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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칼럼] 어벤저스 엔드게임, 비평가의 죽음?
 
김동민 마셜 매클루언 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05/16 [15:45]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본 관객이 5월 16일에 1,300만 명을 돌파했다. 우리 국민 네 명중 한 명이 봤다는 얘기다. 수업시간에 엔드게임 본 학생 손을 들어보라 했더니 절반가량이 손을 들었다. 역시 20대는 평균을 웃돈다. 어벤저스 22편을 순서대로 다 본 덕후들도 꽤 될 것이다. 다 보아야 등장 인물들과 스토리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특히 엔드게임은 3편 <인피니티 워>의 연장에 있다. 우주에 생명체가 너무 많다며 타노스에 의한 대량살상과 파괴로 폐허가 된 지구. 어벤저스도 타격이 컸다. 당연히 대중문화 평론가들도 주목할 영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홍석경 교수가 서울신문 5월 9일자 칼럼 <‘엔드게임’, 비평가의 죽음>에서 한 얘기다.

 

“‘엔드게임’은 끝이 아니라 글로벌 영화시장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다. 이 현상이 드러낸 흥미로운 점은 ‘엔드게임’에 대한 관객의 열망 앞에 세계 비평가들의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이가 ‘엔드게임’ 현상에 대해 말할 뿐 ‘엔드게임’을 영화작품으로 이해하고 비평하지 않는다. 설마 스포일이 호환마마보다 두려워서일까. 무엇보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라고 보인다. 두 번 봤는데 이해가 안 된다는 비평가들의 당황이 역력하다. 영화관의 10대, 20대가 웃음을 터뜨리고 감탄하는 장면 앞에서의 무력감. 22개의 영화 텍스트를 기억하고 연결할 수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극단적 상호 텍스트 앞에서 기존의 문화 중재자들은 역할이 없다. 디지털 컨버전스 문화가 만들어 낸 새로운 문화 향유 패턴을 기존의 비평 기준으로 재단하다가는 팬들의 전문성 앞에 조리돌림을 당하거나 무시되기 쉽다. 좀 더 분별력 있고 탐구적인 비평가들은 그래서 입을 다문다.”

 

그럴 것이다. 영화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데 무슨 비평을 하겠는가? 그래서 ‘비평가의 죽음이다'. 엔드게임이 비평가들의 생명력을 앗아가 버렸다. 이해의 문제는, 22개의 영화 텍스트를 기억하고 연결하는 능력 그 이상의 것이다. 엔드게임의 기본 설정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평행우주론이다. 이 이론들을 모르면 두 번이 아니라 열 번 백번을 보아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 어벤져스 엔드게임(마블코리아 인스타그램)     ©군포시민신문

 

먼저 양자역학이다.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양자영역으로 들어갔던 앤트맨 스콧 랭(Paul Rudd)이 5년 만에 돌아왔다. 거기서는 불과 5시간이었다고 한다. 앤트맨은 영웅들과 함께 미션을 띠고 다시 양자영역으로 들어간다. 사람이 어떻게 개미 만하게 작아질 수 있는가?

 

비결은 핌 입자에 있다. 인간을 포함해 모든 사물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자의 내부는 원자핵과 전자를 제외하고 공간이 텅 비어 있다. 그래서 핌 박사(Michael Douglas)는 모든 원자의 공간을 압축함으로써 사람과 빌딩, 자동차 등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입자를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불가능한 상상이다.

 

이번에는 타노스가 파괴해버린 인피니티 스톤을 찾기 위해 어벤저스가 양자영역의 과거로 돌아간다. 시간여행이다. 이론상 과거로 돌아가려면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양자영역이라는 것이다. 앤트맨은 영웅들에게 양자역학에 대해 설명하며 과거로 갈 수 있다면서 양자영역에 다녀오는 숙달된(?) 조교의 모습을 보여주며 설득한다. 호크아이(Jeremy Renner)가 실제로 과거로 가서 영화 첫 장면에서 사라졌던 가족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돌아온다. 시간여행이 가능함을 확인한 것이다.

 

여기서는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통합이 필요하다. 물리학의 거의 모든 지식이 이 두 이론에 수렴되어 있다. 양자역학은 미시세계의 원리, 일반상대성이론은 거시세계의 원리를 설명하는데 서로 충돌한다. 그러나 현실의 두 세계가 별개로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두 이론의 통합이 필요하다. 통일된 하나의 이론으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앤트맨과 와스프 감상법>에서도 소개한 만물의 이론(The theory of everything)이다.

 

만물의 이론으로서 유력한 이론으로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이 있다. 전자를 비롯한 모든 입자가 진동하는 끈이라는 것이다. 초끈이론은 10차원의 시공간을 제시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4차원의 시공간이다. 나머지 6차원은 보이지 않는 영역에 숨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초끈이론은 다중우주(multiverse)로 이어진다. 평행우주의 우주들이다.

 

영웅들은 타노스가 인티니티 스톤을 파괴해버렸기 때문에 양자영역을 통해 과거로 가서 스톤을 확보해 사람들을 살리려고 한다. 이 과거라는 것은 평행우주론에 입각한 다른 차원의 우주를 말한다. 여기서는 10년 전, 20년 전의 자신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1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서 본 자신의 모습은 어떨까?

 

타노스와의 마지막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양자영역으로 간 캡틴 아메리카는 거기서 과거의 연인을 만나 평생을 보내고 노인이 되어 나타난다. 토니 스타크(Robert Downey Jr.)가 인피니티 스톤으로 타노스와 그의 군대를 박멸하지만, 스타크는 인피니티 스톤에서 방출된 감마선에 노출됨으로써 사망한다.

물리학 이론은 스타트렉을 시작으로 해서 터미네이터 찍고 엔드게임까지 영화에서 무수히 동원된다. 여기까지 독파해야 진정한 덕후가 아닐까? 물리학 이론을 숙지하지 않으면 이 영화들에 대한 비평은 불가능하다. 앞선 21편의 어벤저스 영화를 보지 않아 비평이 불가능하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디지털 컨버전스 문화를 이해하려면 융합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 죽음을 넘어 비평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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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16 [15:45]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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