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민선7기 한대희 군포시장이 취임한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다. 한대희 시장을 비롯한 군포시 집행부는 지난 시정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시정운영을 위해 ‘민관협치기구 구성’ 등의 일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아는 시민들이 많지 않다. 이에 군포시민신문은 ‘협치’와 ‘적폐청산’ 그리고 ‘소통’을 키워드로 군포시 민선7기 초반 행보를 조망했다.
이번 시민들의 수다에는 송정렬 군포시청 100인위원회팀장과 이우천 군포시의회 의원, 구영희 씨가 참여해 군포시 민선7기 초반 행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는 이진복 군포시민신문 발행인이 맡았다.
군포시 민선7기 중점과제 ‘협치’에 대해서 구영희 씨 “시민, ‘나’가 참여를 해야 한다” 이우천 의원 “의회와 집행부의 협치도 시작되고 있다” 송정렬 팀장 “시민은 입을 열고, 결정권자는 귀를 열고”
이진복(이하 사회): 협치기구는 한대희 시장의 공약사항입니다. 협치기구를 두고 지금까지도 TF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구 구성과 별도로 내용적 협치가 잘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또 잘못하다가 협치기구가 과거 협치를 구실로 관변기구를 모아 구성했던 ‘자문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바람직한 군포시 협치기구의 구성을 위한 그간 군포시의 노력과 앞으로 구성될 기구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구영희: 시민으로서 시장이 바뀐 후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가 있다. 전 시장 때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처럼 시에서 하는 일에 참여하면 공무원들이 선심을 써주고 있다는 듯이 우리를 대했다. 최근 축제시민기획단이나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면 공무원들이 굉장히 고마워한다.
요즘 축제시민기획단같은 곳을 나가보니 시민들 중에 시에서 만드는 기구는 어차피 관의 하부조직이 될 거라며 참석하지 않는 분들이 계신다. 이전처럼 관의 하부조직이 안 되도록 시민인 ‘나’가 참여를 해야 한다.
이우천: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들이 비판을 하더라도 함께 참여해서 비판을 해줬으면 한다. 시가 협치로 빨리 성과를 내려면 원래 하던 데로 아는 사람 모아서 기구를 만들면 된다. 하지만 이건 협치가 아니다. 여러 시민의 목소리를 하나로 담아내야 한다. 우리가 협치를 제대로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시민사회에서 바라본 이전의 군포시는 의회와의 소통도 안 됐다. 의회가 (보은인사 성격의) 산업진흥원, 문화재단 자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도 변화가 없었다. 올해 처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의회와 시 집행부의 관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송정렬: 100인 위원회 팀장으로 임명되자마자 협치기구 TF팀과 회의를 했다. 지금까지도 매주 한 번 씩 모이고 있다. 시민사회에서 네 분, 시의회에서 한 분이 참여하고 계신데 정말 감사하다. 10원도 받지 않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시간을 내주고 있다. 벤치마킹을 간다면 서울이든 광명이든 다 따라와주며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며 쌓았던 본인들의 경험을 내주고 있다. 이렇게 시민이 직접 참여한 곳에서 정책안이 나와야 하고, 그것이 우리의 성과가 된다. 군포시 시정운영 방향의 전체적인 그림을 시민들께 맡기는 것이다.
협치의 기본은 결정권자는 귀를 열고 시민들은 입을 여는 것이다. 시민들은 여태껏 듣기만 했고, 시장을 비롯한 의사결정권자는 지금껏 입을 열고 귀는 닫았다. 역할을 바꾸면 당연히 협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 의제21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협치를 해봤다. 국가 차원에서도 많이 강조가 됐지만 거의 형용화 돼있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 이에 대한 반성이 먼저 나오지 않고 협치를 한다고 하면 또 하나의 실패가 될 수 있다.
송정렬: 의제21의 국장과도 만남을 가지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민간의 참여를 보장하고 참여를 이끌어냈던 첫번째 협치 모범사례라고 생각한다. 그간의 평가를 통해 우리의 협치를 판단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구더기가 무서우면 장을 못 담근다. 장을 담가봐야 이게 잘 담근 장인지 못 담근 장인지 판단할 수 있다. 그 판단을 가지고 반성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면 실패도 우리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 100인 위원회 구성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송정렬: 100인윈회를 만드는 건 내일도 만들 수 있다. 조례도 다른 지자체 조례를 베껴 만들 수 있고, 100명을 모으는 것도 가능하다. 시장 입장에서 치적을 하려면 건물 하나 짓고, 도로 하나 내고, 보도블럭 깨끗하게 까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3~4년의 긴 호흡을 가지고 천천히 진행하려는 것은 협치가 무엇인지, 협치기구가 어떤 곳인지 끊임없이 시민들에게 알려서 ‘나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느끼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협치기구를 만들면 또 하나의 자문기구일 뿐이고, 또 하나의 위원회일 뿐이다. 내년도 7월 시의회 1차 정례회 때 조례를 제정하고, 9월 100인 위원회 구성을 목표로 협치에 대해 끊임없이 시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할 것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협치기구를 만든다면 시민들이 자발성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
100인 위원회에 대해 군포에서 활동하는 사람 가운데 1등부터 100등까지 들어가는 곳이라는 오해가 있다. 100인 위원회는 결코 그런 곳이 아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원탁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내는 곳이다.
이를 위해 협치에 대한 동영상을 준비하고 있다. 찾아가는 강의를 위해 PPT도 제작하고 있다. 가능하면 시민들을 많이 찾아가고, 발굴하고, 참여를 요구하려 한다. 시민의 참여가 있어야 우리 사회가 변화한다. 자그마한 변화라도 보이면 칭찬해줬으면 한다.
김윤주 전 시장 체제 청산과 사업 계승에 대해서 이우천 의원 “대부분의 문제가 협치와 소통이 안된 결과” 송정렬 팀장 “판단은 공론장에서 시민들이” 구영희 씨 “공론화 위해 정확한 정보 원해”
사회: 김윤주 전 시장 체제 때 일어난 많은 적폐들이 있습니다. 그간 군포시민신문은 김윤주 전 시장 체제의 적폐에 대해 ‘시다운시’ 기획을 통해 정리한 바 있습니다. ‘군포문화원은 어떻게 7년을 잃어버렸나’, ‘2016년 중앙도서관 공사 반대시민 31,675명을 기억하라’, ‘지역주민과 지방정부가 도시재생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이밖에도 퇴직 공무원 자리 만들기 위한 산업진흥원 개설, 앞으로 수백 억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그림책박물관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한대희 새 시장 체제에서 이 같은 적폐들이 개선되거나, 개혁이 예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이우천: 군포문화원의 문제,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공사, 도시재생…대부분의 문제는 협치가, 소통이 안된 것의 결과라고 본다. 지금 시장 한 명의 힘으로 바꿀 수는 없다고 본다. 의회와 시와 시민이 같이 만들어가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송정렬: 많은 시민들이 적폐라고 생각되는 것을 한 방에 확 날려주기를 바란다. 군포의 경우 책과 철쭉이 가장 큰 이슈였다. 축제와 관련해서는 기획단이 만들어져 있다.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실무자들이 준비위원회를 꾸려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 변화에서 우리가 문제라고 이야기했던 것들이 바뀌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구영희: 시민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 것 같다. 전 시정에 불만인 분들과 현 시정에 불만인 분들. 현 시정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김윤주 시장 때 하던 것들을 왜 다 없애냐는 불만을 토로하신다. 기존에 만들어진 단체가 있음에도 현 시장이 다 무시하고 새로운 단체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이우천: 이전 집행부 때 활동하시던 분들은 시가 새로운 사람들을 부르니까 자리를 뺐긴 것 같을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은 반드시 일어날 거라 생각한다. 이 갈등을 하나로 모아가는 게 협치의 과정이다.
사회: 지난 10월 군포시에서 독서대전이 열렸습니다. 책 진흥정책에 대해 ‘진절머리가 난다’고 했던 한대희 시장은 지금까지도 김윤주 전 시장이 수립한 책 진흥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11월 27일 한대희 시장은 그림책박물관을 시찰하기 위해 일본 출장을 떠났습니다. 이를 두고 시의회나 시청 공무원들은 그림책박물관은 김윤주 전 시장 계획 그대로를 이어받아 추진하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송정렬: 잘한 것은 계승하고, 고쳐서 쓸 수 있는 것은 고쳐 쓰고, 고치기도 어렵다면 폐기해야 한다. 이 판단은 시민들이 해야 한다.
한대희 시장이 그림책박물관 시찰을 위해 일본을 간 것은 그림책박물관에 대한 상을 고민하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그림책박물관에 대한 상이 다 다르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가지고 공론화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시민을 모아서 공론장을 열고, 공론장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림책박물관을 어떻게 해야할지 시민들이 공론장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대희 시장이 그림책박물관에 대한 상을 먼저 봐야 하지 않겠나.
구영희: 그림책박물관이 전면 무효화되면 시에 엄청난 불이익이 있나? 돈이 100억이 든다거나 시에서도 그만큼을 또 써야 한다든가 하는 이야기만 나돈다.
이우천: 경기도에서 받은 사업비 100억을 반납해야 하고, 그림책박물관 건립을 위해 들어간 용역비 등을 손해보기는 한다. 의회는 집행부에 그림책박물관 폐기도 포함해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집행부는 그림책박물관에 대해 사실상 폐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민들이 그림책박물관을 잘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구영희: 공론화를 하려면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사회적경제마을공동체 지원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단순히 지원센터를 만들어서 1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보다 ‘예산 1억 5천만 원 가운데 1억 2천만 원은 3명 인건비고, 3천만 원으로 군포시 전체 공동체 1년 예산으로 써야 한다’는 등 자세한 내용을 들었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진다.
사회: 이른바 전 체제 부역자라고 지목됐던 다수 인사들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혹은 새로 만든 기구에 승진하는 모양새입니다. 공무원 사회의 인적 청산은 시민사회 뿐 아니라, 공무원 내부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현재 한대희 시장의 인사 정책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이우천: 인사가 한 번 있었는데 완벽한 인사는 아니었다고 본다. 물론 완벽한 인사는 없다. 좀 더 나은 인사를 위해 또 한 번의 인사가 있을 거라고 본다.
구영희: 공무원들이 원하는 자리에 지원할 수 있나?
송정렬: 전체 부서를 대상으로 할 수는 없고, 일부 지원을 받는 경우가 있다. 공무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부서는 자치행정과 같은 고가를 잘 받을 수 있는 지원부서다.
이전 진급에는 행정과 시설직이 독주했는데 조금씩 바꾸려고 한다. 한대희 시장은 이번 과장 인사에 소수직렬 분들을 많이 진급시켰다. 또 한대희 시장이 소통을 중요시하는 만큼 정책감사실에서 소통부서인 동사무소와 민원과 등에 주는 인센티브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구영희: 맞는 자리에 맞는 사람을 보내줘야 한다. 나이가 어리든 뭐든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앉혀야 한다. 공무원 중에 훌륭하신 분이 많은데 추천제도나 다방면 인사제도를 활성화해 잘 활용하면 좋겠다.
한대희 시장의 ‘소통’ 정책에 대해서 구영희 씨 “도중에 내용이 바뀌더라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이우천 의원 “적어도 큰 틀의 계획은 알려야 할 시기가 됐다” 송정렬 팀장 “시민들 속에서 나온 내용이 정리되고 있다”
사회: 한대희 시장은 최근 호프데이 등을 통해 시민들과의 직접 소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직접 소통과정에서 시민들은 다양한 건의사항이나 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소통방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송정렬: 호프데이는 비서실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발상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딱 한 가지를 물어봤다. 자주 보던 사람이 몇 명인지, 못 보던 사람이 몇 명인지. 행사를 위한 행사였다면 자주 보던 사람만 왔을 것이다. 반 수 이상이 못 보던 사람이라고 한다.
다만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상대에게 전달이 안 되면 주변에 의해서 왜곡된다. 정확하게 우리가 호프데이를 왜 하려고 하는지 잘 알렸으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됐을 것이다. 시도가 좋았다고 본다.
이우천: 호프데이는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였고 좋은 시도였다. 소통이 호프데이 하나로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언론이나 시민들에 대한 시정은 홍보할 필요가 있다.
구영희: 민선7기에 들어선지 5개월이 지났고, 연말 분위기가 겹쳐져 지금 한대희 시장 제스처가 김윤주 시장 처음 행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윤주 시장은 초임 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고, 한대희 시장과 비슷했다. 이러다가 같은 모양새가 나오겠다는 말도 나온다.
한대희 시장은 군포시민들과 가깝지는 않다. 같이 업무하는 사람들은 천천히 가자는 한대희 시장의 의중을 알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은 모른다. 한대희 시장이 직접 본인의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야기하셨던 것들을 시장이 직접 발표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송정렬: 건물을 지을 때는 토목공사를 하고, 뼈대가 올라가고, 인테리어를 하는 과정이 정확하게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에서 했던 일은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 일이다. 또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모든 것들이 제 머리에서 나온 게 아니다. TF팀 회의를 통해서 나온 내용으로 이제 정리가 되고 있는 시점이다. 한대희 시장도 시정운영에 대한 자신의 상이 있다. 이 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시장이 생각한 상으로 시정이 흘러가야만 하는 게 공무원 사회다. 한대희 시장이 진중했다고 본다.
이우천: 시 집행부가 바뀌고 시가 추진하는 여러 사업이 있는데 이것을 알리는 작업도 중요하다. 몇 언론사에서도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라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들었다. 예로 들어 100인 위원회는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추진을 하려고 한다는 등 세세한 계획까지는 아니더라도 큰 틀의 계획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시기가 됐다.
구영희: 저처럼 일반시민은 아는 게 없으니 시장님이 허수아비구나, 오해를 할 수 있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줘야 한다. 호프데이에 대해서도 보여주기식 행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뒤에서 나온다.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시행을 하면서 내용이 바뀌더라도 1차 계획은 이렇다, 2차 계획은 저렇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한대희 시장에게 보여주기 식의 행정을 하라는 것도, 진중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꿈은 내일도 바뀐다는데 내용이 바뀌면 얼른 또 얘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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