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상 칼럼]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까

정홍상의 일상건강이야기 (22회)

정홍상 행복한마을의료사협 행복한마을 한의원 원장 | 기사입력 2019/04/29 [09:34]

[정홍상 칼럼]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까

정홍상의 일상건강이야기 (22회)

정홍상 행복한마을의료사협 행복한마을 한의원 원장 | 입력 : 2019/04/29 [09:34]
▲ 정홍상 행복한마을 한의원 원장

고령화 사회, 고령사회가 화두입니다. 노인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는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사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고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요? 누구나 노인이 되어 가는데 노인은 혹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 건 아닐까 염려됩니다. 성장과 효율을 강조하는 나라에서는 노인은 설 자리가 없기 십상입니다.

 

‘노인’ 또는 ‘나이가 들었을 때’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먼저 9988클럽이 떠오르네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취지로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골골 80도 떠오르네요. 치매, 중풍도 생각나고요. 스콧 니어링도 머리에 스치네요. 100세 생일을 앞두고 곡기를 끊고 세상을 떠났다는 미국의 ‘생태주의자’ 니어링 말입니다.

 

죽음에 대한 준비는 노인 또는 노인을 앞둔 이에게 중요한 일입니다. 어떻게 이 세상을 떠날 것인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금기처럼 여기지만 죽음에 대한 준비는 지금 잘 살기 위한 것이고 존엄한 죽음을 맞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사전의료의향서>와 <사전장례의향서>를 작성하여 아들과 딸에게 보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연명의료란 ‘치료효과는 없지만 목숨을 연장하는 의료’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입니다. 올해 3월 28일부터는 혈압상승제 치료, 체외생명유지술, 수혈도 포함되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논문 <죽음의 질 제고를 통해 본 노년기 존엄성 확보 방안>에 따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이란 1)임종 때 정신이 온전한 죽음, 2)죽을 때 두려움이 없는 죽음, 3)죽기 전에 스스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죽음, 4)사람들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죽음, 5)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 죽음, 6)죽은 후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죽음, 7)생사와 관련된 결정을 본인이 하는 죽음 등이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이것을 참고하여 죽음 준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 사진=픽사베이     © 군포시민신문

 

니어링은 미리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하였다고 합니다. 죽음에 대한 30가지 지침을 마련했는데 다음은 그 중 몇 가지로 죽음 준비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오면 나는 자연스럽게 죽게 되기를 원한다. 나는 병원이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란다. 어떤 의사도 곁에 없기를 바란다. 의학은 삶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죽음에 대해서도 무지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나는 죽음이 가까이 왔을 무렵 지붕이 없는 열린 곳에 있기를 바란다. 나는 곡기를 끊고 단식을 하다 죽고 싶다. 나는 죽음의 과정을 예민하게 느끼고 싶다. 그러므로 내 몸에 어떤 진정제나 진통제, 마취제도 투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회한에 젖거나 슬픔에 잠길 까닭이 없다. 임종 자리를 함께하는 사람은 조용함, 위엄, 이해와 감사, 기쁨과 평화로움을 갖춰 죽음의 경험을 나누기 원한다. 죽음은 광대한 우주적인 경험의 영역이다. 나는 힘이 닿는 한 열심히, 충만하게 살아왔으므로 기쁘고 희망에 차서 새로운 길을 간다. 죽음은 옮겨 감이나 깨어남에 불과하다. 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존중받으면서 가고 싶다.’

 

니어링은 훌륭하게 삶을 마무리했지만 니어링을 그대로 따라가기에는 벅찰 것 같습니다. 제 ‘소박한’ 바람은 이렇습니다. 팔팔하지 않아도 좋고 골골해도 상관없지만 큰 병 없이 죽을 때까지 제 힘으로 움직이며 사는 것입니다. 소박하다고 했지만 현실을 둘러보면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큰 병이 없다는 것은 중풍, 치매, 심근경색 같은 병에 걸리지 않으면 좋겠다는 뜻이고요. 제 힘으로 움직이며 산다는 것은 식사, 화장실 출입을 내 발과 손으로 하길 바라는 뜻이죠.

 

소박한 바람을 적기 했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히 살 뿐입니다. 다음번에도 노인에 대한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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