가 그 위에 놓인 차 팟을 데워 차를 계속 우려내는 것 같다. 맨발로 카펫의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면서 난로 위의 티팟에서 차 끓는 소리를 듣는데 차를 마시는 여유가 제대로 전해진다. 이란에 머무는 동안만이라도 카펫과 차가 선사해 주는 여유로움과 따뜻함을 선사받을 수 있을 듯하다.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서는데 맘이 어제 밤 한 말이 빈 말이 아닌가 보다. 우리와 함께 시내 구경을 나설 채비를 한다. 사실 환전도 못했고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막막하던 터였다. 맘의 얘기로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손님들에게 자신의 방까지 내놓아야 할 정도로 손님이 밀려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작년 11월 1일부터 미국의 경제 제재가 시작되자 손님이 뚝 끊겼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겁을 먹고 안 오는 것 같아요. 사실 변한 건 하나도 없는데 말이에요.”

 

사실 지금이 여행하기에 좋은 상황이기도 하다. 1유로의 환율이 120000리알 정도인데 경제 제재가 시작되기 이전보다 두 세배 오른 상황이라 여행객으로서는 저렴하고 한적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오늘 자정에야 포르투갈 손님 한 명이 온다고 하니 가이드를 해 주고 싶어요. 나도 심심했는데 잘 됐어요.”

 

미국의 경제 제재 덕분에 테헤란 가이드도 제공받은 셈이다. 우리 숙소는 다행히 지하철 역 가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역으로 가는 길 양쪽으로 화려한 드레스와 여성 정장을 파는 부띠끄 점이 늘어서 있는데 길거리를 지나가는 대부분 여성들의 어두운 옷차림으로 보아 도대체 저런 옷은 언제 입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히잡만 걸친 것이 아니라 얼굴만 내 놓고 온 몸을 시커멓게 두르는 차도르 복장도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맘의 말로는 결혼식 예복이라고 하는데 옷에 대한 통제가 심한 만큼 기회가 될 때 더 화려하게 차려입고자 하는 욕망도 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지하철의 여성 전용칸. 철도 맨 앞뒤 칸이다.     © 군포시민신문

 

지하철역은 사람들로 만원이다. 지하철의 양쪽 끝 두 칸은 여성전용인데 연세가 지긋한 맘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일반 칸에 오른다. 일반 칸에도 여성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남성들이라 우리는 아주 주목을 받는다. 아이 둘인 외국인 여성이 남성들이 대부분인 칸에서 영어로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란에서 남성들은 모르는 여성과 눈이 마주치면 안 되는데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면 나도 고개를 돌려 빤히 쳐다보았더니 황급히 눈을 돌리는 남자들 모습이 재미있었다. 사실 옆에 맘이 든든하게 있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지 이란에서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추행은 빈번하다.

 

내 눈에 비친 이란 여성들은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인상이었는데 여성에게 억압적인 문화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반면 전직 물리학 교사였던 맘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남녀를 구분 짓는 관습에 거리낌이 없었고 나중에 보니 여성 전용칸이 바로 옆에 있어도 굳이 일반 칸에 타는 당당히 타는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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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17 [08:0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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