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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칼럼] 정치인이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김동민 마셜 매클루언 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04/09 [12:12]
▲ 김동민 소장

이번 국회의원 보권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하나같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했다. 창원 성산에서 당선된 여영국은 "요즘 창원공단이 굉장히 힘들다. 창원 경제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창원공단, 창원 경제를 살리는 여러 가지 공약을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비판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장담했다. 통영 · 고성에서 당선된 정점식은 “그 동안 쌓아온 경험과 실력을 고성 살리기에 바치겠다.”면서 항공 · 선박 · 관광 · 건설 등 분야에서 화려한 공약을 내세웠고, KTX 고성역사를 유치하겠다고까지 했다.

 

이러한 공약들은 실현될 수 있을까? 고향 사랑과 악명 높은 공안검사로서 쌓아온 경험과 실력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공약 실현은 예산 확보가 관건인데, 자유한국당이 정부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눈꼽만큼도 협조하지 않는 마당에 관련예산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통영·고성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정점식 의원(왼쪽)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자유한국당)     © 군포시민신문

 

경제가 정치인의 의지로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경제는 경제의 논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미미하다. 그게 가능하다면 진즉에 살아났을 것이다. 망가뜨리는 것은 식은 죽 먹듯이 쉽지만 살리기는 연목구어(緣木求魚)만큼이나 어렵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이명박이 아작 내고 박근혜가 수수방관으로 더욱 더 어렵게 만들어놓은 경제가 지금의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전문가들이 애를 쓰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 운운한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기 위한 뻔뻔한 거짓말일 뿐이다.

 

정부의 정책은 국회에서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어야 그나마 힘이 좀 실릴 수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경제가 계속 나빠지기를 기다리는 듯 절대 협조하지 않는다. 청와대가 오죽 답답했으면 경제 원로라는 사람들을 초청해 하나마나한 말을 들었을까. 민주당은 좀 나은가? 자유한국당은 뚜렷한 정략적인 목표를 향해 매진하지만 민주당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

 

현재 시장에서는 고가상품과 저가상품 소비만 작동할 뿐 가장 중요한 중간지대 소비가 마비되어 있다. 양극화의 현실이다. 이 마당에 민주당은 종교인 과세를 1년 만에 도루묵으로 만들려고 한다. 기획재정부는 억지논리로 종교인 과세 완화를 요청했고, 민주당이 받은 것이다. 민주당의 김진표 의원은 애시당초 종교인 과세를 반대했었고, 기재부 출신의 김정우 의원은 이번 종교인 과세 완화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이름을 올렸다.

 

종교인 과세라고 해야 캐톨릭 신부나 불교의 승려들은 해당이 안 되니 사실상 목사 과세다. 목사들도 모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거액의 퇴직금을 챙기는 극소수 대형교회 목사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150만 독자들을 배경으로 하여 칼춤을 추듯이, 교단을 장악한 일부 탐욕스러운 목사들이 1천만 신도들을 배경으로 정치인들을 겁박하는 것이다.

 

이것은 양극화의 또 다른 측면으로서 대형교회 목사들의 흥청망청 소비와 대다수 목사들의 빈곤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회의원들도 대부분 자산가에 고액연봉을 받으니 부자 목사들 편인가? 아니면 표밭을 점유하고 있는 대형교회 목사들에게 아부하는 것인가?

 

경제 살리기의 유일한 길은 복지정책의 확대에 있다. 복지정책을 확대하려면 부자증세로 예산을 확보해 나눔의 경제를 실천해야 하고, 당연히 큰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 그런데 대기업 광고에 의존하는 주류신문들과 부자 언론인들이 여론을 조작하며 기를 쓰고 반대하니 정부는 주춤하고 국회의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국회의원들 자신이 고액연봉의 부자들이니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다. 이걸 타파하라는 게 촛불의 염원이었다.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 등 미국의 부자들은 그렇지 않다. 스스로 증세를 주장하고 자본주의의 위기를 논한다. 사실 작금의 자본주의는 위기다. 양극화에 안주했다가는 자본주의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극우성향의 비스마르크가 처음 복지정책을 수용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자본주의는 본능적으로 양극화를 지향하게 되어 있다. 정부가 그걸 조정해주어야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게 되니 큰 정부가 될 수밖에 없고, 일을 해야 할 공무원을 증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고성과 속초 등 동해안 산불 진화는 그러한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 제도 개선과 더불어 소방관들을 꾸준히 증원하고 장비를 보완했기 때문에 조기 진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전국에서 소방관들이 차출되었음에도 그들이 기진맥진한 까닭은 여전히 소방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다른 분야들도 마찬가지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촛불정부답게, 역사의 무대로 사라지면서 최후의 발악을 하는 주류신문들의 겁박에 기죽지 말고 야무지게 할 일을 해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와 동해안 지역 산불은 정부와 여당에 명명백백한 과제와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말고 결기를 세우기 바란다. 거듭 강조하건대 경제를 살리려면 복지국가로 가야 한다. 다른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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